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주변 과속 최대 94% 줄어…벌금 수익 보행 안전에 재투자
샌프란시스코시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도입한 자동 과속 단속카메라가 운전자들의 주행 습관을 바꾸는 데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카메라 설치 지역에서 제한속도를 시속 10마일 이상 초과하는 위험 운전이 84% 감소했으며, 학교 주변 일부 지역에서는 감소율이 94%에 달했다.
다니엘 루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15일 자동 과속 단속카메라 운영 18개월간의 성과를 발표하고,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도로 안전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시 교통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카메라가 설치된 지점에서 제한속도를 시속 10마일 이상 초과하는 차량은 사업 시행 이전과 비교해 84% 줄었다. 이는 하루 평균 약 4만2,000건의 위험한 과속 운행이 감소한 것에 해당한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처음으로 자동 과속 단속카메라 프로그램을 시행한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다른 도시들의 유사한 단속 체계 도입과 운영 분석도 지원하고 있다. 시 당국은 다른 도시에서 확보된 초기 자료에서도 샌프란시스코와 비슷한 개선 효과가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전역에는 33개 지점에 총 56대의 과속 단속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설치 장소는 교통사고로 인한 중상 위험이 높은 도로를 중심으로 선정됐다.
샌프란시스코시가 2024년 지정한 교통사고 고위험 도로망은 전체 도로의 13%에 불과하지만, 심각한 부상의 74%가 이 구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이러한 사고 집중 지역과 학교 인근 도로에 단속 장비를 우선 배치했다.
특히 어린이들의 통학 안전이 중요한 학교 주변에서는 카메라 설치 이전보다 위험한 과속 운행이 최대 9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를 통해 어린이와 보행자가 차량에 치일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루리 시장은 “공공안전은 시정의 최우선 과제이며, 모든 시민이 안전하게 도로를 이용하도록 만드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며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운전자, 대중교통 승객 모두가 안심하고 이동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과 시설 투자를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과속 단속카메라의 효과는 단속 건수가 줄어든 데서 그치지 않았다. 과속으로 적발된 운전자들이 이후 운전 습관을 바꾸는 경향도 확인됐다.
지난 18개월 동안 과속 위반 통지서를 받은 운전자의 63%는 두 번째 위반 통지서를 받지 않았으며, 약 80%는 위반 통지서를 받은 횟수가 두 차례 이하였다. 시 당국은 이러한 결과가 반복적인 과속 운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줄리 커시바움 샌프란시스코 교통국장은 “도로 안전은 곧 공공안전”이라며 “자동 과속 단속카메라가 설치된 지역에서 운전자들의 행동이 실제로 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업 시행 18개월 만에 나타난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업의 효과는 UC버클리 교통안전 연구진의 독립적인 분석에서도 확인됐다.
UC버클리 산하 안전교통연구교육센터가 실시한 예비 연구에 따르면, 단속카메라가 설치된 도로에서는 실제 벌금 부과가 시작되기 전부터 과속 차량이 크게 감소했다. 카메라 가동 50주가 지난 시점까지도 과속 감소 효과가 상당 부분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은 유사한 조건의 도로에서도 과속 차량이 줄어드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는 단속카메라 설치와 관련 홍보가 특정 지점뿐 아니라 주변 지역 운전자들의 주행 습관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줄리아 그리스월드 연구센터장은 “과속은 특히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사망 및 중상 사고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라며 “연구 결과는 과속 단속카메라가 설치된 지점에서 비교 대상 도로보다 과속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실제 벌금이 부과되기 전 경고 기간에도 과속이 크게 줄었다는 점은 시민 홍보와 위반 경고만으로도 운전자들의 행동을 바꿀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교통사고 피해자 가족들도 이번 성과를 환영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교통사고 피해자 가족단체에서 활동하는 리처드 지먼은 2021년 11월 10일 프랭클린 스트리트의 셔먼 초등학교 앞 인도에서 과속 차량에 치여 아들 앤드루 지먼을 잃었다.
사고 당시 차량은 시속 약 40마일로 주행하고 있었다.
지먼은 “시속 40마일로 달리는 차량에 보행자가 충돌하면 생존하기 어렵다”며 “우리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을 막기 위해 과속 단속카메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속은 생명을 앗아가고, 단속카메라는 생명을 구한다”고 강조했다.
보행자 안전단체인 워크 샌프란시스코의 조디 메데이로스 사무총장도 과속이 샌프란시스코의 중상 및 사망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운전자의 행동을 바꾸는 데 단속카메라가 효과적인 수단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 학부모연합의 레베카 키 사무총장은 “학부모들은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안전하게 도착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모든 지역에서 어린이들의 통학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는 과속 단속카메라 운영을 통해 확보한 수익도 교통안전 시설 개선에 활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프로그램을 통해 발생한 순수익 200만 달러 이상이 보행자 안전 개선 사업에 투입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의 존재를 운전자에게 알리는 고휘도 점멸 경고등 설치 사업도 포함돼 있다.
샌프란시스코시는 카메라 단속과 함께 도로 구조 개선, 자전거 및 보행자 보호시설 확충, 어린이 보호구역의 제한속도 하향 조정 등 다양한 교통안전 대책을 병행하고 있다.
올해 봄에는 테리 프랑수아 불러바드의 자전거·보행자 안전 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트윈픽스 산책로 개선 사업에 착수했으며, 여름에는 엑셀시어 지역의 미션 스트리트와 제네바 애비뉴 도로 기반시설 개선 사업을 완료했다.
또 새 학년도 시작에 맞춰 학교 주변 일부 도로의 제한속도를 시속 15마일 또는 20마일로 확대 적용하고, 교통법규 위반 단속 강화와 등하굣길 횡단보도 안전요원 지원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달 초에는 일반 전기자전거로 잘못 표시되거나 판매되는 고출력 전기오토바이와 모페드를 단속기관이 보다 효과적으로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캘리포니아주 법안 SB 1167의 통과도 환영했다.
샌프란시스코시는 이번 과속 단속카메라 운영 성과를 토대로 교통안전 정책을 계속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다만 발표된 84% 감소 수치는 카메라 설치 지점에서 측정된 위험한 과속 운행의 감소율이며, 시 전체 교통사고나 사망자가 같은 비율로 줄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