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사이클로스포라 감염 72명 추가 확인…원인 식품 추적

FDA, 새 집단감염 조사 착수…발생 지역은 비공개
테일러팜스 상추 관련 감염과는 별개 사례로 분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료사진.
미국에서 심한 설사와 복통 등을 일으키는 기생충 ‘사이클로스포라’ 집단감염 사례가 추가로 확인돼 연방 보건당국이 원인 식품을 추적하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22일 식품 매개 질환 조사 목록에 새로운 사이클로스포라 집단감염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집단감염과 관련해 현재까지 72명의 환자가 확인됐으며, 조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

FDA는 아직 감염과 관련된 식품이나 제품을 특정하지 못했다. 환자들이 발생한 주와 발병 시기, 입원자 수 등 구체적인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환자들이 공통으로 섭취한 식품과 유통 경로를 확인하기 위한 추적조사에 착수했다.

FDA는 충분한 역학적·유통망 증거가 확보되기 전까지 특정 업체나 제품명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제품 회수 조치나 섭취 금지 권고도 발표되지 않았다.

이번에 확인된 72명 규모의 집단감염은 최근 테일러팜스의 빙산상추와 관련해 발생한 대규모 사이클로스포라 감염 사태와는 별개의 사례다. 연방 및 주 보건당국은 여러 개의 사이클로스포라 감염 집단을 각각 조사하고 있다.

앞서 CDC와 FDA는 인디애나, 켄터키, 미시간, 오하이오, 웨스트버지니아 등 5개 주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을 멕시코 중부에서 생산된 잘게 썬 빙산상추와 연관된 사례로 분류했다.

해당 집단감염에서는 1천644명 이상이 감염되고 94명이 병원에 입원했으며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조사 대상 환자 상당수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타코벨 매장에서 식사했으며, 식품 섭취 기록을 분석한 환자의 약 90%가 빙산상추를 먹었다고 답했다.

유통망 추적 결과 문제가 된 상추는 멕시코 과나후아토주의 테일러팜스 드 멕시코 시설에서 공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테일러팜스는 17일 멕시코 중부에서 생산한 빙산상추를 미국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회수했다.

회수 대상에는 월마트에서 판매된 ‘마켓사이드’ 브랜드 빙산상추와 잘게 썬 상추를 비롯해 식당과 식품서비스 업체에 공급된 제품들이 포함됐다. 다만 FDA는 상추 제품 검사 과정에서 한때 양성으로 발표했던 결과를 재검토한 뒤 ‘위양성’으로 정정했다.

FDA는 제품 검사에서 기생충이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환자들의 식품 섭취 기록과 유통망 추적 결과가 특정 공급업체로 모이고 있다며 상추와 집단감염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사이클로스포라는 ‘사이클로스포라 카예타넨시스’라는 미세한 기생충에 의해 발생한다. 사람의 배설물에 오염된 물이나 식품을 섭취할 경우 감염될 수 있으며, 미국에서는 상추와 바질, 고수, 라즈베리 등 신선 농산물과 관련된 집단감염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대표적인 증상은 물 같은 설사와 식욕 감퇴, 체중 감소, 복부 경련, 복부 팽만, 가스, 메스꺼움, 피로 등이다. 증상은 오염된 식품이나 물을 섭취한 뒤 평균 일주일 정도 후 시작되지만, 이르면 이틀 또는 2주 이상 지난 뒤 나타날 수도 있다.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며칠에서 한 달 이상 이어질 수 있으며, 잠시 호전됐다가 다시 나타나는 재발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하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심해지거나 장기간 지속될 위험이 더 크다.

CDC는 사이클로스포라 감염이 의심될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일반적인 대변 검사에는 사이클로스포라 검사가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의료진에게 해당 기생충 검사를 구체적으로 요청해야 할 수도 있다. 감염 치료에는 일반적으로 트리메토프림과 설파메톡사졸을 결합한 항생제가 사용된다.

보건당국은 신선한 농산물을 먹거나 조리하기 전에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고, 화장실 사용 후와 음식 준비 전에는 비누와 물로 손을 씻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알코올 성분의 손 소독제만으로는 사이클로스포라를 충분히 제거하지 못할 수 있다.

다만 농산물을 물로 씻는 것만으로 기생충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CDC는 가열이 가능한 농산물은 내부 온도가 화씨 158도, 섭씨 70도 이상이 되도록 조리하면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FDA는 새로 확인된 72명의 환자들이 어떤 제품을 공통으로 섭취했는지와 해당 식품의 생산·가공·유통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원인 식품이 확인되면 제품명과 판매 지역, 회수 여부 등 추가 정보가 발표될 전망이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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