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에르 베세라, 여론조사 첫 ‘선두’…캘리포니아 주지사 경선, 막판 변수는 표 분산

6월 2일 예비선거 앞두고 민주당 재편·공화당 약진
생활비·주거·에너지 비용이 표심 가르는 핵심 쟁점

최근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선두에 오른 하비에르 베세라 후보. 자료사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가 6월 2일 예비선거를 앞두고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개빈 뉴섬 주지사가 임기 제한으로 재출마할 수 없는 가운데, 이번 선거에는 모두 61명이 출마했다. 캘리포니아는 예비선거에서 정당과 관계없이 득표율 1·2위 후보가 11월 본선에 진출하는 ‘톱 투’ 방식을 적용한다. 이 때문에 민주당 후보가 많아 표가 분산될 경우, 공화당 후보 2명이 동시에 본선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선거 초반부터 제기돼 왔다.

가장 최근 공개된 에머슨대학 여론조사에서는 하비에르 베세라 전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이 19%로 처음 선두에 올랐다. 공화당 후보인 스티브 힐턴과 민주당의 톰 스타이어가 각각 17%로 뒤를 이었고, 케이티 포터는 10%, 산호세 시장 매트 메이헌은 8%를 기록했다.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도 12%에 달했다. 이 조사는 5월 9일부터 10일까지 캘리포니아 예비선거 가능 유권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신뢰구간은 ±3%포인트다.

한 달 전 같은 기관 조사와 비교하면 판세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4월 중순 조사에서는 힐턴이 17%로 앞섰고, 리버사이드 카운티 셰리프 채드 비앙코와 스타이어가 각각 14%, 베세라와 포터가 각각 10%였다. 당시 부동층은 23%였다. 불과 한 달 사이 베세라는 9%포인트 상승했고, 민주당 후보군 안에서도 가장 강한 흐름을 타는 후보로 올라섰다.

베세라의 상승세는 에릭 스월웰 전 연방 하원의원의 중도 하차 이후 민주당 표심이 재편된 결과로 풀이된다. 베세라는 연방 하원의원,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긴 공직 경력을 앞세우고 있다. 동시에 그 긴 경력은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 시절 이민 아동 관리 문제, 전직 측근의 선거자금 유용 사건 등이 경쟁 후보들의 집중 공세를 받고 있다. 다만 해당 자금 유용 사건에서 베세라 본인은 기소되거나 연루된 것으로 지목되지는 않았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개최된 광복 80주년 경축식에서 축사를 전하고 있는 하비에르 베세라 후보. 베이뉴스랩 포토뱅크.
공화당에서는 힐턴과 비앙코가 나란히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힐턴은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 출신으로 세금 감면, 규제 완화, 에너지 비용 인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비앙코는 강경 보수 색채와 치안·이민 문제를 앞세워 공화당 표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민주당이 여러 후보로 나뉜 반면 공화당 지지층은 상대적으로 두 후보에게 집중되면서, 공화당 후보들이 실제 득표 순위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 내부 경쟁도 여전히 치열하다. 스타이어는 막대한 개인 자금을 바탕으로 광고와 조직전을 확대하며 기후, 전기요금, 대기업 책임론을 강조하고 있다. 포터는 소비자 보호와 기업 감시 이미지를 앞세우지만 최근에는 리더십과 성향을 둘러싼 논란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호세 시장 메이헌은 중도·실용 노선을 강조하며 노숙 문제, 행정 효율, 가스세 완화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아직 주 전체에서의 인지도 확장이 과제다.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은 단연 생활비다. 에머슨 조사에서 캘리포니아 유권자의 42%가 주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경제를 꼽았고, 21%는 주거비 부담을 선택했다. 주택, 전기요금, 가스값, 보험료가 동시에 오르면서 후보들은 모두 ‘살기 어려운 캘리포니아’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답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거 문제에서도 후보들은 과거보다 더 적극적인 공급 확대 메시지를 내고 있다. 주요 민주당 후보들은 지역 정부의 인허가 지연, 개발 부담금, 주택 공급 부족을 문제로 지적하며 더 많은 주택을 더 빠르게 지어야 한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임대료 통제, 세입자 보호, 공공 재정 투입 문제에서는 후보별 온도차가 남아 있다. (

선거 막판의 가장 큰 변수는 부동층과 전략 투표다. 최신 조사에서 부동층은 줄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이고, 지지 후보를 정한 유권자 중에서도 40%는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특히 베세라, 스타이어, 힐턴이 오차범위 안에서 경쟁하고 있어 막판 토론, 광고전, 투표율, 우편투표 도착 시점이 최종 순위를 바꿀 수 있다.

현재 흐름만 놓고 보면 베세라가 민주당 주류 표심을 흡수하며 선두권에 진입했고, 힐턴은 공화당 대표주자로 안정적인 지지층을 유지하고 있다. 스타이어는 막대한 자금력과 진보 의제를 바탕으로 2위권을 위협하고 있으며, 포터와 메이헌은 막판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이번 캘리포니아 주지사 예비선거는 단순한 정당 대결이 아니라, 민주당 표 분산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공화당 후보들이 얼마나 결집할 수 있는지, 그리고 생활비 불만을 누가 가장 설득력 있게 흡수하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릴 전망이다.

한편, 하비에르 베세라 후보의 약진은 한인들에게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베세라는 지난해 8월 16일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개최된 광복 80주년 경축식에 참석해 축사를 전하며 한인과의 유대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현 주지사 후보들 중 한인 커뮤니티 행사에 참석한 유일한 후보이기도 하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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