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리 시장 등 지지 철회…이름은 투표용지에 남아
샌프란시스코 8지구 수퍼바이저 후보 매니 예쿠티엘이 추가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뒤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후보 경쟁에서 물러났다.
예쿠티엘은 1일 성명을 통해 “많은 고민 끝에 8지구 수퍼바이저 선거운동을 끝내기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서는 “누구를 성폭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며, 제기된 내용 가운데 일부는 근본적으로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내가 어떤 경계를 넘었다면 깊이 사과한다”며 당분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예쿠티엘의 사퇴 발표는 이날 샌프란시스코 스탠더드가 2023년 프라이드 행사에서 발생했다는 새로운 성폭력 의혹을 보도한 지 수 시간 만에 나왔다. 라이언 클라크와 그의 파트너는 2023년 6월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프라이드 행사에서 예쿠티엘이 동의 없이 자신들의 신체를 만졌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예쿠티엘에게 중단하라는 의사를 표시했지만 행동이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예쿠티엘은 당시 행사에 참석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두 사람이 설명한 구체적인 상황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클라크와 과거 합의에 따른 성적 관계가 있었다고 설명하면서도 “누구도 동의 없이 성적으로 접촉당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라크는 과거 예쿠티엘과 한 차례 만난 적은 있지만 그것이 2023년의 신체 접촉에 동의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번 의혹은 예쿠티엘에게 제기된 첫 번째 성폭력 주장이 아니다. 정치 활동가 브래드 조지프 채핀은 지난 6월 예쿠티엘이 2020년 미션 지역의 한 모임에서 자신의 의사에 반해 신체를 접촉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채핀은 올해 4월 샌프란시스코 경찰에 관련 신고서를 제출했으며 경찰은 사건을 조사했다. 현재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 예쿠티엘에게 형사 혐의가 제기되거나 기소된 사실은 없다. 예쿠티엘은 당시 의혹도 부인해 왔다.
새로운 의혹이 보도되자 예쿠티엘을 지지했던 주요 정치인과 단체들의 지지 철회가 잇따랐다. 다니엘 루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1일 “추가로 보도된 증언을 고려해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루리 시장은 8지구 선거에서 다른 후보를 새롭게 지지하지 않고 유권자들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현직 8지구 수퍼바이저인 라파엘 만델만을 비롯한 여러 시 수퍼바이저들도 이날 예쿠티엘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앞서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롭 본타, 연방하원의원 라티파 사이먼, 샌프란시스코 수퍼바이저 미르나 멜가 등도 지난 6월 첫 번째 의혹이 보도된 뒤 지지를 철회한 바 있다.
예쿠티엘의 경쟁 후보인 게리 맥코이, 마이클 응우옌, 다르시니 파텔도 새로운 의혹이 알려진 뒤 공동 성명을 내고 예쿠티엘에게 선거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폭력이나 동의 없는 신체 접촉 의혹은 심각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쿠티엘은 미션 지역에서 정치·지역사회 행사가 자주 열리는 ‘매니스(Manny’s)’를 운영해 왔으며, 루리 시장과 함께 지역 환경 개선과 공공행사를 지원하는 시빅 조이 펀드(Civic Joy Fund) 설립에도 참여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중소기업위원회와 샌프란시스코 교통국 이사회 등에서도 활동한 경력이 있다.
예쿠티엘이 선거운동을 종료했지만 그의 이름은 이미 제작 절차가 진행된 11월 3일 선거 투표용지에는 그대로 표시될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 선거관리국에 따르면 11월 3일 통합 총선거 우편투표용지는 10월 2일부터 유권자들에게 배달되기 시작한다.
예쿠티엘의 선거운동 중단으로 8지구 선거는 맥코이, 응우옌, 파텔 등 남은 후보들을 중심으로 재편되게 됐다. 8지구는 카스트로, 노에밸리, 글렌파크, 다이아몬드하이츠 등을 포함하며, 현직 만델만 수퍼바이저가 임기 제한으로 물러나면서 이번 선거에서 새 수퍼바이저를 선출한다.
샌프란시스코 민주당은 예쿠티엘을 공식 지지해 왔으나 추가 의혹이 나온 뒤 오는 10월 11일 특별회의를 열어 지지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었다. 예쿠티엘이 선거운동 종료를 선언하면서 당의 후속 대응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