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진 칼럼] 역사의 엄중함을 아는 지도자가 되라

역사의 중요성이란 역사를 통하여 백성들이 절대권력에 맞서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가치성을 얻는 것, 또 하나는 백성들이 군주에게 하늘의 도리가 무엇인지를 가르치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옛날이나 지금이나 백성들은 절대 권력자들에게 짓눌려 눈이 있어도 볼 수 없었고 입이 있어도 말 못하고 살았다. 백성들은 그것을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으나 인류의 역사는 백성들의 꾸준한 투쟁과 저항 속에서 발전했다. 역사를 보면 절대권력자들은 백성을 탄압하면서도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 시키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절대권력자들 조차 막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하늘의 도리와 순리의 엄중함이었다.

하늘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단순히 농사를 짓는 날씨나 해를 보는 것으로만 생각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면 마땅히 해야할 도리고 군주라면 당연히 지켜야할 이치를 말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하늘의 이치를 아는 군주는 선군이 되었고 하늘의 도리를 모르는 군주는 폭군이 되었다. 조선왕조 실록을 보면 세종대왕은 선대 태조와 태종의 사초가 어떻게 쓰여졌는지 궁금하여 맹사성에게 선대의 사초를 보여달라고 간청했으나 맹사성은 사초를 쓰는 사관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고 거절하자 몇 년 후 황희 정승에게 다시 부탁했으나 황희 역시 보여주지 않았다. 그 후 세종대왕은 자신의 치적을 사관들이 어떻게 쓸 것인가를 늘 두려워하며 하늘의 이치에 어긋나지 않는 정치를 하려고 애를 썼다고 한다.

세종대왕은 그런 하늘의 도리를 무겁게 받아들인 결과 역사에 훌륭한 선군으로 남게 되었다. 반대로 연산군은 역사란 무엇이며 하늘의 도리가 무엇인지 모르고 백성을 탄압하고 도탄에 빠트리면서까지 보아서는 안 될 사초를 보고는 자신의 생모(폐비 윤씨)를 폐위시키고 사약을 마시게 한 신하들을 부관참시 시키는가 하면 살아있는 옛 신하들을 잡아 능지처참 시키고 수많은 기생들을 궁궐에 들게하여 온갖 횡포를 저지른 결과 그 폭정에 시달린 신하들의 반정으로 왕위에서 1506년 폐위되어 강화도로 유배되어 2개월만에 죽었다.

연산군은 하늘의 도리가 무엇인지 모르고 군주의 이치를 망각한 결과 그는 어떻게 되었는가. 연산군은 폭군이라는 오명을 역사에 남기지 않았는가. 역사는 사실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영원히 남는다.

우리 모두 역사를 두려워하자. 그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모든 사람들이 지켜야할 도리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역사를 쓰고 있다. 그 역사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 그리고 나의 생활 속 모든 것에도 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도 역사의 엄중함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역사가 무엇인지 하늘의 도리가 무엇인지 모르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 결과는 시간이 흐르면 알게 될 것이다. 한인사회를 보자. 지금 한인사회에도 한인들을 돕겠다며 자처하는 지도자들 중에는 자신의 임무가 무엇이며 자신이 해야할 사명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무조건 직책을 맡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는 자신의 사업과 관련된 일에 직함을 거는 사람, 회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영사관 주변을 넘나드는 사람, 심지어는 무슨 통 위원장 하려고 하는 사람 등. 낯 뜨거운 짓을 하는 지도자도 있다. 그들은 하늘의 도리가 무엇이며 한인들을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는 부끄러운 지도자의 탈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한인 모두가 알고 있고 한인 역사속에 영원히 남는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 부끄러운 지도자가 되지 마라. 반대로 한인들을 돕겠다고 하는 굳은 의지와 신념을 가지고 열심히 봉사하는 지도자들도 많다. 그런 지도자들은 지역 한인들이 잘 알고 있다.그런 지도자들은 언제 어느 곳에서든지 존경과 사랑받고 있다. 한인들을 돕겠다는 지도자들 역사의 중요성을 알고 하늘의 도리를 깨닫고 모범을 보여라. 그러면 그 사람은 한인들 속에 영원히 남는다는 것을 잊지 마라.

나는 20년동안 고등학교에서 세계사를 가르쳤다. 그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며 고민한 것은 내가 살아가는 동안 내 생활 속에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다는 것, 하늘의 도리에 어긋난 짓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을 늘 마음속에 담아두고 살려고 한다. 특히 한국학교 이사장 직책을 맡는 동안 내가 맡은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여 역사에 부끄럽지 않게 하려고 한다. 그 다짐은 역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강현진 새크라멘토 한국학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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