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츠, 로비 레이·아라에즈 보내고 유망주 4명 확보

샌디에이고·필라델피아와 연쇄 트레이드
올스타 선발과 타격 선두 내주고 미래 선택
마르케스 등 상위권 투수 유망주 대거 영입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 된 로비 레이(왼쪽)와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하게 된 루이스 아라에즈. 베이뉴스랩 포토뱅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트레이드 마감일을 맞아 선발진의 에이스 로비 레이와 내셔널리그 타격 선두 루이스 아라에즈를 동시에 내보내는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에 나섰다.

자이언츠는 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왼손 선발투수 레이를 보내고 오른손 투수 미겔 멘데스와 내야수 조니엘 에르난데스를 영입했다. 이어 필라델피아 필리스에는 아라에즈와 오른손 불펜투수 케일럽 킬리언을 내주고 오른손 투수 유망주 라몬 마르케스와 마티 게어를 받았다.

자이언츠는 이로써 올스타 선발투수와 내셔널리그 타격왕 경쟁을 벌이던 주전 2루수를 한꺼번에 정리하는 대신, 투수 3명과 17세 내야수 한 명을 확보했다. 전날 선발투수 타일러 말리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트레이드한 데 이어 레이와 아라에즈까지 이적시키면서, 남은 시즌 성적보다 미래 전력과 팜 시스템 강화에 무게를 둔 방향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도 자이언츠가 이번 트레이드 마감일에 가장 가치가 높은 자산들을 활용해 부족했던 마이너리그 투수진을 보강했다고 평가했다.

샌디에이고로 향하는 레이는 올 시즌 자이언츠 선발진을 사실상 이끌어 온 투수다. 레이는 22경기 가운데 21경기에 선발 등판해 122.2이닝을 소화하며 10승 6패, 평균자책점 3.08, 탈삼진 107개, 이닝당 출루 허용률 1.29를 기록했다.

레이는 자이언츠에서 뛴 2024년부터 2026년까지 61경기 가운데 60경기에 선발 등판해 24승 16패, 평균자책점 3.54를 남겼다. 335.2이닝 동안 탈삼진 336개를 잡으며 부상에서 돌아온 뒤 자이언츠 선발진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2021년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레이는 2024년 1월 미치 해니거, 앤서니 데스클라파니가 포함된 트레이드를 통해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팔꿈치 수술 재활을 마친 뒤 2024년 후반기에 복귀했고, 2025년에는 32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하며 개인 통산 두 번째 올스타에 선정됐다.

올 시즌에는 주무기인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에 싱커 구사 비율을 높여 더 적은 투구 수로 아웃카운트를 잡는 모습을 보였다. 34세인 레이는 2026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을 예정이어서, 자이언츠는 계약 만료를 앞둔 베테랑 선발을 활용해 상위권 유망주 2명을 확보했다.
트레이드 마감일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 된 좌완 투수 로비 레이. 베이뉴스랩 포토뱅크.
자이언츠가 레이의 대가로 받은 핵심 선수는 24세 오른손 투수 멘데스다. 트레이드 발표 당시 MLB.com이 선정한 샌디에이고 구단 유망주 순위 4위에 올라 있던 멘데스는 올 시즌 더블A 샌안토니오에서 11경기, 하이A 포트웨인에서 한 경기에 등판했다.

멘데스는 두 팀에서 합계 12경기에 출전해 35.2이닝을 던지며 2승 2패, 평균자책점 4.79, 탈삼진 39개, 이닝당 출루 허용률 1.40을 기록했다. 통산 마이너리그 성적은 101경기 16승 20패, 평균자책점 4.52이며, 79차례 선발 등판해 328.2이닝 동안 368개의 삼진을 잡았다.

도미니카공화국 산후안데라마과나 출신인 멘데스는 2021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선수로 샌디에이고와 계약했다. 2025년 미드웨스트리그 포스트시즌 올스타에 선정됐고, 같은 해 7월 미드웨스트리그 이달의 투수, 2024년 7월에는 캘리포니아리그 이달의 투수에 뽑혔다. 빠른 공과 슬라이더의 위력이 강점으로 평가되며, 선발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과 불펜 전환 가능성을 모두 갖춘 자원이다.

함께 자이언츠로 이적한 에르난데스는 만 17세의 장기 육성형 내야수다. 트레이드 발표 당시 샌디에이고 유망주 순위 9위에 올라 있었으며, 프로 첫 시즌인 올해 도미니칸 서머리그 미드시즌 올스타에 선정됐다.

에르난데스는 파드리스 골드 소속으로 41경기에 출전해 155타수 47안타, 타율 3할3리, 38득점, 2루타 15개, 3루타 2개, 홈런 4개, 43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는 0.927에 달했다.

쿠바 아바나 출신인 에르난데스는 올해 1월 샌디에이고와 계약했다. 계약 당시 MLB.com이 선정한 국제 아마추어 유망주 전체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루키리그 단계에 있지만 타격 능력과 장타 잠재력, 주루 능력을 두루 갖춘 내야수로 평가된다.

자이언츠는 필라델피아와의 트레이드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투수 유망주를 확보했다. 이번 거래의 핵심인 마르케스는 필라델피아 구단 유망주 순위에서 MLB.com과 베이스볼 아메리카 기준 4위, 팬그래프 기준 3위에 올라 있었다. 팬그래프는 마르케스를 메이저리그 전체 유망주 67위로 평가했다.

