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 대기자 취업 불확실성 확대 우려
미국에서 영주권을 신청한 외국인의 노동허가 신청 거절률이 44%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비자와 가족초청 이민, 시민권 신청 등에서도 거절률이 상승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심사 강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이민서비스국(USCIS)이 공개한 2026 회계연도 3분기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영주권 신분조정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 노동허가 신청 3만5,767건이 거절됐다. 이는 같은 기간 처리된 전체 신청의 약 44%에 해당한다.
특히 이번 분기 거절 건수는 앞선 두 분기인 2025년 10월부터 2026년 3월까지의 거절 건수 3만4,472건을 넘어섰다. 앞선 두 분기의 거절률은 약 25%였지만 이번에는 44%로 19%포인트 상승했다.
노동허가 신청서(I-765)는 영주권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미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허가받기 위한 절차다. 승인되면 노동허가증(EAD)이 발급되며, 해당 허가를 통해 취업 자격을 증명할 수 있다.
이번 통계에서 영주권 신분조정 신청자의 노동허가 신청은 모두 15만3,039건 접수됐다. 같은 기간 승인된 신청은 4만6,405건, 거절된 신청은 3만5,767건이었다. 심사가 끝나지 않은 대기 신청도 67만1,362건에 달했으며, 처리 기간의 중간값은 6.4개월로 집계됐다.
다만 44%라는 수치는 해당 분기에 심사 결과가 나온 신청 가운데 거절된 비율로, 같은 기간 새로 접수된 전체 신청의 44%가 거절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한 노동허가 신청이 거절됐다고 해서 영주권 신청 자체가 반드시 거절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거절률 상승은 영주권 심사를 기다리며 취업을 준비하는 외국인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별도의 취업 자격 없이 노동허가증에 의존하는 신청자는 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취업이나 고용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취업 관련 이민 절차에서도 거절률 상승이 확인됐다. 전문직 취업비자 등에 사용되는 비이민 취업청원서(I-129)는 지난 3분기 14만3,748건이 승인되고 3만9,560건이 거절됐다. 전체 심사 결정 가운데 거절률은 약 22%로, 앞선 두 분기의 약 13%보다 9%포인트 상승했다.
취업이민 청원서(I-140)의 경우에도 거절률이 약 13%에서 16%로 높아졌다. 지난 3분기 접수 건수는 6만2,932건이었으며, 승인 3만7,975건, 거절 7,069건으로 집계됐다. 심사 대기 중인 신청은 20만3,204건이었다.
가족초청 이민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났다. 미국 시민권자의 직계가족 등을 대상으로 하는 가족초청 청원서(I-130)는 거절률이 약 10%에서 17%로 상승했다. 지난 3분기 승인 건수는 8만2,636건, 거절 건수는 1만6,661건이었으며, 심사가 끝나지 않은 신청은 78만6,723건에 달했다.
영주권 신분조정 신청서(I-485)의 경우 가족초청 이민 거절률은 약 13%에서 18%로 상승했다. 반면 취업이민 영주권 신분조정 신청의 거절률은 약 7%로 이전 수준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이민 관련 모든 신청에서 거절률이 일률적으로 높아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시민권 신청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시민권 신청서(N-400)는 지난 3분기 5만4,974건이 승인되고 1만2,591건이 거절됐다. 거절률은 앞선 기간의 약 13%에서 19%로 상승했으며, 심사 대기 건수는 72만7,371건이었다.
이 같은 통계는 트럼프 행정부가 취업이민과 외국인 고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공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지난 10월 8일 마이크로소프트와 어도비를 비롯한 일부 주요 기술기업의 취업이민 노동인증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인 근로자 보호와 이민제도 남용 방지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해당 기업을 통해 영주권을 추진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새로운 불확실성이 발생했다.
다만 노동부의 취업이민 노동인증 절차(PERM)와 이민서비스국의 노동허가증 발급 절차(I-765)는 서로 다른 제도다. 이번에 발표된 44%의 거절률은 노동부의 취업이민 노동인증 거절률이 아니라 영주권 신분조정 신청자의 취업허가 신청에 관한 수치다.
또한 이번 통계만으로 거절률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이 트럼프 행정부의 심사 강화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신청 자격, 기존 신청의 처리 상황, 신청 유형별 구성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거절률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노동허가와 취업비자, 가족초청, 시민권 신청 등 여러 분야에서 동시에 거절률이 상승했다는 점은 미국 내 이민 신청자들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취업비자를 통해 근무하거나 영주권을 신청 중인 한인 전문직 종사자들에게도 관련 절차의 변화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주권을 신청한 한인들은 자신의 노동허가증 만료일과 갱신 신청 상태, 현재 체류 신분에 따른 취업 자격을 구분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노동허가 신청이 거절되더라도 다른 신분에 따른 취업 자격이 유지되는 경우가 있는 만큼, 개별 신청 유형과 거절 사유에 따른 대응이 중요하다.
이민서비스국의 이번 통계는 2026 회계연도 3분기 심사 결과를 집계한 것으로, 향후 분기에도 거절률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추가 통계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