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낙태약 우편 배송 금지 판결…전국적 파장 커질 듯

병원·클리닉에서만 받을 수 있도록 판결
연방대법원으로 다시 올라갈 가능성 커져

낙태약 미페프리스톤. 자료사진.
미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낙태약 미페프리스톤의 우편 배송이 제한될 가능성이 커졌다.

뉴올리언스에 있는 제5연방순회항소법원은 1일, 미페프리스톤을 우편으로 처방·배송할 수 있도록 한 연방식품의약국의 규정을 막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 약은 병원이나 클리닉에서 직접 받아야 하는 방향으로 제한될 수 있다.

미페프리스톤은 임신 초기 낙태에 사용되는 약으로, 보통 또 다른 약인 미소프로스톨과 함께 사용된다. 미국에서는 낙태의 상당수가 수술이 아닌 약물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원격진료를 통해 처방받고 우편으로 약을 받는 사례도 많아졌다.

이번 소송은 루이지애나주가 제기했다. 루이지애나주는 낙태를 금지하고 있는데, 다른 주의 의료진이 원격진료로 약을 처방하고 우편으로 보내면 주의 낙태 금지법이 사실상 무력화된다고 주장했다.

항소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우편 배송이 계속 허용될 경우 루이지애나주의 낙태 금지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루이지애나주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낙태가 합법인 주에서도 원격진료를 통한 낙태약 처방과 우편 배송이 제한될 수 있어, 전국적으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낙태권을 지지하는 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판결이 낙태뿐 아니라 유산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병원 접근이 어려운 농촌 지역 주민, 저소득층, 장애인,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낙태 반대 단체들은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 이들은 우편 배송 방식의 낙태약 처방이 충분한 의료 감독 없이 이뤄질 수 있다며, 여성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대면 진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페프리스톤 제조사들은 이번 결정이 과학적 근거와 오랜 안전 사용 기록을 무시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제조사 측은 연방대법원에 긴급 구제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연방대법원은 2022년 낙태권을 보장했던 기존 판례를 폐기한 바 있다. 하지만 2024년에는 미페프리스톤 접근권을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다만 당시에는 소송을 제기한 낙태 반대 의사들에게 소송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을 뿐, 낙태약 규제 자체에 대한 최종 판단은 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이 다시 연방대법원으로 올라가면, 미국의 낙태약 접근권을 둘러싼 논쟁은 다시 큰 법적 쟁점이 될 전망이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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