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주가 29% 폭락…빅테크 AI 투자 부담에 증시 급락

알파벳, 하루 시가총액 약 5천억 달러 증발
PC 수요 부진·AI 투자비 급증에 투자심리 위축
엔비디아·AMD 동반 하락…나스닥 2.86% 급락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반도체 기업 인텔 본사 건물. PC 시장 부진과 AI 투자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인텔 주가가 급락했다. 자료사진.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의 주가가 잇따라 급락하면서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기업 인텔은 하루 만에 주가가 29% 가까이 폭락했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전날 주가 급락으로 약 5,000억 달러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대규모 AI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과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의 침체가 겹치면서 기술주 전반에 매도세가 확산됐다.

30일 뉴욕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8.58% 하락한 65.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낙폭으로는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시가총액도 약 1,400억 달러 감소했다. 인텔의 실적 전망 악화가 반도체 업계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까지 흔들었다는 분석이다.

인텔의 주가 폭락은 전날 발표한 3분기 실적과 4분기 전망에서 비롯됐다. 회사는 3분기 매출 165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4분기 매출은 150억~16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전망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회사는 올해 현금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서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PC 시장의 장기 침체가 인텔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가격이 상승했고, 이에 따라 PC 제조 비용이 높아지면서 소비자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인텔은 PC 시장의 부진이 적어도 2027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데이터센터와 AI 관련 반도체 사업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텔의 3분기 데이터센터·AI 부문 매출은 73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약 78% 증가했다. 그러나 생산설비 확충과 제조 공정 개선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데다 공급 제약까지 겹치면서 매출 증가가 충분한 현금 창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인텔의 실적 전망 악화는 반도체 기업 전반으로 번졌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4.22% 하락했으며 AMD는 10% 넘게 떨어졌다. 브로드컴과 마이크론을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에도 매도세가 이어졌다.

기술주 하락은 인텔에 앞서 알파벳의 실적 발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알파벳 주가는 29일 약 12.6% 급락하며 2004년 상장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주가 하락으로 사라진 시가총액은 집계 방식에 따라 약 4,750억~5,000억 달러로 추산됐다. 장중에는 시가총액 감소 규모가 5,000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알파벳의 주가 급락은 핵심 수익원인 구글 검색광고 사업의 성장 둔화와 AI 관련 지출 확대가 동시에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3분기 구글 검색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로, 이전 분기의 17%보다 낮아졌다. 구글 서비스 부문 매출도 963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985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구글은 AI 검색 기능 확대와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이러한 투자가 기존 검색광고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검색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기존 검색광고 중심의 수익구조가 변화할 가능성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메타와 아마존 등 다른 대형 기술기업들도 AI 투자 확대에 따른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 기업은 AI 모델 개발과 데이터센터 구축, 고성능 반도체 확보 등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문제는 투자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수익이 증가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AI 기술에 대한 장기적인 성장 기대는 여전히 높지만, 투자자들은 이제 단순한 매출 성장보다 투자비 회수 시점과 실제 현금흐름 개선 여부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미국 증시 전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30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6% 하락한 25,437선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82%,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09% 각각 하락했다. 나스닥은 6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10월 한 달 동안 나스닥은 약 5.2% 하락하며 2025년 3월 이후 가장 부진한 월간 성적을 기록했다. AI 관련 기업들이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해 왔지만, 최근 실적 발표를 계기로 높은 주가 수준과 투자비 부담에 대한 경계심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번 주가 하락을 AI 산업 전체의 수요 감소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인텔의 데이터센터 사업처럼 AI 관련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분야도 있으며, 기업들의 AI 인프라 확충 역시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 자체보다 투자 확대가 언제 실질적인 수익과 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기술기업들이 앞으로 발표할 실적과 설비투자 계획이 미국 증시의 향방을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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