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 위너 첫 당선·한인 데이브 민 재선 성공
지난해 선거구 조정안을 승인한 이후 처음 실시된 캘리포니아 연방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공화당 의석 5석을 빼앗으며 압승을 거뒀다. 2024년 선거에서 9석을 확보했던 공화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의석이 4석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캘리포니아의 정치 지형이 민주당 중심으로 더욱 재편되고 있다.
11월 5일 오전까지 집계된 개표 결과와 주요 선거구의 당선 전망에 따르면 민주당은 캘리포니아 연방 하원 52석 가운데 최대 48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4년 선거에서 차지한 43석보다 5석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주민투표를 통해 승인된 선거구 조정안인 주민발의안 50의 효과가 실제 선거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일부 선거구에서는 개표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 최종 의석수는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민주당의 의석 확대 전망은 주요 선거구에서 발표된 당선 예측과 개표 선두 상황을 종합한 것이다.
이번 선거는 2025년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이 승인한 주민발의안 50에 따라 새롭게 조정된 연방 하원 선거구에서 실시된 첫 선거라는 점에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당시 캘리포니아는 텍사스 등 공화당 주도 지역의 선거구 재조정에 대응해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일부 선거구 경계를 변경했다.
새 선거구 지도는 기존 공화당 우세 지역에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을 편입하거나 공화당 현역 의원들의 선거구를 재편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민주당은 이를 통해 최대 5석을 추가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이번 선거에서 그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장 상징적인 승리는 북가주 제1선거구에서 나왔다. 민주당 마이크 맥과이어 후보는 공화당 현역 제임스 갤러거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맥과이어 후보는 개표 결과 56.8%를 얻어 갤러거 의원의 43.2%를 앞섰다.
이 선거구는 기존 농촌과 보수 성향 지역 중심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소노마카운티 일부가 추가되는 방식으로 조정됐다. 선거구 변경 이후 공화당이 유지해 온 북가주 의석을 민주당이 가져오면서 선거구 조정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됐다.
새크라멘토 지역에서도 민주당이 승리를 거뒀다. 제6선거구에 출마한 의사 출신 리처드 팬 전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은 57.5%의 득표율로 42.5%를 기록한 케빈 카일리 현역 의원을 제쳤다.
카일리 의원은 기존 제3선거구가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변경되자 공화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제6선거구에 출마했지만 재선에 실패했다. 민주당 아미 베라 의원도 새롭게 조정된 제3선거구에서 57.1%의 득표율로 승리하면서 해당 지역의 의석을 민주당에 안겼다.
중가주 농업지대에서도 민주당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제22선거구에 출마한 랜디 비예가스 후보는 공화당 현역 데이비드 발라다오 의원을 크게 앞섰다. 현재 개표에서 비예가스 후보는 66.4%, 발라다오 의원은 33.6%를 기록하고 있다.
발라다오 의원은 그동안 민주당과 공화당의 접전이 반복되는 중가주 지역에서 생존해 온 공화당 현역 의원이었다. 그러나 선거구 조정으로 민주당 성향 유권자가 늘어난 데다 생활비와 경제 문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겹치면서 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뒤처졌다.
남가주에서도 민주당의 의석 확대가 이어졌다. 기존 공화당 켄 캘버트 의원이 대표했던 제41선거구에서는 민주당 린다 산체스 의원이 65.5%의 득표율로 공화당 미치 클레먼스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선거구 조정으로 제41선거구의 경계가 크게 바뀌면서 캘버트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떠나 공화당 영 김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제40선거구에 출마했다.
공화당 현역 의원 두 명이 맞붙은 제40선거구에서는 캘버트 의원이 54.4%를 얻어 45.6%를 기록한 한인 영 김 의원을 앞섰다. 영 김 의원은 선거구 조정으로 정치적 기반이 흔들린 데 이어 같은 당 현역 의원과의 경쟁까지 치러야 했다.
