[강현진 칼럼] 젊은 날의 고민

청춘은 듣기만 해도 가슴설레는 말이다. 청춘은 인생의 황금기다. 청춘의 피는 뜨겁다. 청춘은 일생을 통하여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시기다. 그렇다. 젊은 날에는 누구나 외롭고 고민이 많은 시기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낭만과 정열을 불태우는 시기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도 청춘이라는 말이 나오면 가슴이 설레이고 심장이 요동치는 이유는 뭐 때문일까. 청춘은 조그만 일에도 격노하고 희노애락이 가슴속에서 용솟음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나는 젊은 날 수많은 밤을 외로움과 고독속에서 지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원대한 꿈과 희망을 키우면서 살았다. 그러나 때로는 인생이라는 무엇인가하는 고민속에서 닥쳐올 미래가 불안할 때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때로는 어느 소녀를 짝사랑하며 웃고 울기도 하면서 긴밤을 지새우는 때도 많았다. 그러던 청춘은 나도 모르게 훌쩍 떠나가버렸고 남은 것은 주름잡힌 흉한 얼굴과 가슴속에는 수많은 상처가 쌓여있고 머리속에는 미구에 닥쳐올 두려움을 생각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하루를 보내고 만다.

세월이 훌쩍 지나가버린 지금 삶이 서글퍼지고 사는 것이 짜증스러울 때면 멀리 사라져버림 젊은 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하면서 한편으로는 한가닥 희망을 가지며 고달픈 시간을 보낸다.

나는 젊은 날 문학가가 되어 내가 살아온 젊은 날의 아름다운 사랑과 이별 이야기, 그리고 이산가족의 슬픈 사연을 써서 세상에 알리는 글쟁이가 되고 싶었었다. 그러나 내가 살았던 시대에는 젊은이들의 이상이나 꿈을 노래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젊은이들은 자신의 재능이나 취미보다 사회가 요구하는 직업을 선택하여 먹고사는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우선 선택해야만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자신의 재능이나 특기같은 것을 발휘할 염두도 못냈다. 나도 그런 사회요구에 따르다보니 내가 하고 싶은 문학이라는 꿈을 접고 사회가 요구하는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덕에 먹고쓰는 의식주 문제는 쉽게 해결되었다. 그러나 지금도 마음속으로는 문학가가 되고저하는 꿈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기에 이런 글이라도 쓰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독자들도 알겠지만 문학만큼 자신의 감정과 사상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길은 없다. 문학속에는 가상의 세계, 미래를 추구하는 이상, 현실의 부조리를 직,간접으로 표현하여 사회정의를 구현시키는 힘이 있다. 그렇게 때문에 문학가는 개성이 강하고 독성적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의 대립이 심한 경우도 보게 된다.

나도 때로는 문학가의 꿈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과의 타협이나 변화하는 사회속에서 적응력이 부족하여 다른 사람으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변화하는 사회속에서 대인관계를 잘 유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굳어진 생각과 언행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나의 언행을 본 어느 여기자는 말한다.

“강 선생님은 연세도 있고 직분도 있는 만큼 자신의 고집이나 언행을 젊은 사람들에게 맞추고 그들의 의견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 기자의 충고를 감사히 받아들이고 고치겠다. 그러나 떠밀리는 변화나 주관없는 양보는 하지 않겠다. 그렇지만 변해야 살기 편하다는 말, 그 점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조심하겠다.

나는 지금부터 공상적인 문학가의 꿈을 버리고 편하게 사는 법을 배우려고 노력한다. 우리가 글을 쓰고 독서를 한다는 것은 삶을 깊이 관찰할 수 있고 인생의 참뜻을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며 문학이나 글 쓰는 것은 아주 의미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시간이 날 때면 글 쓰고 독서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삶이 훨씬 편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지면을 통하여 전하고 싶다.

오늘도 나는 내 남은 여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다 내 젊은 날 사랑했던 그 소녀를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상상해 본다. 젊은 날의 고민이 인생의 종착역까지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은 한낱 꿈이겠지만.

강현진 새크라멘토 한국학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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