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중간선거] 미국 중간선거 3주 앞으로…트럼프 경제정책 놓고 공방 격화

11월 3일 선거 앞두고 물가·관세·고용 최대 쟁점
미국인 78% 생활비 상승에 트럼프 정책 영향 지적
공화당 경제 성과 강조, 민주당 가계 부담 집중 공격
샌프란시스코의 한 투표소에 설치된 선거 알림 홍보배너. 자료사진.

미국 중간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둘러싼 공화당과 민주당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오는 11월 3일 실시되는 중간선거에서는 연방 하원 전체와 상원 일부 의석의 주인이 결정된다. 이번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국정 운영에 대한 유권자들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

특히 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 관세정책, 고용시장 둔화 등이 핵심 선거 쟁점으로 떠올랐다. 공화당은 감세와 규제 완화, 미국 제조업 보호를 통한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오히려 서민과 중산층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경제 상황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5일까지 미국 성인 4,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8%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생활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인식은 민주당 지지층뿐 아니라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나타났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의 57%도 물가 상승 속도가 임금 상승을 앞지르고 있다고 답해 생활비 문제가 정당 지지 성향을 넘어 광범위한 경제적 불만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파이낸셜타임스와 포컬데이터가 10월 2일부터 4일까지 등록 유권자 2,275명을 조사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25%에 그쳤다. 물가 대응에 대한 긍정 평가 역시 약 20% 수준이었다. 전체 국정 수행 지지율은 34%로 집계됐다.

실제 경제지표에서도 물가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연방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 상승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은 16.3%, 휘발유 가격은 27.4% 올랐다. 식료품 가격도 2.7%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이 주유비와 식비 등 필수 생활비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역시 주요 공방 대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미국 제조업을 보호하고 해외 생산시설의 미국 이전을 촉진하는 데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화당은 감세와 규제 완화, 에너지 생산 확대도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관세로 발생한 비용이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전가되면서 생활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수입 원자재와 소비재 가격 상승이 기업의 생산비용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가계의 구매력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이다. 관세가 장기적으로 국내 생산에 미칠 효과와 별개로 단기적인 소비자 부담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중동 정세와 에너지 가격도 선거 막판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공급 불안과 유가 상승은 휘발유 및 디젤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이 국내 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비판하는 반면, 행정부는 에너지 공급 확대와 연료 가격 안정 조치를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세제 및 규제 조정과 의료비 관련 지원 조치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이 선거 이전에 가계의 실질적인 지출 감소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경제 전문가들은 에너지 가격과 관세 부담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과정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간에 물가 흐름을 크게 바꾸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기업 실적과 가계 경제 사이의 차이도 주목된다. 10월 13일 발표된 미국 주요 은행들의 3분기 실적에서는 견조한 소비와 인공지능 관련 투자에 힘입어 높은 수익성이 확인됐다. 하지만 은행 경영진들은 높은 금리와 지속적인 물가 상승,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향후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향후 2년간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 추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경우 기존 감세와 규제 완화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민주당이 하원이나 상원의 다수당을 차지하면 예산과 세금, 금융 규제 등 주요 경제 현안을 둘러싼 의회 내 견제와 협상이 강화될 수 있다.

특히 민주당은 금융권과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감독 강화, 의료비와 주거비 부담 완화 등을 주요 정책 의제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구체적인 경제정책의 우선순위와 재원 마련 방식을 놓고 의견 차이가 있어, 의회 권력 구도가 바뀌더라도 정책 변화의 범위는 추가적인 협상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21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는 단순한 정당 간 논쟁을 넘어 유권자들의 일상적인 생활비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공화당은 투자와 성장, 감세를 강조하고 민주당은 물가와 의료비, 주거비 부담을 부각하는 가운데, 미국 경제의 거시적 성과와 가계가 체감하는 경제 상황 사이의 차이가 이번 중간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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