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택 절세 앞서 미국 재산의 상속세 영향도 함께 살펴야
한국 부동산을 팔 때 세금 혜택을 받으려는 재외동포는 체류 일수뿐 아니라 실제 생활 기반과 미국 내 재산에 미칠 과세 영향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 나왔다. 10월 22일 샌프란시스코·베이지역 한인회관에서 열린 세무설명회에서는 거주자 판정부터 부동산 양도, 상속·증여, 매각대금의 해외 송금까지 한·미 양국에 걸친 세무 문제가 다뤄졌다.
국세청과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주미대사관이 공동 주최한 이번 설명회는 한국에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을 보유한 동포들의 세금 관련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주미대사관 강영진 국세관과 국세청 관계자들이 참여했으며, 한국의 거주자 판정과 양도소득세, 상속·증여세에 관한 설명 및 개별 상담 순서가 마련됐다. 북가주 지역 한인 50여 명도 행사에 참석해 세무 관련 설명을 경청했다.
강 국세관은 한국 주택의 비과세와 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한국에 일정 기간 머무르는 동포들이 특히 세법상 거주자 요건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183일 체류하거나 주민등록상 주소를 마련했다는 사실만으로 원하는 세금 혜택이 모두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한국 소득세법은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를 둔 개인을 거주자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때 주소는 주민등록상 주소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 직업, 자산 등 객관적인 생활관계를 토대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 국세관은 설명했다.
강 국세관은 체류 일수와 함께 한국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경제활동의 기반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한국에서도 세법상 거주자 요건을 충족하면 양국의 거주자 기준에 동시에 해당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강 국세관은 조세조약에 따른 거주지국 판단에서는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주거가 어디에 있는지, 가족과 경제활동 등 생활관계가 어느 나라에 더 밀접한지 등을 검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양도소득세와 관련해서는 일정 요건을 갖춘 1세대 1주택의 비과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가 소개됐다. 현행 제도상 비과세 요건을 충족한 주택은 양도가액 12억원 이하인 경우 비과세가 적용되며, 12억원을 넘는 고가주택은 초과분에 해당하는 양도차익이 과세 대상이 된다.
요건을 충족한 1주택자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따라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강 국세관은 미국에 생활 기반을 둔 동포가 이러한 혜택을 적용받으려면 자신의 거주자 지위와 주택별 요건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 주택을 오래 보유했거나 과거에 거주한 이력이 있다는 사실과, 양도 당시 적용받을 수 있는 비과세·공제 요건은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설명회에서는 주택 양도소득세 공제제도를 보유기간 중심에서 실제 거주기간 중심으로 전환하는 세법 개정안도 다뤄졌다. 소개된 정부안에는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거주 중심의 공제로 바꾸고, 공제금액 한도를 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으로 설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강 국세관은 이 내용이 국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 개정안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따라서 해당 방안의 시행 여부와 최종 적용 시기는 입법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고가주택을 보유한 동포들은 매도 시점을 검토할 때 현행 제도와 개정안의 차이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상속·증여세 설명에서는 한국 주택의 양도세를 줄이려는 계획이 미국 재산의 과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한국 세법상 거주자로 생활하다 상속이 발생하면, 한국에 있는 재산뿐 아니라 미국 등 국외의 상속재산도 한국 상속세 과세 범위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속세 과세 범위는 사망한 사람이 상속개시일 현재 한국 세법상 거주자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거주자라면 국내외 상속재산이, 비거주자라면 국내 상속재산이 과세 대상이 된다. 강 국세관은 한국 주택 한 채의 양도세 혜택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양국에 있는 전체 재산과 가족의 상황을 놓고 자산 이전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여 역시 재산 소재지와 주는 사람, 받는 사람의 거주자 여부 등에 따라 과세 문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부동산을 처분할지, 보유한 채 상속할지, 생전에 증여할지를 각각 따로 판단하기보다 양도·상속·증여에 따른 세금과 자금 이동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부동산을 판 뒤 소유권 이전등기와 매각대금의 해외 송금에 필요한 절차도 소개됐다. 강 국세관은 ‘부동산등 양도신고확인서’와 ‘부동산 매각자금 확인서’ 등 관련 서류를 미리 확인하고, 매매계약 단계부터 세금 신고·납부와 자금 이동 일정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비과세나 공제를 적용한 신고서가 접수됐다는 사실만으로 거주자 여부 등 모든 판단이 최종 확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짚었다. 과세당국의 사후 검토 과정에서 실제 거주 및 생활관계가 확인될 수 있는 만큼, 신고 내용과 객관적인 사실이 일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에서 세금을 신고·납부하는 것과 미국의 신고 의무도 구분해 살펴야 한다. 미국 시민권자와 미국 세법상 거주자는 원칙적으로 전 세계 소득에 대한 미국 신고 의무를 검토해야 하며, 한국에서 발생한 부동산 양도소득과 임대소득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매각대금을 미국으로 송금하는지 여부만으로 소득 신고 의무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질의응답에서는 한국 국적을 회복하지 않고 미국 시민권을 유지한 채 한국에 거주하는 경우에도 한국 세법상 거주자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강 국세관은 국적은 판단 요소 가운데 하나이며, 실제 거주와 경제활동 등 생활관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적이나 체류자격만으로 상속·증여세 과세 범위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한편 같은 날 오후 3시 멘로파크의 스타트업벤처캠퍼스에서는 현지 진출 한국 기업과 스타트업을 위한 별도의 기업 세무설명회도 열렸다. 기업 설명회는 관계기업 간 거래의 이전가격 문제와 국가 간 이중과세 조정을 위한 상호합의 제도 등 국제조세 현안 및 개별 세무상담을 중심으로 마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