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중간선거] 베이 지역 대중교통, 주민투표 통과로 재정 위기 완화

5개 카운티 교통세 승인…연간 10억 달러 확보
BART·뮤니·칼트레인 대규모 운행 축소 위기 넘겨
베이 지역 대중교통 재정지원 주민투표가 통과되면서 칼트레인을 비롯한 주요 대중교통기관들이 대규모 운행 축소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번 주민투표로 향후 14년 동안 연간 약 10억 달러의 교통 운영 재원이 확보될 전망이다. 사진=칼트레인.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대중교통 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주민투표가 통과되면서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했던 주요 교통기관들이 대규모 운행 축소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번 주민투표를 통해 앞으로 14년 동안 매년 약 10억 달러의 새로운 재원이 확보될 전망이다.

지난 3일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샌프란시스코와 알라메다, 콘트라코스타, 산마테오, 산타클라라 등 5개 카운티 유권자들은 지역 대중교통 재정지원 주민발의안(RTM)을 승인했다. 이 조치는 BART(BART), 샌프란시스코 시영교통국(Muni), 칼트레인(Caltrain), AC 트랜짓 등 주요 대중교통기관의 운영 적자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6일 오후 10시 55분 기준 개표 결과에 따르면 찬성은 100만4,520표로 57.0%, 반대는 75만7,482표로 42.9%를 기록했다. 발의안은 5개 카운티 전체 합산 투표에서 과반을 얻으면 통과되는 방식으로, 모든 카운티에서 개별적으로 과반을 확보할 필요는 없다. 최종 개표 결과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승인에 필요한 과반을 넘어섰다.

이번 주민투표의 핵심은 판매세 인상이다. 알라메다와 콘트라코스타, 산마테오, 산타클라라 카운티에서는 판매세가 0.5%포인트 인상되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1%포인트 인상된다. 이에 따라 과세 대상 상품을 100달러 구매할 경우 기존보다 각각 50센트와 1달러의 세금을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새로운 판매세는 2027년 4월 1일부터 부과되며 14년 동안 유지된다. 광역교통위원회(MTC)는 이를 통해 연간 약 9억8,000만 달러의 재원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확보된 재원은 주요 대중교통기관의 운영비로 우선 사용된다. 현재 계획에 따르면 BART에는 연간 약 3억1,000만 달러, 샌프란시스코 시영교통국에는 약 1억5,500만 달러, 칼트레인에는 약 7,000만 달러, AC 트랜짓에는 약 5,000만 달러가 지원될 예정이다.

또한 연간 약 4,500만 달러는 대중교통 이용 환경을 개선하는 데 투입된다. 서로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탈 때 적용되는 요금 할인, 저소득층 교통비 지원 확대, 통합 교통안내 표지 개선, 장애인 교통서비스 및 버스 운행 효율 개선 등이 포함된다.

이번 조치가 중요한 이유는 베이 지역 주요 교통기관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적인 재정 악화에 시달려 왔기 때문이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통근 승객이 크게 줄어든 데다 승차요금 수입과 주차 관련 수입이 감소하면서 운영비를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샌프란시스코 교통당국에 따르면 BART와 뮤니, 칼트레인, AC 트랜짓 등 4개 주요 교통기관이 직면한 연간 재정 부족액은 총 8억 달러를 넘는다. 그동안 연방정부의 코로나19 긴급지원금과 주정부 지원으로 운행을 유지해 왔지만 지원금이 소진되면서 대규모 노선 축소가 현실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BART는 추가 재원 확보에 실패할 경우 최대 15개 역을 폐쇄하고 야간 운행을 축소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칼트레인 역시 전체 역의 약 3분의 1을 폐쇄하고 주말 운행을 중단할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AC 트랜짓은 운행 규모를 16% 줄이고 최대 300명을 감원하는 방안을 경고한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 시영교통국도 심각한 상황이었다. 재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최대 20개 버스 노선을 폐지하고 일부 노선의 배차 간격을 늘리는 것은 물론 케이블카와 역사적 전차 운행까지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번 주민투표 통과로 주요 교통기관들은 당장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하는 부담을 상당 부분 덜게 됐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별도의 대중교통 지원 주민발의안인 H도 통과됐다. 이 발의안은 시내 부동산 소유주에게 건물 유형과 규모에 따라 별도의 필지세를 부과해 향후 15년 동안 뮤니 운영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1억5,000만 달러 이상의 운영 재원이 추가로 확보될 전망이다.

지역 판매세 인상과 샌프란시스코의 별도 재산 관련 세금이 동시에 승인되면서 뮤니는 두 재원을 합쳐 연간 3억 달러 이상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버스와 전차 운행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재정적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중교통 재정지원 확대에 대한 반대 의견도 있었다. 반대 측은 이미 상당한 세금과 보조금이 교통기관에 투입되고 있는 만큼 추가 세금 인상보다 운영비 절감과 재정 구조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판매세 인상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기 때문에 저소득층 가계에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러한 논란을 고려해 이번 발의안에는 재정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감독 장치도 포함됐다. 독립적인 감독위원회를 설치하고 광역교통위원회 주도로 주요 교통기관의 운영 효율성을 점검해 비용 절감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다만 주민투표 통과가 대중교통기관들의 재정 문제를 영구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판매세는 14년 동안만 유지되는 한시적인 재원으로, 장기적으로는 승객 수 회복과 운영 효율 개선, 지속 가능한 재정 구조 마련이 필요하다.

이번 주민투표는 대중교통 서비스 축소를 막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추가 세금 부담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동시에 교통기관들이 확보된 재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실제 서비스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각 카운티 선거관리 당국은 오는 12월 3일까지 선거 결과를 공식 인증할 예정이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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