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카메라 293대 운영·이민단속 악용 논란
오는 11월 3일 실시되는 오클랜드 시의원 선거에서 차량번호 자동인식 감시카메라 운영을 둘러싼 논쟁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범죄 예방과 수사 효율성을 위해 감시카메라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시민의 이동 정보가 수집돼 개인정보 침해나 이민 단속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서고 있다.
특히 오클랜드 시의회 제2선거구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 샬린 왕 시의원과 도전자 네이트 애덤스 후보가 감시카메라 정책을 놓고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왕 의원은 개인정보 보호 장치를 강화하면서 감시카메라를 계속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애덤스 후보는 관련 계약을 폐기하고 다른 범죄 예방 정책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장비는 미국 보안기술 기업 플록 세이프티가 제공하는 차량번호 자동인식 카메라다. 도로에 설치된 카메라가 통행 차량의 번호판을 촬영하고 이를 문자 데이터로 변환해 경찰의 수배 차량 목록과 대조하는 방식이다. 도난 차량이나 범죄 관련 차량이 발견되면 경찰에 관련 정보가 전달된다.
플록 세이프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오클랜드에는 현재 293대의 차량번호 인식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이들 카메라가 포착한 고유 차량번호는 160만 건을 넘었으며, 경찰의 감시 대상 차량 목록과 일치한 기록도 10만 건 이상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수치는 실제 범죄 발생 건수나 검거 건수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들 카메라는 당초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와의 계약을 통해 공급됐다. 이후 오클랜드 시의회는 지난해 12월 플록 세이프티와 2년간 최대 225만2,500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왕 의원을 포함한 시의원 7명이 찬성했으며, 10월 10일 보도 기준 계약서 최종 체결 작업은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왕 의원은 차량번호 인식 카메라가 도난 차량을 신속하게 찾고 범죄 수사에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자동차 절도 피해에 관한 민원을 지속적으로 접수하고 있다며, 카메라를 활용하면 도난 차량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회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왕 의원은 특히 억울하게 범죄자로 몰려 5년 동안 복역했던 지역 요리사 에릭 리베라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당시 사건 현장에 적절한 영상 증거가 있었다면 무고한 사람이 장기간 수감되는 일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리베라의 경험을 소개하며 감시 기술이 무고한 시민을 보호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왕 의원은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수집된 데이터의 외부 공유와 오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민 신분이 불안정한 주민을 포함해 어떤 지역사회 구성원도 감시 기술로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반면 지역사회 활동가이자 이스트베이 민주사회주의자단체의 전 공동의장인 애덤스 후보는 감시카메라 확대가 지역사회의 안전을 보장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애덤스 후보는 플록 세이프티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과 연계돼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시민의 이동 정보를 수집하는 기업과 계약을 유지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선될 경우 계약 종료를 추진하고 기존에 승인된 지역사회 범죄 예방 사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애덤스 후보가 강조하는 대안 가운데 하나는 2024년 유권자들이 승인한 지역사회 안전 관련 주민발의안이다. 해당 정책은 부동산과 주차장 관련 세수를 확대해 응급 대응 인력을 충원하고 지역사회 폭력 예방 사업에 예산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감시카메라를 둘러싼 논쟁이 확대된 배경에는 경찰이 수집한 차량 정보의 외부 접근 문제가 있다.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스탠더드는 캘리포니아의 다른 경찰기관들이 오클랜드 차량번호 인식 시스템에 수백 차례 접근했으며, 이 과정에서 연방수사국의 수사와 이민세관단속국 관련 활동에 정보가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오클랜드 경찰은 연방기관에 차량번호 데이터를 직접 제공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를 우려하는 주민들은 다른 경찰기관을 경유한 간접적인 정보 접근까지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실제 선거운동 현장에서도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27일 왕 의원의 선거운동 행사에서는 감시카메라 운영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참석해 수집된 개인정보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공개적으로 질문했다. 왕 의원은 일부 주민과 약 20분 동안 대화하며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왕 의원을 지지하는 주민들은 경찰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감시카메라가 범죄 대응을 보완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애덤스 후보 지지자들은 감시 기술의 확대 자체가 시민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며 계약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오클랜드 시의회도 차량번호 인식 기술에 대한 정책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시의회 공공안전위원회는 여러 경찰 감시기술의 연례 보고서를 심의하면서 차량번호 자동인식 시스템을 별도 논의 대상으로 분리했다. 9월에는 해당 기술의 운영 실적과 사용 정책 개정안을 검토하기 위한 안건도 제출됐다.
결국 이번 선거는 단순히 감시카메라 설치를 유지할 것인지의 문제를 넘어, 범죄 대응을 위한 첨단 기술의 활용 범위와 시민의 개인정보 보호 기준을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지를 둘러싼 정책적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클랜드 제2선거구 유권자들은 오는 11월 3일 선거에서 공공안전 강화와 개인정보 보호를 둘러싼 두 후보의 정책을 직접 비교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