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매출 전망 200억 달러 차이…AI 투자 거품 우려 확산

연간 환산 매출 700억 달러 아닌 500억 달러 수준
엔비디아·오라클 주가 급락…AI 투자 수익성 논란
오픈AI 로고. 자료사진.

챗지피티(ChatGPT) 개발사 오픈AI의 매출 규모가 시장에 알려진 것보다 200억 달러 적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투자 과열 우려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오픈AI의 실제 매출 성장세보다 기업가치와 인프라 투자가 지나치게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미국 기술주 시장에도 충격을 줬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오픈AI가 투자자들에게 최근 제시한 연간 환산 매출은 약 500억 달러로, 앞서 시장에 알려졌던 700억 달러보다 200억 달러 적은 수준이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수치보다 약 29% 낮은 규모다.

연간 환산 매출은 최근 매출 증가 속도가 앞으로 1년간 유지된다고 가정해 계산한 수치다. 따라서 실제로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매출이나 확정된 연간 매출 전망과는 구분해야 한다.

이번 차이가 발생한 주요 원인은 매출을 계산하는 방식에 있다. 오픈AI는 클라우드 협력사를 통한 판매에서 협력사 몫을 제외한 매출을 반영하는 반면, 경쟁사 앤트로픽은 클라우드 협력사를 통해 발생한 판매액까지 포함해 매출 규모를 집계한다.

앞서 공개됐던 오픈AI의 700억 달러 수치는 투자자들이 앤트로픽과의 비교를 위해 매출 기준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발표가 오픈AI의 실제 고객 매출이 갑자기 200억 달러 감소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세계 AI 산업을 이끄는 핵심 기업의 매출 규모를 두고 이처럼 큰 차이가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8일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약 2.9% 하락했으며, 오라클은 약 5.5% 떨어졌다. AMD와 브로드컴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1.25% 하락했다.

특히 엔비디아와 오라클 등은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의 핵심 수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오픈AI의 매출 전망에 대한 의구심이 이들 기업의 향후 성장성에 대한 우려로 연결된 것이다.

AI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막대한 투자에 비해 실제 수익 창출 능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계 주요 기술기업들은 AI 반도체 확보와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공급 시설 확충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오픈AI 역시 대규모 자금 조달을 추진하는 가운데 기업가치가 약 1조4,0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평가를 정당화하려면 앞으로 상당한 수준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

AI 산업의 성장이 예상보다 둔화될 경우 오픈AI뿐 아니라 AI 반도체 제조업체, 데이터센터 운영사, 클라우드 기업 등 관련 산업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을 AI 산업의 성장 둔화나 투자 거품 붕괴의 확실한 증거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오픈AI의 매출 규모는 여전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번 200억 달러 차이는 상당 부분 매출 집계 방식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9일 블룸버그의 후속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기업용 AI 서비스 매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 말까지 연간 환산 순매출이 70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9월 말 기준 약 500억 달러라는 수치와 반드시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매출 수준과 향후 성장 목표를 구분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는 AI 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비상장 기업인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상장기업처럼 상세한 재무정보를 정기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외부 투자자들이 매출 규모와 실제 수익성을 정확히 비교하기 어렵다.

특히 AI 산업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에 대한 선행 투자가 필수적이어서 기업들의 매출 증가 속도가 투자 규모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수익성 악화와 투자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AI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 자금을 조달하는지보다 실제 서비스 매출을 얼마나 빠르게 늘리고, 막대한 컴퓨팅 비용을 감당하면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오픈AI 매출 논란은 AI 기술의 성장 가능성 자체보다 그 성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작은 정보 차이에도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흔들릴 만큼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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