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큐리뉴스 “구단의 정치적 영향력 끊어야”
오는 11월 3일 실시되는 산타클라라 시장 선거를 앞두고 지역 유력 일간지 머큐리뉴스가 데이비드 케르테스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시장 선거에 출마한 한인 케빈 박 현 시의원은 지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머큐리뉴스는 이와 함께 샌프란시스코 49ers가 막대한 선거자금을 투입해 산타클라라 시정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머큐리뉴스는 최근 발표한 편집위원회 사설에서 49ers의 정치적 영향력이 산타클라라 시의회 운영에 심각한 갈등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거 구단의 선거 지원을 받은 케빈 박과 캐런 하디 시의원이 이번 시장 선거에 출마한 점을 언급하며 이들이 구단으로부터 독립적인 시정을 펼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머큐리는 산타클라라에 필요한 것은 구단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기존 정치적 갈등을 해소할 새로운 리더십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시장 후보로 케르테스를 지지하고, 시의원 선거에서는 제2선거구 이본 인시아르테와 제3선거구 에릭 크러치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머큐리뉴스가 자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49ers는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산타클라라 시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총 1,310만 달러를 지출했다. 인구 약 13만 명의 지방도시 선거에 프로풋볼 구단이 거액의 정치자금을 투입한 것이다.
이 같은 선거자금 투입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10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49ers가 올해 산타클라라 선거에 지출한 금액은 260만 달러를 넘어섰다. 구단은 시장 후보 게리 페라리스와 제2선거구 시의원 후보 킴벌리 윌리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다른 후보들에 반대하는 선거광고에도 자금을 사용하고 있다.
머큐리뉴스는 49ers의 선거 개입이 단순한 정치적 지원을 넘어 시정부의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특히 산타클라라 카운티 시민대배심이 2022년과 2024년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하며 리바이스 스타디움 운영 계약과 감독 과정에서 시정부가 구단에 지나치게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22년 시민대배심 보고서에서는 케빈 박과 캐런 하디 등이 포함된 시의회 다수파가 구단 로비스트들과 접촉하고, 관련 논의 내용을 충분히 공개하지 않은 채 구단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머큐리뉴스는 이러한 과거 행적을 근거로 케빈 박과 캐런 하디가 구단으로부터 독립적인 시장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두 후보 모두 이번 시장 선거에서는 49ers의 공식 지원을 받지 못했지만, 과거 시의원 선거에서 구단의 대규모 지원을 받았다는 점이 사설의 주요 비판 대상이 됐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49ers는 2024년 케빈 박의 시의원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약 58만3,000달러를 지출했다. 캐런 하디 역시 2022년 시의원 선거에서 약 63만8,000달러의 구단 측 선거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도됐다.
다만 케빈 박은 자신의 선거운동 자료를 통해 49ers를 포함한 특수이익단체로부터 직접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올해 시장 선거에서는 구단 관계자들이 다른 후보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며 출마 철회를 요청했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49ers가 선거 후보를 직접 선택하거나 출마 여부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리바이스 스타디움 운영을 감독하는 조직에 독립적인 전문가를 참여시키고, 모든 외부 단체의 독립적 선거자금 지출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머큐리뉴스가 지지한 케르테스는 기술기업 영업 임원 출신으로, 현재 시의회에 소속돼 있지 않다. 신문은 그가 49ers의 정치적 지원이나 기존 시의회 내 반대 진영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케르테스는 구단과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되 리바이스 스타디움 운영에 대한 독립적인 감독과 투명한 회계 공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독립적인 윤리 담당관을 도입하고 경기장 운영이 산타클라라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하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정 분야에서는 엔비디아와 같은 대기업에 적용되는 사업세 상한선을 폐지해 시정부의 세수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첫 주택 구매자를 위한 타운하우스와 콘도 공급 확대, 1960년대 재개발 과정에서 사라진 산타클라라 구도심 복원 등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머큐리뉴스는 케르테스가 시의원 경력은 없지만 기업 경영 경험과 독립적인 입장을 바탕으로 시의회의 오랜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49ers가 올해 시장 후보로 지원하는 게리 페라리스에 대해서는 공공시설 개선 사업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면서도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구단이 공공부문 노동조합과 정치적으로 연대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시정 운영을 추진하려 한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다만 이는 머큐리뉴스 사설의 평가로, 구단과 노동조합 사이의 부적절한 거래가 입증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49ers 측은 자신들이 지원하는 후보들이 산타클라라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고 재정을 책임 있게 관리하며 도시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추진할 인물들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리바이스 스타디움이 최근 2년 동안 시 일반회계에 3,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제공했다며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케빈 박과 케르테스를 비롯해 캐런 하디, 캐시 와타나베, 게리 페라리스, 마이크 윌트버거 등 6명이 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임기 제한으로 물러나는 리사 길모어 현 시장의 후임을 선출하는 선거로, 결선투표 없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