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1년 새 28% 이상 급등, 생활비 부담 확대
실질임금도 하락…중간·저소득층 소비 압박 커져
이란과의 전쟁 장기화가 미국 경제를 다시 물가 불안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고 AP가 12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에너지 가격 급등이 휘발유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년 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이미 높은 생활비에 지친 미국 가계에는 또 한 번의 부담이 더해지는 모습이다.
미 노동부가 12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상승했다. 이는 3월의 3.3%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으로, 3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전월 대비로는 0.6% 올랐다. 2월 말 전쟁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됐던 3월의 전월 대비 상승률 0.9%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물가 압력이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큰 원인은 휘발유 가격이었다. 4월 휘발유 가격은 한 달 전보다 5.4%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하면 28% 이상 상승했다. 미국자동차협회가 집계한 화요일 기준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달러 50센트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약 44% 높은 수준이다. 주유비 부담이 빠르게 커지면서 출퇴근과 장거리 이동이 잦은 가계일수록 체감 압박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다만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흐름을 보였다. 4월 근원 물가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2.8% 상승했다. 이는 에너지발 가격 충격이 아직 다른 상품과 서비스 전반으로 넓게 번지지는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식료품 가격도 3월보다 0.7% 올랐고, 전월에 소폭 하락했던 육류 가격이 다시 상승하면서 장바구니 부담 역시 커졌다.
문제는 물가 상승이 임금 증가분을 잠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물가를 반영한 4월 평균 시간당 임금은 1년 전보다 0.3% 하락했다. 실질임금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헤더 롱 네이비 페더럴 크레디트 유니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지금 미국 경제의 핵심 부담”이라며 “중산층과 저소득층 가계가 지출을 줄이고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물가 상승은 정치적 파장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생활비 부담은 오는 11월 3일 선거에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유권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 장악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게 된다. 고물가와 실질임금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은 집권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도 신중해졌다. 올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이란과의 전쟁이 얼마나 길어질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다른 품목으로 확산될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서둘러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다.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가 이번 주 상원 인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쟁과 물가 불안 속에서 그가 실제로 금리 인하를 밀어붙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기업들도 이미 소비 위축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 키친에이드와 메이태그 가전제품을 만드는 월풀은 최근 분기 매출이 약 1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전쟁으로 인해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며 업계가 “침체 수준의 하락”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소비자들의 생활도 달라지고 있다. 아이오와주 에임스에 사는 31세 행정직 근로자 그레이스 킹은 식료품과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의류 지출을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아마존에서 한 달에 약 200달러어치 옷을 샀지만, 이제는 그런 소비를 중단했다. 킹은 “식료품부터 차에 넣는 기름까지 거의 모든 곳에서 압박을 느낀다”며 “필수적이지 않은 지출을 심하게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까지 차로 5분 거리지만 하루 두 차례 오가야 하고, 큰 쇼핑을 하려면 디모인에 있는 쇼핑몰까지 40분을 운전해야 한다고 했다. 휘발유 가격 상승은 단순히 주유소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일상 이동과 소비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는 셈이다.
미국 경제는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혼란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충격을 겪으며 2022년 6월 9.1%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인플레이션은 대체로 완화돼 왔지만, 연준 목표치인 2%에는 여전히 도달하지 못했다. 여기에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충격이 다시 더해지면서 미국 경제는 또 한 번 물가와 성장 사이의 어려운 균형점에 서게 됐다.
미 노동부가 12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상승했다. 이는 3월의 3.3%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으로, 3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전월 대비로는 0.6% 올랐다. 2월 말 전쟁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됐던 3월의 전월 대비 상승률 0.9%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물가 압력이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큰 원인은 휘발유 가격이었다. 4월 휘발유 가격은 한 달 전보다 5.4%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하면 28% 이상 상승했다. 미국자동차협회가 집계한 화요일 기준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달러 50센트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약 44% 높은 수준이다. 주유비 부담이 빠르게 커지면서 출퇴근과 장거리 이동이 잦은 가계일수록 체감 압박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다만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흐름을 보였다. 4월 근원 물가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2.8% 상승했다. 이는 에너지발 가격 충격이 아직 다른 상품과 서비스 전반으로 넓게 번지지는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식료품 가격도 3월보다 0.7% 올랐고, 전월에 소폭 하락했던 육류 가격이 다시 상승하면서 장바구니 부담 역시 커졌다.
문제는 물가 상승이 임금 증가분을 잠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물가를 반영한 4월 평균 시간당 임금은 1년 전보다 0.3% 하락했다. 실질임금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헤더 롱 네이비 페더럴 크레디트 유니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지금 미국 경제의 핵심 부담”이라며 “중산층과 저소득층 가계가 지출을 줄이고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물가 상승은 정치적 파장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생활비 부담은 오는 11월 3일 선거에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유권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 장악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게 된다. 고물가와 실질임금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은 집권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도 신중해졌다. 올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이란과의 전쟁이 얼마나 길어질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다른 품목으로 확산될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서둘러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다.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가 이번 주 상원 인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쟁과 물가 불안 속에서 그가 실제로 금리 인하를 밀어붙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기업들도 이미 소비 위축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 키친에이드와 메이태그 가전제품을 만드는 월풀은 최근 분기 매출이 약 1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전쟁으로 인해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며 업계가 “침체 수준의 하락”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소비자들의 생활도 달라지고 있다. 아이오와주 에임스에 사는 31세 행정직 근로자 그레이스 킹은 식료품과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의류 지출을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아마존에서 한 달에 약 200달러어치 옷을 샀지만, 이제는 그런 소비를 중단했다. 킹은 “식료품부터 차에 넣는 기름까지 거의 모든 곳에서 압박을 느낀다”며 “필수적이지 않은 지출을 심하게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까지 차로 5분 거리지만 하루 두 차례 오가야 하고, 큰 쇼핑을 하려면 디모인에 있는 쇼핑몰까지 40분을 운전해야 한다고 했다. 휘발유 가격 상승은 단순히 주유소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일상 이동과 소비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는 셈이다.
미국 경제는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혼란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충격을 겪으며 2022년 6월 9.1%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인플레이션은 대체로 완화돼 왔지만, 연준 목표치인 2%에는 여전히 도달하지 못했다. 여기에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충격이 다시 더해지면서 미국 경제는 또 한 번 물가와 성장 사이의 어려운 균형점에 서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