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투표·시의회 승인 거쳐 최종 확정
산호세 시정부가 수개월간 이어진 공무원 노조와의 임금 협상 끝에 잠정 합의에 도달하면서 대규모 파업 위기를 넘겼다. 이번 합의에는 향후 3년간의 임금 인상과 일시금 지급,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직원 보호 조치 등이 포함됐다.
산호세 시정부와 시 공무원 노동조합인 미국지방정부공무원노조 산하 지방조직 101 및 전문기술직노조 지방조직 21은 지난 8일 새로운 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양측은 9일 합의 사실을 공식 발표했으며, 이번 계약은 정규직과 시간제 직원을 포함해 약 4,500명에게 적용될 예정이다.
산호세 시정부와 노조가 마련한 잠정 합의안의 핵심은 3년간 매년 3%씩 임금을 인상하는 것이다. 여기에 직원들의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연간 기본급의 1%에 해당하는 일시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계약 마지막 해인 3년 차에는 시정부의 재정 상황이 일정 기준을 충족할 경우 추가로 1%의 임금을 인상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기본 임금 인상 외에도 시 재정 여건에 따라 추가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번 협상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부분은 인공지능 기술 도입에 따른 근로자 보호 조치다. 합의안에 따르면 시정부는 직원의 채용과 해고, 승진, 징계 등을 결정할 때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판단만을 유일한 근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이는 시정부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행정 업무를 자동화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부당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노조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기술 도입에 따른 행정 효율성과 근로자 보호 사이에서 일정한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산호세 시정부와 노조의 갈등은 올해 2월 시작된 단체협약 협상 과정에서 본격화됐다. 기존 계약은 6월 말 만료됐지만 임금 인상 수준을 놓고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상이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졌다.
시정부는 당초 3년간 총 9%의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실리콘밸리의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상승을 고려할 때 충분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특히 직전 계약에서 적용된 15%의 임금 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더 높은 수준의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커지자 노조원 수천 명은 지난 8월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파업을 승인했다. 실제 파업이 진행될 경우 산호세의 공공시설 운영과 각종 행정서비스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잠정 합의로 파업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산호세 시정부도 합의 발표를 통해 파업에 따른 시 행정서비스 중단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노조가 요구했던 임금 인상 수준이 모두 반영된 것은 아니다. 노조 측은 이번 합의가 직원들의 처우와 고용 안정성을 개선하는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높은 생활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산호세 시정부 역시 재정 부담을 안고 있다. 시는 올해 약 55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편성하면서 약 5,000만 달러의 재정 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예비비를 사용하고 일부 공공서비스 지출을 축소했다. 앞으로 2개 회계연도에도 각각 1,000만 달러 이상의 적자가 예상돼 임금 인상에 따른 재정 부담이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잠정 합의는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노조원들의 비준 투표와 산호세 시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공식 단체협약으로 효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최종 승인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파업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협상은 실리콘밸리의 높은 생활비와 지방정부의 재정 압박, 인공지능 도입에 따른 고용 불안이 동시에 반영된 사례로 평가된다. 산호세 시정부가 향후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공공서비스의 질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주요 과제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