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앤트로픽, 기업공개 본격화…비영리단체 AI 지원도 확대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상장신고서 제출…나스닥 상장 추진
30개 비영리단체와 AI 도구 개발…소규모 단체 지원 강화
앤트로픽 로고. 자료사진.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공식 절차에 돌입하는 동시에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한 AI 기술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AI 산업에서 투자자본을 확보하는 한편, 기술 발전의 혜택을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AI 챗봇 ‘클로드’ 개발사인 앤트로픽은 10월 2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기업공개를 위한 상장신고서(S-1)를 제출했다. 회사는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 ‘ANT’라는 종목명으로 상장할 계획이며, 주식 공모가격과 발행 규모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앤트로픽은 올해 6월 비공개 상장신고서 초안을 제출한 데 이어 이번 공개 신고를 통해 기업공개 절차를 본격화했다. 시장에서는 앤트로픽의 상장이 AI 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공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실제 상장 시기와 공모 규모는 증권거래위원회의 심사와 시장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상장신고서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162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11억6,000만 달러보다 크게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순손실은 약 807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막대한 순손실에는 전환증권의 가치 변동에 따른 회계상 손실 등이 포함돼 있어 실제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손실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앤트로픽은 기업공개와 함께 비영리단체의 AI 활용을 지원하는 새로운 프로그램도 발표했다. 30개 비영리단체와 협력해 개발한 ‘클로드 포 넌프로핏’ 전용 도구를 도입하고, 사회복지와 지역사회 지원 활동에 특화된 AI 기능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비영리단체가 AI를 활용해 행정 업무를 간소화하고, 자료 분석과 기부자 소통, 사업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재 약 2만5,000개 비영리단체가 클로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상당수는 직원이 10명 미만인 소규모 조직이다.

실제 활용 사례도 소개됐다. 텍사스의 인신매매 방지 비영리단체 ‘앨라이즈 어게인스트 슬레이버리(Allies Against Slavery)’는 AI를 활용해 750개가 넘는 주정부 차원의 인신매매 방지 정책을 분석했다. 담당 직원 한 명이 방대한 자료를 검토해 정책 개선을 위한 권고안을 마련하는 데 클로드의 도움을 받았다.

텍사스 몽고메리 카운티 푸드뱅크도 클로드를 활용해 식품 수거와 배송 일정을 최적화하고 기부자들과의 소통 업무를 개선했다. 푸드뱅크 측은 연료비와 식료품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AI를 통한 업무 효율화가 더 많은 주민에게 식품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비영리단체에 AI 활용 전문인력을 파견하는 ‘클로드 코어’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기존의 장기 인력 파견 방식에 더해 규모가 작거나 단기간에 완료해야 하는 프로젝트에는 전문 컨설턴트를 지원하는 방식도 도입할 예정이다.

앤트로픽의 엘리자베스 켈리 공익적 활용 부문 책임자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안전하고 책임 있는 AI 개발과 함께 기술 혜택에서 소외되기 쉬운 사람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회사의 핵심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비영리단체 지원 활동을 통해 AI 기술이 창출하는 사회적 효과를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이와 별도로 회사 주식의 5%를 공익활동에 활용하는 ‘앤트로픽 공익기금’ 조성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 18일 공개된 이 계획은 주주 승인을 전제로 하며, 회사 가치가 일정 기준에서 50% 증가할 때마다 이사회 재량으로 주식 2%를 추가 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공익기금은 비영리단체에 대한 대규모 기부뿐 아니라 AI 기술 발전으로 경제적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계층을 지원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앤트로픽은 기금에 배정된 주식을 정치 기부나 로비 활동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앤트로픽은 일반적인 영리기업과 달리 주주의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사회적 공익을 함께 고려하도록 설립된 공익법인 성격의 기업이다. 회사는 AI 안전성 연구와 기술의 책임 있는 활용을 주요 경영 목표로 내세우고 있으며, 이번 비영리단체 지원 확대도 이러한 기업 철학의 연장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AI 기업들의 대규모 사회공헌 계획을 바라보는 시각이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AI 기술이 고용시장과 사회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기부 약속이 대중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공익 목적을 내세운 기업이라도 실제 기금 집행 과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수혜 대상을 누가 결정할 것인지 등이 중요한 검증 과제로 남아 있다. 공익기금의 세부 운영 방식과 지원 대상 역시 향후 구체화될 예정이다.

이번 발표는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성장한 AI 산업이 기술 개발과 상업화를 넘어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특히 제한된 예산과 인력으로 운영되는 지역 비영리단체들에도 AI 활용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앤트로픽이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할 자본과 AI 기술력을 사회공헌 활동으로 얼마나 연결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상장 이후 기업가치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투자자의 요구를 충족하면서도 공익적 목표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앤트로픽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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