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케빈 박 지원…올해는 다른 후보 지지
프로 미식축구팀인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가 오는 11월 3일 실시되는 산타클라라 시장 및 시의원 선거에 260만 달러가 넘는 정치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프로 스포츠 구단의 지방선거 영향력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특히 시장 선거에 출마한 한인 케빈 박 현 시의원도 과거 포티나이너스의 정치자금 지원을 받은 이력이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역 언론과 선거자금 공개자료에 따르면 포티나이너스 관련 기업들은 시장 선거와 시의회 2지구 선거를 지원하는 독립정치위원회에 지난 9월 말까지 총 262만5,823달러를 제공했다. 이 자금은 특정 후보의 당선을 지원하거나 경쟁 후보를 반대하는 광고, 우편 홍보물, 여론조사 등에 사용되고 있다.
포티나이너스가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시장 후보는 게리 페라리스다. 구단 관련 정치위원회에는 약 187만 달러가 투입됐으며, 경쟁 후보인 캐시 와타나베와 데이비드 커티스를 반대하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페라리스는 산타클라라시에서 시설 유지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경력이 있다.
시의회 2지구 선거에서는 킴벌리 윌리엄스 후보를 지원하고 이본 인시아르테 후보를 반대하고 있다. 이 선거에 투입된 구단 관련 자금은 약 75만3천 달러다. 10월 1일까지 공개된 자료에는 윌리엄스 지지를 위한 독립지출 최소 27만137달러, 인시아르테 반대 지출 2만5,288달러가 기록됐다.
윌리엄스 후보는 이러한 지원을 직접 요청하지 않았으며 지출을 통제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또 외부 자금이 자신의 선거운동과 구단의 관계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포티나이너스 측은 주거비 부담 완화와 시 재정의 책임 있는 관리를 추진할 후보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시장직에 도전한 한인 케빈 박 후보와 포티나이너스의 관계다. 박 후보는 현재 산타클라라 시의회 4지구를 대표하고 있으며, 2024년 시의원 재선 당시 포티나이너스가 지원한 후보 가운데 한 명이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포티나이너스는 2024년 박 후보의 시의원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약 58만3천 달러를 지출했다. 그러나 올해 시장 선거에서는 박 후보가 아닌 페라리스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확인된 포티나이너스 측 시장 선거 정치위원회의 공식 지원·반대 대상에 박 후보는 포함되지 않았다.
박 후보는 지난 9월 27일 열린 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포티나이너스가 유권자 대신 선거 후보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구단의 선거 개입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는 과거 구단의 독립정치위원회로부터 선거 지원을 받았던 이력과 함께 주목되는 대목이다. 다만 과거의 독립지출은 박 후보 캠프가 직접 기부금을 받은 것과는 구별해야 한다.
이번 시장 선거에는 박 후보와 페라리스 후보 외에도 캐런 하디, 데이비드 커티스, 캐시 와타나베, 마이크 윌트버거 등 모두 6명이 출마했다. 9월 25일 기준 박 후보의 선거운동 자금은 본인 대여금 2,100달러를 포함해 총 5,501달러로 신고됐다. 이는 구단이 지원하는 페라리스 후보의 독립정치위원회 자금과 큰 차이를 보인다.
포티나이너스의 정치자금 투입은 산타클라라시에 홈구장인 리바이스 스타디움이 위치한다는 점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경기장 운영과 공연 개최, 재정 관리 등을 둘러싸고 구단과 시정부 사이에는 오랫동안 갈등이 이어져 왔다.
2022년 산타클라라 카운티 민사 대배심은 포티나이너스가 지원한 일부 시의원들의 의사결정과 구단 관계자들과의 접촉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당시 보고서는 구단의 이익에 유리한 시의회 표결과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문제를 지적했다. 다만 정치자금 지원 사실만으로 개별 후보의 위법행위나 대가성 관계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선거는 현직 리사 길모어 시장의 임기 종료에 따라 새로운 시장을 선출하는 선거다. 포티나이너스의 대규모 정치자금 지원이 계속되는 가운데, 구단과 시정부의 관계 및 외부 정치자금의 역할이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