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한인정치연합 협력…비당파적 유권자 교육 펼쳐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가주 한인 청소년들이 지역 주민들의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선거권이 없는 청소년들도 다수 참여해 유권자들에게 선거 절차를 설명하고 등록 방법을 안내하는 등 민주주의의 기본인 참정권 행사에 힘을 보탰다.
화랑청소년재단(총재 하워드 박) 소속 학생들은 지난 3일과 10일 서니베일과 이스트팔로알토, 샌프란시스코 등 베이 지역에서 유권자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봉사활동을 벌였다. 지역 한인들이 자주 찾는 마켓과 한인회관에 홍보 공간을 마련하고, 선거에 익숙하지 않은 주민들도 쉽게 투표를 준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정보를 전달했다.
이번 활동에서 눈길을 끈 것은 청소년들이 행사 준비부터 현장 운영까지 주도했다는 점이다. 화랑청소년재단 북가주 지역 책임자인 시우 이 학생을 비롯해 쿠퍼티노 지부 회장 케일럽 김, 실리콘밸리 지역 부회장 지수 리, 클레어 김 학생 등이 중심이 됐다. 여기에 쿠퍼티노와 산타클라라, 샌프란시스코, 로스알토스 지부 학생들이 힘을 보탰다.
첫 현장 활동은 지난 3일 서니베일 한국 슈퍼마켓 앞에서 진행됐다. 케일럽 김 학생이 준비를 이끈 이날 행사에서 자원봉사자들은 마켓을 찾은 주민들에게 선거 관련 인쇄물을 나눠주며 유권자 등록 여부와 투표 준비에 필요한 사항을 안내했다.
일주일 뒤인 10일에는 클레어 김 학생의 주도로 이스트팔로알토 메가마트에서 홍보 활동이 이어졌다. 청소년들은 쇼핑을 위해 방문한 주민들에게 다가가 중간선거의 의미를 알리고,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에 필요한 정보를 소개했다.
학생들은 단순히 안내문을 배포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직접 홍보물을 제작하고 지역 도서관에서 선거 관련 자료를 확보했으며, 현장에는 안내판과 포스터를 설치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선거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휴대전화로 공식 유권자 등록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QR코드를 제공하고, 온라인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주민들에게는 종이 신청서에 관한 정보도 안내했다. 투표용지를 작성하는 기본적인 절차와 선거 참여 시 알아야 할 사항도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보다 직접적인 주민 지원 활동이 펼쳐졌다. 지수 리 학생이 이끄는 청소년 봉사자들은 3일과 10일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관에 별도의 안내 공간을 마련하고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개별 상담을 진행했다.
이곳에서는 투표용지에 기재된 선택 항목을 확인하는 방법과 작성 과정에서 주의할 점 등을 설명하고, 아직 등록하지 않은 유권자들에게는 온라인 신청 절차를 안내했다. 특정 후보나 정당에 대한 선택을 권유하지 않고 주민들이 필요한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행사를 지원한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회장 김한일)와 북가주 한인정치연합(회장 안상석)은 청소년들이 지역 주민들과 직접 만나 시민 참여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도록 협력했다. 청소년 봉사단체와 한인사회 주요 기관들이 공동으로 선거 참여 확대에 나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활동을 통해 200명이 넘는 주민들이 투표 관련 안내문과 자료집을 받았다. 자료를 받아 가지 않더라도 현장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며 선거 일정이나 등록 절차에 대해 문의한 주민들도 있었다.
활동 대상 역시 한인사회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주민들과 접촉하면서 선거 참여가 특정 집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시민의 권리이자 책임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행사 과정이 늘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케일럽 김 학생은 화씨 90도를 웃도는 더위 속에서 장시간 홍보 활동을 이어가야 했고, 일부 쇼핑객들의 무관심이나 낯선 반응에도 마주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 한 사람에게라도 필요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현장을 지켰다.
케일럽 김 학생은 이번 활동을 돌아보며 한인사회의 선거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번 활동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정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중간선거에서는 연방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일부를 비롯해 주정부 및 지방정부의 주요 공직자를 선출한다. 캘리포니아에서도 주지사와 주의회 선거를 포함한 여러 공직 선거와 정책 관련 투표가 실시된다.
이들 선거는 교육, 주거, 치안, 세금, 지역 기반시설 등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정책 방향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 지방선거와 주민발의안은 지역 유권자들의 선택이 구체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분야다.
이 때문에 투표 경험이 많지 않거나 선거 제도가 익숙하지 않은 유권자들에게 정확한 절차와 정보를 전달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어와 정보 접근의 장벽이 존재하는 이민자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안내 활동이 선거 참여를 돕는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번 캠페인은 아직 선거권을 갖지 않은 청소년들이 오히려 성인 유권자들의 권리 행사를 지원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학생들은 시민의 권리와 선거 제도를 책이나 교실에서 배우는 것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주민들과 소통하며 민주주의의 작동 과정을 경험했다.
또한 각 지부 학생들이 행사 장소를 정하고 필요한 자료를 준비한 뒤 역할을 나눠 활동하면서 기획력과 협동심, 공동체에 대한 책임 의식을 키우는 기회가 됐다.
화랑청소년재단은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지역사회 현안에 관심을 갖고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배울 수 있는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한인사회 단체들과의 협력도 이어가며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실질적인 지역사회 봉사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