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뜻밖에 시즌을 마친 뒤, 경기가 잘 풀릴 때에도 스스로를 몰아붙였던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기술적인 훈련과 함께 그동안 자신에게 부족했다고 느낀 부분을 돌아보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20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전에서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사타구니를 맞았다. 자이언츠는 21일 그를 사타구니 타박상으로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렸고, 이정후의 시즌도 끝났다.
남은 경기에도 출전하고 싶었던 그는 “개인적으로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게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어쨌든 지금 끝났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시기라고 생각해 잘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을 돌아보며 이정후는 경기가 잘 풀렸던 때를 먼저 떠올렸다. 그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았어서 그 느낌을 진짜 최대한 오래 끌고 가고 싶었다”며 “하지만 제가 성숙하지 못한 멘탈로 인해 중간에 많이 어려웠다. 비시즌에는 기술적인 것 외에 멘탈적인 부분도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뛸 때와 미국에서 뛸 때 부진을 받아들이는 마음도 달랐다고 했다. 이정후는 한두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아도 이전에는 “앞으로 10경기, 15경기 치러야 된다는 마인드가 있었다면, 미국에서는 부진이 길어질 것 같다는 부정적 생각이 계속 들었다”며 “그런 부정적인 생각이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쳇바퀴 돌듯 계속 악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자신감 없이 뛰는데 좋은 플레이가 나올 리도 없고”라고 덧붙였다.
좋은 경기를 한 날에도 자신을 칭찬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이정후는 “아, 오늘은 내가 좀 잘했어, 좋은 플레이했어”라고 자신을 칭찬할 수 있었어야 했지만, 실제로는 “그냥 잘하고 있을 때도 ‘이럴 때일수록 더 잘해야 돼’ 하면서 이렇게 제 자신을 압박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정후는 이어 “이런 강박관념이 심해졌고, 그러다 보니까 잘해도 불안하고 그런 게 좀 많이 힘들었다”며 “근데 이건 저 혼자 힘으로는 (해결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이 끝난 뒤 기술적인 연습은 물론, 멘탈을 강화하는 훈련도 하겠다고 한 이유다.
메이저리그 노사는 현재 연봉 상한제(샐러리캡) 도입 문제를 두고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으며, 파업과 직장폐쇄까지 거론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정후는 이런 상황에서 내년 시즌이 늦게 시작될 가능성을 묻자, 한국에서 코로나19 유행 당시 개막이 늦어졌던 경험을 언급했다. 이정후는 “항상 비시즌 했던 그대로 이제 루틴대로 할 것 같아요”라며 일정이 정해지면 그에 맞춰 준비하겠다고 했다.
미국으로 돌아올 시점을 묻자 “아직은 모르겠다”고 답하며,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상황을 봐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