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심포니, 11월 클래식·발레·영화음악 무대 풍성

알론조 킹 라인스 발레와 두 작품 세계 초연
힐러리 한·엘렌 그리모 등 정상급 연주자 총출동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 사진=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샌프란시스코 심포니가 오는 11월 클래식 명곡부터 현대무용, 피아노 독주, 영화음악, 청소년 오케스트라까지 폭넓은 프로그램으로 데이비스 심포니홀의 무대를 채운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가 10월 1일 발표한 2026년 11월 프로그램에는 파비앙 가벨, 마리 자코, 제임스 개피건이 지휘하는 세 차례의 오케스트라 시리즈를 비롯해 알론조 킹 라인스 발레와의 협업, 제19회 ‘죽은 자들의 날’ 기념공연, 엘렌 그리모의 피아노 독주회, 힐러리 한·마티아스 괴르네·글로리아 첸의 특별 무대 등이 포함됐다. 영화 ‘크리스마스의 악몽’과 ‘후크’를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로 감상하는 필름 시리즈도 마련된다.

11월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무대는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와 알론조 킹 라인스 발레의 협업 공연이다.

제임스 개피건이 지휘하고 알론조 킹이 안무를 맡아 클로드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과 애런 코플런드의 ‘애팔래치아의 봄’ 모음곡에 맞춘 두 편의 신작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와 알론조 킹 라인스 발레의 협업은 2020년 이후 다섯 번째이며, 메인 무대에서 함께하는 것은 2021년 심포니 재개관 공연 이후 세 번째다.

알론조 킹은 이번 협업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와 다시 작업하는 것은 집으로 돌아오는 느낌인 동시에 우리가 공유해 온 예술 언어가 진화하는 과정처럼 느껴진다”며 “무용수와 음악가가 이런 방식으로 만날 때 어느 한 장르보다 더 큰, 감정과 기억, 인간 정신의 살아 있는 구조가 탄생한다”고 밝혔다.

같은 공연에서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수석 첼리스트 라이너 유다이키스가 프로코피예프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협연자로 나선다. 유다이키스는 이 작품을 “첼로 레퍼토리 가운데 가장 까다롭고 에너지 넘치는 협주곡 중 하나”라고 평가하며 “기교와 감동적인 선율, 솔리스트와 오케스트라 모두를 돋보이게 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무대는 2024년 에사페카 살로넨의 첼로 협주곡 이후 그의 두 번째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협주곡 독주 무대다.

11월 6일과 8일에는 파비앙 가벨이 지휘하고 메조소프라노 이사벨 레너드가 협연하는 무대가 열린다. 공연은 바빌로니아 신화 속 사랑과 풍요의 여신을 소재로 한 뱅상 댕디의 ‘이스타르’를 시작으로 라벨의 ‘셰에라자드’, 드뷔시의 가곡집 ‘샤를 보들레르의 다섯 시’ 가운데 ‘분수’를 선보인다. ‘분수’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그림자 없는 여인’을 바탕으로 한 ‘교향적 환상곡’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가 처음 연주하는 작품들이다.

13일부터 15일까지는 마리 자코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 시리즈에 데뷔한다. 자코는 그리스 신화 속 카시오페이아의 딸을 그린 오귀스타 올메스의 교향시 ‘안드로메드’를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초연으로 지휘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쇼지 사야카가 초기 기독교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레스피기의 ‘그레고리안 협주곡’을 협연하며, 공연 후반에는 프로코피예프의 발레음악 ‘로미오와 줄리엣’ 가운데 주요 작품들이 연주된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공연장인 데이비스 심포니 홀. 사진 = San Francisco Symphony/Photo by Susana Bates for Drew Altizer Photography.

11월 7일에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대표적인 문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제19회 ‘디아 데 로스 무에르토스’, 즉 ‘죽은 자들의 날’ 기념공연이 열린다.

호세 루이스 고메스가 지휘하고 바이올리니스트 프란시스코 푸야나, 살테리오 연주자 다비드 에르난데스 포소스와 클라우디오 이스라엘 바스케스가 참여한다. 카를로스 차베스, 에벤시오 카스테야노스 유마르, 아르투로 마르케스, 호세 파블로 몬카요 가르시아의 작품들이 연주되며 루이스 파르판 카리요의 ‘카트리나의 춤’도 세계 초연된다.

올해 행사는 멕시코 틀락스칼라주의 문화와 전통에 초점을 맞춘다. 공연에 앞서 데이비스 심포니홀 로비에는 지역 예술가들이 제작한 설치미술과 제단이 마련되며, 가족 관객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과 카트리나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는 11월 10일 ‘마지막 유언’이라는 제목의 독주회를 연다. 베토벤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인 32번 C단조 작품 111과 슈베르트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인 21번 B플랫장조 D.960을 한 무대에서 연주한다. 그리모는 지난해 9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를 협연한 바 있다.

11월 30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과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 피아니스트 글로리아 첸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힐러리 한과 글로리아 첸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을 연주하고, 괴르네와 첸은 ‘아델라이데’, ‘오월의 노래’, ‘연인’, 연가곡 ‘멀리 있는 연인에게’ 등을 들려준다. 이어 힐러리 한과 괴르네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가 공동 위촉한 리나 에스메일의 신작 ‘우리’를 연주한다. 작품은 파울 첼란의 독일어 시와 리베카 게일 하월의 시를 결합해 현대사회에서 침묵을 찾아가는 과정을 탐구한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전후해서는 영화와 오케스트라를 결합한 공연이 이어진다. 11월 24일에는 세라 힉스의 지휘로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상영되는 동안 대니 엘프먼의 영화음악을 샌프란시스코 심포니가 현장에서 직접 연주한다. 27일과 28일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후크’를 상영하며 존 윌리엄스의 그래미상 후보 영화음악을 라이브로 들려준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유스 오케스트라도 11월 22일 2026-27 시즌 첫 공연에 나선다. 라두 파포니우 음악감독이 지휘하며 마이클 틸슨 토머스의 ‘아그네그램’, 코다이의 ‘갈란타 무곡’, 브람스의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유스 오케스트라는 베이 지역 전역에서 선발된 12세부터 21세까지 100명이 넘는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참가 학생들에게 전문 연주자 수준의 오케스트라 교육을 무료로 제공한다.

실내악 공연도 11월 1일 두 곳에서 동시에 열린다. 데이비스 심포니홀에서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단원들이 베르나르 앙드레스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브람스의 작품을 연주한다. 같은 날 리전 오브 아너의 건 시어터에서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악장 알렉산더 바라찬틱과 첼리스트 피터 와이릭, 피아니스트 안톤 넬이 모차르트와 프랭크 브리지, 생상스의 실내악 작품을 선보인다.

11월 공연은 대부분 샌프란시스코 데이비스 심포니홀에서 열리며 공연별 입장료와 시간은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다. 티켓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웹사이트 또는 박스오피스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11월 프로그램은 전통적인 교향곡과 협주곡에서 현대 창작음악, 발레, 멕시코 문화행사, 영화음악에 이르기까지 장르의 경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알론조 킹 라인스 발레와 함께 선보이는 두 편의 세계 초연과 정상급 연주자들의 잇따른 방문으로 2026-27 시즌의 주요 공연들이 11월에 집중될 전망이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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