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사상 최대 IPO로 월가 상륙…머스크 ‘1조 달러 부자’ 시대 열었다

나스닥 데뷔 첫날 시총 2조 달러 돌파
스타링크·AI·우주 인프라 기대감에 투자자 몰려

성공적 IPO로 지난 12일 나스닥에 상장된 스페이스 X. 사진 = 나스닥.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위성통신 기업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를 통해 월가에 공식 입성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 나스닥에서 티커 ‘SPCX’로 거래를 시작했으며, 첫 거래일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웃돌며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넘어섰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번 IPO를 통해 750억 달러를 조달했으며, 이는 2019년 사우디 아람코의 기록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상장이다.

스페이스X 공모가는 주당 135달러로 책정됐다. 첫 거래는 150달러에서 시작됐고, 장중 한때 170달러대를 넘어선 뒤 160.95달러로 마감했다. 첫날 종가 기준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약 2조1천억 달러로 평가됐으며, 이는 미국 상장사 가운데서도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상장은 단순한 우주기업 IPO를 넘어 ‘머스크 제국’의 확장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인공지능 인프라 사업을 한 회사 안에 묶은 형태로 투자자들에게 제시됐다. 회사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IPO 자금을 AI 컴퓨팅 인프라 확대, 발사 인프라와 발사체 개선, 위성군 증설, 일반 기업 운영 자금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의 핵심 성장 동력은 스타링크다. 회사는 위성 인터넷과 모바일 연결 사업을 통해 전 세계 통신 사각지대와 기업·정부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제출 자료에서 스페이스X는 2025년 매출을 187억 달러로 제시했고, 이 가운데 연결성 사업 부문, 즉 스타링크 기반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대감만큼 위험도 크다. 스페이스X는 아직 안정적인 순이익을 내는 기업은 아니다. 회사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순손실은 49억3,700만 달러였고, 2026년 1분기에도 42억7,6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결손도 2026년 3월 말 기준 413억 달러를 넘었다. 즉, 투자자들은 현재의 실적보다 스타링크 확장, 스타십 개발, AI 인프라 사업, 장기적인 우주 경제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는 셈이다.

일론 머스크 개인에게도 이번 IPO는 중대한 전환점이 됐다. 로이터는 스페이스X 상장으로 머스크의 순자산이 약 1조1천억 달러로 평가되며 세계 최초의 ‘조 달러 부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 제출 자료에 따르면 머스크는 상장 이후에도 보통주와 의결권 구조를 통해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한다. 공모 후 기준으로 머스크의 의결권은 약 84.4%로 제시됐다.

이번 IPO는 머스크에 대한 시장의 신뢰와 논란을 동시에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으로 키운 머스크의 실행력과 스페이스X의 로켓 재사용 기술, 스타링크의 글로벌 확장성에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했다. 반면 그의 정치적 발언, X 인수 이후의 논란, 테슬라 실적 둔화와 지배구조 문제 등은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 있다. 로이터는 시장 일각에서 스페이스X의 높은 평가액을 전통적인 실적 기준이 아니라 ‘일론 머스크 프리미엄’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도 이례적으로 컸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IPO 배정 물량의 약 20%가 개인 투자자에게 돌아갔다. 일반적인 대형 IPO보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편으로, 테슬라 투자자층과 머스크 팬덤이 스페이스X 상장 열기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월가는 스페이스X의 첫 거래를 성공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상장 초기 변동성에는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첫날 거래량은 5억 주를 넘었고, 주가가 공모가 대비 큰 폭으로 오르면서 단기 차익 실현 매물과 추가 매수세가 맞부딪힐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스페이스X가 아직 흑자 기업이 아니라는 점, 매출 대비 시가총액이 매우 높다는 점은 향후 실적 발표 때마다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스페이스X의 상장은 우주 산업이 더 이상 정부 프로젝트나 벤처투자 영역에 머물지 않고, 공개 자본시장의 핵심 투자 대상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동시에 이번 IPO는 일론 머스크 개인의 영향력이 테슬라와 X를 넘어 우주, 통신, 인공지능 인프라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상징한다.

앞으로 관건은 스페이스X가 시장의 기대만큼 빠르게 수익성을 입증할 수 있느냐다. 스타링크 가입자 확대, 스타십 상업화, AI 컴퓨팅 인프라 사업의 수익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스페이스X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함께 미국 증시의 핵심 기술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반대로 막대한 투자 비용과 머스크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사상 최대 IPO라는 화려한 출발은 곧바로 고평가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저작권자 © SF Bay News Lab,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광고문의 ad@baynewslab.com

Related Posts

의견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