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베이스 연광철, 파졸트·훈딩 맡아 김은선과 호흡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가 음악감독 김은선이 지휘하는 리하르트 바그너의 대작 ‘니벨룽의 반지(Der Ring des Nibelungen)’ 2028년 공연의 추가 캐스팅을 공개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베이스 연광철도 주요 배역으로 참여해 김은선 음악감독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는 1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2028년 여름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크프리트’, ‘신들의 황혼’으로 이어지는 ‘니벨룽의 반지’ 전 4부작을 세 차례 완주하는 공연의 주요 출연진을 발표했다. 김은선 음악감독이 ‘반지’ 전막을 지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프란체스카 잠벨로가 연출을 맡는다.
‘니벨룽의 반지’는 바그너가 1848년부터 1874년까지 약 26년에 걸쳐 완성한 기념비적인 음악극이다. 라인강의 황금으로 만들어진 절대적인 힘을 가진 반지를 둘러싸고 신과 인간, 영웅들이 벌이는 욕망과 배신, 사랑과 희생을 네 편의 오페라에 걸쳐 그려낸다. ‘라인의 황금(Das Rheingold)’, ‘발퀴레(Die Walküre)’, ‘지크프리트(Siegfried)’, ‘신들의 황혼(Götterdämmerung)’으로 구성된다.
특히 이번 캐스팅에는 한국 베이스 연광철이 이름을 올렸다. 연광철은 첫 작품 ‘라인의 황금’에서 거인 파졸트(Fasolt)를 맡고, 두 번째 작품 ‘발퀴레’에서는 지그문트의 적이자 지글린데의 남편인 훈딩(Hunding) 역으로 출연한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는 연광철을 2028년 ‘반지’ 사이클의 주요 국제 출연진 가운데 한 명으로 발표했다.
‘라인의 황금’에서 연광철이 맡는 파졸트는 동생 파프너와 함께 신들의 성 발할라를 건설한 거인으로, 대가로 약속받은 프라이아 대신 라인강의 황금과 절대반지를 요구하면서 ‘반지’를 둘러싼 비극의 한가운데로 들어서는 인물이다. 연광철은 이어 ‘발퀴레’에서는 강렬한 저음과 극적 존재감이 필요한 훈딩을 맡아 서로 전혀 다른 성격의 두 배역을 소화하게 된다. 공식 캐스팅에는 ‘라인의 황금’ 파졸트와 ‘발퀴레’ 훈딩에 연광철의 이름이 각각 명시됐다.
김은선 음악감독은 2023년 ‘로엔그린’을 시작으로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서 매 시즌 바그너 작품을 지휘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2024년에는 ‘트리스탄과 이졸데’, 2025년에는 ‘파르지팔’을 지휘했으며, 2027년 5월 29일부터 6월 22일까지는 ‘반지’의 첫 작품인 ‘라인의 황금’을 지휘한다. 이 과정은 2028년 ‘니벨룽의 반지’ 전막 완주로 이어지게 된다.
2028년 ‘반지’에서는 미국 소프라노 타마라 윌슨이 ‘발퀴레’, ‘지크프리트’, ‘신들의 황혼’에 등장하는 브륀힐데를 맡는다. 바리톤 브라이언 멀리건은 ‘라인의 황금’과 ‘발퀴레’의 보탄, ‘지크프리트’의 방랑자로 출연하며, 뉴질랜드 테너 사이먼 오닐은 ‘지크프리트’와 ‘신들의 황혼’의 지크프리트 역을 맡는다.
독일 베이스바리톤 팔크 슈트루크만은 알베리히, 미국 소프라노 줄리 애덤스는 지글린데와 구트루네, 테너 크리스토퍼 소콜로프스키는 지그문트와 프로, 루마니아 메조소프라노 유디트 쿠타시는 프리카 역을 맡는다. 브렌턴 라이언은 로게, 정이 바이(Zhengyi Bai)는 미메, 캐나다 베이스 존 릴리아는 파프너와 하겐으로 참여한다. 에스토니아 베이스바리톤 라우리 바사르는 도너와 군터를 맡는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애들러 펠로 출신 및 현역 성악가들도 대거 무대에 오른다. 새디 체슬락은 에르다와 제1 노른, 소피아 고치는 라인의 처녀 보글린데와 숲의 새, 메리 호스킨스는 제3 노른을 맡는다. 로라 크럼과 테일러 레이븐은 각각 라인의 처녀 벨군데와 플로스힐데로 출연한다. 오페라 측은 나머지 배역도 추후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무대는 프란체스카 잠벨로가 연출한 프로덕션이다. 워싱턴 내셔널 오페라와 공동 제작됐으며 샌프란시스코에서는 2011년 처음 공개된 뒤 2018년 다시 무대에 올랐다. 마이클 이어건이 무대 디자인, 캐서린 주버가 의상, 마크 맥컬러와 A.J. 구반이 조명, S. 케이티 터커와 잰 하틀리가 프로젝션을 맡는다.
2028년 ‘반지’는 모두 3개 사이클로 진행된다. 첫 번째 사이클은 6월 13일부터 18일, 두 번째는 6월 20일부터 25일, 세 번째는 6월 27일부터 7월 2일까지다. 각 사이클은 화요일 ‘라인의 황금’, 수요일 ‘발퀴레’, 금요일 ‘지크프리트’, 일요일 ‘신들의 황혼’ 순으로 진행된다.
‘라인의 황금’은 각 사이클 첫날인 6월 13·20·27일 오후 7시30분 공연되며 약 2시간35분 동안 인터미션 없이 진행된다. ‘발퀴레’는 6월 14·21·28일 오후 6시, ‘지크프리트’는 6월 16·23·30일 오후 6시, 마지막 ‘신들의 황혼’은 6월 18·25일과 7월 2일 오후 1시에 각각 공연된다. ‘지크프리트’와 ‘신들의 황혼’은 각각 약 5시간과 5시간15분에 이르는 대작이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와 ‘반지’의 인연은 193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설적인 소프라노 키르스텐 플라그스타드가 브륀힐데, 라우리츠 멜키오르가 지크프리트, 프리드리히 쇼어가 보탄으로 출연했다. 이후 1972년과 1985년, 1990년, 1999년, 그리고 잠벨로 프로덕션이 무대에 오른 2011년과 2018년까지 ‘반지’ 공연의 전통을 이어왔다.
2028년 전체 ‘반지’ 사이클 티켓은 오는 10월 13일 오전 10시부터 링 서클 회원과 2026~2027 시즌 구독자, 150달러 이상 기부자를 대상으로 우선 판매된다. 일반 관객을 위한 4부작 사이클 패키지는 2027년 7월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는 공연 기간 강연과 심포지엄, 음악 공연 등 ‘링 페스티벌’ 관련 행사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김은선 음악감독이 수년에 걸쳐 이어온 바그너 프로젝트의 정점이 될 2028년 ‘니벨룽의 반지’는 세계 정상급 바그너 가수들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베이스 연광철까지 가세하면서 한인 클래식 음악 팬들에게도 특별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