샌디에이고와 리버사이드카운티 일부를 포함하는 제48선거구에서도 민주당이 공화당 의석을 탈환했다. 민주당 마니 본 윌퍼트 후보는 59.5%의 득표율로 공화당 짐 데스먼드 후보의 40.5%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 선거구는 공화당 대럴 아이사 의원이 대표하던 지역이었지만, 선거구 조정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 지역이 추가되자 아이사 의원은 재선에 출마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공화당 현역 의원의 불출마로 열린 의석까지 차지하며 남가주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반면 공화당은 일부 지역에서 의석 방어에 성공하거나 선두를 유지했다. 제5선거구에서는 톰 매클린톡 의원이 56.0%로 승리했고, 제20선거구에서는 빈스 퐁 의원이 62.6%를 기록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제23선거구에서는 공화당 제이 오버놀티 의원이 51.4%로 민주당 테사 호지 후보를 앞서고 있다.
베이 지역에서도 주요 연방 하원 선거의 윤곽이 드러났다. 샌프란시스코 제11선거구에서는 민주당 스캇 위너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이 55.5%의 득표율로 코니 챈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의 44.5%를 앞서며 연방 하원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는 낸시 펠로시 전 연방 하원의장이 오랫동안 대표해 온 샌프란시스코 선거구의 새로운 대표를 선출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위너는 캘리포니아주 상원에서의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워싱턴 정계에 진출하게 됐다.
이스트베이 제12선거구에서는 라티파 사이먼 의원이 79.8%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지지로 재선에 성공했다. 콘트라코스타카운티를 중심으로 하는 제10선거구에서는 마크 드소니에 의원이 69.1%를 얻어 의석을 지켰다.
산호세와 실리콘밸리 지역에서도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강세를 이어갔다. 제16선거구의 샘 리카도 의원은 76.0%, 제17선거구의 로 칸나 의원은 70.6%, 제18선거구의 조이 로프그렌 의원은 71.7%를 기록하며 승리했다.
산마테오카운티를 중심으로 하는 제15선거구에서는 케빈 멀린 의원이 77.5%를 얻었고, 제14선거구에서는 민주당 아이샤 와합 후보가 같은 당 멜리사 에르난데스 후보를 56.5% 대 43.5%로 앞섰다.
한인 정치인들의 선거 결과도 주목된다. 오렌지카운티 제47선거구에서는 민주당 데이브 민 의원이 56.9%를 얻어 공화당 제니 레이 르루 후보의 43.1%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민 의원은 2024년 선거에서 처음 연방 하원에 당선된 이후 이번 선거에서도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반면 같은 오렌지카운티의 공화당 영 김 의원은 선거구 조정으로 인한 현역 의원 간 맞대결에서 뒤지며 연방 하원 의석을 잃을 상황에 놓였다.
제45선거구에서는 민주당 데릭 트란 의원이 59.0%를 얻어 공화당 추옹 보 후보의 41.0%를 앞서며 의석을 지켰다. 트란 의원 역시 2024년 공화당이 차지했던 의석을 탈환한 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지지 기반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캘리포니아 선거구 조정의 효과는 단순히 특정 후보들의 승패를 넘어 전국 연방 하원 권력 구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연방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으며, 캘리포니아에서 확보한 추가 의석은 향후 의회 운영에서 민주당의 입지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됐다.
특히 이번 선거 결과는 선거구 재조정이 실제 의석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유권자들의 정당 지지 성향 변화가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도 확인시켰다. 선거구 경계 변경뿐 아니라 물가 상승, 생활비 부담, 경제 정책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도 민주당 승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캘리포니아는 현재 52명의 연방 하원의원을 선출하는 전국 최대 의석 보유 주다. 최종 개표에서 민주당이 48석을 확보할 경우 전체 캘리포니아 연방 하원 의석의 약 92.3%를 차지하게 된다.
다만 남은 우편투표와 잠정투표 집계가 완료되지 않은 선거구가 있어 최종 당선자와 정당별 의석 분포는 공식 개표 종료 이후 확정된다. 이번 선거 결과는 2028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캘리포니아 정치권의 선거구 조정 전략과 전국적인 정당 간 경쟁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