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차단된 전력망…베이 지역, 산불 위험 속 정전·화재 피해

PG&E, 북가주 15개 카운티 일부 전력 차단
알라메다·소노마 카운티서 잇단 산불 대응

강풍에 화재가 발생한 알타몬트 패스 풍력발전기 단지. 사진 = 캘파이어.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베이 지역이 17일 강한 바람과 낮은 습도로 인해 정전과 산불 위험에 동시에 직면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이날 밤부터 18일 오전까지 노스베이, 이스트베이, 사우스베이 산악 지역과 산타크루즈 산악 지역을 중심으로 강풍주의보를 발령했다. 고지대에서는 시속 50마일 안팎의 돌풍이 예상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시속 60마일에 이르는 강한 바람도 가능할 것으로 예보됐다.

이번 강풍은 단순한 기상 악화에 그치지 않았다. 건조한 날씨와 낮은 습도가 겹치면서 산불 확산 위험이 커졌고, PG&E는 전력 설비가 산불의 원인이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북가주 곳곳에서 공공안전 전력 차단을 시행했다. 17일 오후 3시 43분 기준 PG&E 정전 현황에는 549건의 정전으로 4만6,664명의 고객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에는 예방 차원의 전력 차단과 일반 정전이 함께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베이 지역에서는 알라메다, 콘트라코스타, 나파, 솔라노, 소노마 카운티 일부가 전력 차단 경고 지역에 포함됐다. 당초 PG&E는 일부 카운티에 제한적으로 위험을 예고했지만, 17일에는 북가주와 센트럴밸리 일대 등 모두 15개 카운티 일부 지역으로 경고 범위가 확대됐다. PG&E는 전력 차단이 모든 카운티 전역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주소별 정전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차와 소방관. 사진 = 캘파이어.
알타몬트 패스에서 발생한 '패스 파이어' 항공사진. 사진 = 캘파이어.
콘트라코스타 카운티에서는 댄빌 외곽 카미노 타사하라 일대가 정전 영향을 받았다. 현지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수백 명 규모의 주민이 전력 차단의 영향을 받았고, 일부 목장주들은 말과 가축 관리를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전력은 18일 오후 2시쯤 복구될 것으로 예상됐다.

산불 피해도 잇따랐다. 알라메다 카운티 알타몬트 패스 로드 인근에서는 17일 낮 12시 3분쯤 ‘패스 파이어’가 발생했다. 캘파이어(CalFire)에 따르면 이 불은 한때 80에이커 규모까지 번진 뒤 전진 확산이 멈췄고, 이후 정밀 측량을 통해 피해 면적은 69에이커로 조정됐다. 17일 오후 6시 12분 기준 진화율은 30%였으며, 원인은 조사 중이다.

소노마 카운티 게이저빌 인근 레이크 소노마 서쪽에서도 전날 산불이 발생했다. 이 불은 ‘톰스 파이어’로 명명됐으며, 약 9.7에이커를 태운 뒤 진화됐다. 캘파이어는 지난 4월 꺼진 것으로 여겨졌던 소각 더미가 강풍에 다시 살아나면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기상 당국은 이번 바람이 18일 오전까지 가장 강하게 이어진 뒤 점차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내륙 고지대의 낮은 습도와 건조한 초목 상태는 당분간 산불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알타몬트 패스와 같은 산악 도로, 노스베이 산지, 이스트베이 구릉지대는 강풍과 건조한 지형이 겹치며 작은 불씨도 빠르게 번질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산호세 등 저지대 도심은 강풍주의보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해안과 베이 일대에서는 강한 바람과 거친 파도, 해상 위험이 함께 예보됐다. 미 국립기상청은 서향 해변을 중심으로 18일 오전까지 위험한 해안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며 수영, 보트 운항, 서핑 등에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강풍 사태는 베이 지역의 산불 시즌이 사실상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형 인명 피해나 주택 피해가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예방 정전과 잇단 초목 화재는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결합할 경우 지역 사회가 얼마나 빠르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지를 다시 확인시켰다. PG&E의 전력 차단은 불편을 낳고 있지만, 전력 설비로 인한 산불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당국과 주민 모두 긴장 속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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