20세인 마르케스는 올 시즌 하이A 저지쇼어에서 6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했다. 30이닝 동안 탈삼진 46개를 잡았고 상대 타율을 1할1푼5리로 억제했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은 0.67에 불과했다.

싱글A 클리어워터에서도 6경기 가운데 5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86, 탈삼진 47개를 기록했다. 두 레벨을 합하면 12경기 59이닝에서 6승 1패, 평균자책점 1.68, 탈삼진 93개다.

마르케스는 올 시즌에만 세 차례 리그 이주의 투수에 선정됐다. 5월에는 플로리다 스테이트리그 이주의 투수로 뽑혔고, 하이A 승격 후인 6월과 7월에도 같은 상을 받았다.

마이너리그 통산 26경기 가운데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9승 4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114이닝 동안 탈삼진 165개를 잡았으며, 상대 타율 1할9푼8리와 이닝당 출루 허용률 1.03, 9이닝당 탈삼진 13.03개를 기록하고 있다.

마르케스는 2025년 1월 19세의 나이로 필라델피아와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체결했다. 이적 직후 MLB Pipeline의 자이언츠 유망주 순위에서 7위에 오르며 이번 트레이드에서 샌프란시스코가 확보한 가장 가치가 높은 자원으로 평가됐다.

23세 오른손 불펜투수 게어도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갖췄다. 게어는 최근 하이A 저지쇼어로 승격된 뒤 두 차례 구원 등판에서 3이닝 무실점과 탈삼진 8개를 기록했다.

승격 전 싱글A 클리어워터에서는 28경기에 모두 구원 등판해 2승 3패,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33이닝 동안 탈삼진 58개를 잡았으며 상대 타율은 1할5푼9리, 이닝당 출루 허용률은 1.18이었다. 당시 기록한 43%의 탈삼진 비율은 30이닝 이상을 던진 플로리다 스테이트리그 투수 가운데 가장 높았다.

게어는 202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필라델피아의 13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마이너리그 통산 54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했으며, 63이닝 동안 106개의 삼진을 잡았다. 통산 9이닝당 탈삼진은 15.14개로, 제구가 안정될 경우 강한 구위를 앞세운 불펜 자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필리스로 이적한 루이스 아라에즈. 베이뉴스랩 포토뱅크.
필라델피아로 떠나는 아라에즈는 자이언츠가 올 시즌을 앞두고 1년 1,200만 달러 계약으로 영입한 선수다. 아라에즈는 105경기에 출전해 내셔널리그 1위인 타율 3할2푼4리를 기록했고, 메이저리그 전체 2위에 해당하는 136개의 안타를 생산했다.

아라에즈는 2루타 23개, 3루타 7개, 홈런 4개, 43타점, OPS 0.800을 기록하며 2026년 올스타에 선정됐다. 통산 네 번째 올스타 선정이었으며, 메이저리그 최저인 4.5%의 삼진율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보여줬다.

특히 과거 약점으로 지적됐던 2루 수비에서도 크게 발전했다. 자이언츠 코치 론 워싱턴의 지도를 받으며 올 시즌 2루수로 수비 아웃 기여도 +10을 기록했다. 이는 당시 메이저리그 전체 모든 포지션을 합쳐 공동 9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아라에즈는 통산 세 차례 타격왕에 올랐으며, 필라델피아에서도 내셔널리그 타격왕 경쟁을 계속하게 됐다. 장타보다는 정교한 타격과 출루 능력을 앞세우는 아라에즈의 합류는 포스트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필라델피아 타선에 안정감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킬리언은 올 시즌 자이언츠 불펜에서 팀 내 가장 많은 45경기에 등판해 3승 6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44.1이닝을 던졌으며 11차례 세이브 기회 가운데 8세이브를 올렸다. 6월부터는 마무리 역할도 맡았지만 경기별 기복을 보였다.

자이언츠는 두 트레이드를 통해 당장 선발진과 타선, 불펜에서 핵심 역할을 맡던 선수들을 잃었다. 레이와 말리가 빠진 선발진에서는 젊은 투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전망이다. 아라에즈가 맡았던 2루수 자리 역시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케이시 슈미트가 아라에즈의 뒤를 이을 유력한 2루수 후보였지만 왼쪽 무릎 반월상연골 수술을 받아 남은 시즌 복귀가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오슬레이비스 바사베, 네이트 퍼먼, 크리스천 코스 등이 2루수 출전 기회를 나눠 가질 가능성이 있다.

자이언츠는 레이와 아라에즈라는 검증된 올스타 선수들을 내보냈지만, 멘데스와 마르케스라는 상위권 선발 유망주를 동시에 확보했다. 여기에 강한 탈삼진 능력을 갖춘 게어와 성장 잠재력이 큰 17세 내야수 에르난데스까지 영입하면서 팜 시스템의 투수층과 장기적인 야수 자원을 함께 보강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자이언츠가 단순히 계약 만료를 앞둔 베테랑들을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선발진을 구성할 수 있는 젊은 투수들을 집중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레이와 아라에즈의 공백으로 남은 시즌 메이저리그 전력이 크게 약화된 만큼, 새로 영입한 유망주들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느냐가 이번 선택의 성패를 좌우하게 됐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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