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 버클리 학생, SF공항서 ICE에 체포…대학 측 석방 지원

콜롬비아 출신 23세 학생, 국내선 탑승 직전 체포
망명 신청 심사 중 구금…변호인 적법성 문제 제기
UC 버클리 총장 “학업 복귀 위해 법률지원 제공”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ICE 요원들에게 체포된 UC 버클리 재학생 폴라 발렌티나 알보르노스 에르난데스. 사진=니코 데 브레마커 변호사 제공.

UC 버클리 재학생이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SFO)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에게 체포돼 구금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학가와 이민자 커뮤니티에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UC 버클리는 11월 2일 교내 구성원들에게 보낸 공식 서한을 통해 재학생 한 명이 지난 10월 30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다른 주로 이동하기 위해 항공편을 기다리던 중 연방 이민당국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체포된 학생은 콜롬비아 출신의 폴라 발렌티나 알보르노스 에르난데스(23)로, UC 버클리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르난데스는 남자친구와 함께 오리건주 포틀랜드행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해 공항에서 대기하던 중 ICE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에르난데스의 변호인 니코 데 브레마커에 따르면 사복 차림의 이민단속 요원들이 탑승구 인근에서 에르난데스에게 접근해 신원을 확인한 뒤 체포했다. 변호인은 요원들이 체포하기 전까지 자신들의 소속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에르난데스는 2022년 콜롬비아에서 성별에 따른 심각한 폭력을 피해 미국에 입국한 뒤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입국 당시 발급받은 비자의 체류 기간은 만료됐지만, 망명 신청은 아직 심사가 진행 중이며 취업허가증도 발급받은 상태였다고 변호인은 설명했다.

변호인은 에르난데스가 망명 신청 과정에서 지문 등 생체정보를 제출하고 이민당국의 요구 사항을 준수해 왔다고 밝혔다. 또한 범죄 전력이나 과거 체포 기록도 없다며 이번 체포와 구금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에르난데스는 체포 이후 스톡턴 등 여러 구금시설로 이송됐으며, 현재 캘리포니아시티에 있는 연방 이민자 구금시설에 수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 측은 법원의 영장 없이 이뤄진 체포와 계속되는 구금이 헌법상 적법절차 보장 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로 인신보호 청원을 제기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다만 체포의 위법성 여부는 아직 법원에서 확정되지 않았다.

에르난데스는 UC 버클리 입학 전 산호세 시티칼리지에서 공부했으며, 현재 경영학 학업과 함께 인공지능 관련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C 버클리 리처드 라이언스 총장은 2일 발표한 공식 서한에서 체포된 학생이 대학 공동체의 소중한 구성원이라며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대학 차원의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라이언스 총장은 대학이 법률지원 체계를 가동해 학생이 법률 자문과 변호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가족 및 교내외 관련 단체들과도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생의 개인정보 보호와 대학 규정에 따라 구체적인 상황을 모두 공개할 수는 없지만, 학생이 하루빨리 대학 생활로 돌아올 수 있도록 가능한 지원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강화가 대학생들의 일상적인 국내 이동과 학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에르난데스처럼 망명 신청이 계류 중이고 유효한 취업허가증을 소지한 사람도 공항에서 체포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민 신분이 확정되지 않은 유학생과 이민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을 이용하던 베이 지역 주민들이 잇따라 ICE에 체포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당시 이민자 권익단체와 변호인들은 이민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주민들에게 국내선 항공편 이용 시에도 신중하게 판단할 것을 권고했다.

UC 버클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이민단속 대응 지침과 법적 권리 관련 정보를 다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2012년 설립된 서류미비 학생 지원 프로그램을 비롯해 이민 신분과 관계없이 학생들을 지원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편 ICE 측은 이번 체포의 구체적인 법적 근거와 절차에 대해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확인된 상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에르난데스의 석방 여부와 향후 법원 판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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