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3타점 3루타도 못 지켰다…답 없는 자이언츠 불펜

6-2 리드 잡고도 7~9회 7실점 붕괴
이정후, 만루서 싹쓸이 3루타 폭발
마무리 킬리언 0.2이닝 4실점 패전 멍에

만루 상황에서 3타점 3루타로 팀에 리드를 안긴 이정후. 하지만 불펜이 3이닝 동안 무려 7실점을 자이언츠는 애슬레틱스에 승리를 내줬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또다시 불펜 문제에 발목을 잡혔다. 이정후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뒤집는 3타점 3루타를 터뜨렸고, 빅터 베리코토가 이틀 연속 대형 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자이언츠 불펜은 4점 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자이언츠는 25일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서 6-9로 역전패했다. 6회 말까지 6-2로 앞섰지만, 7회 2실점, 8회 1실점, 9회 4실점으로 무너졌다. 경기 후반 3이닝 동안 불펜이 허용한 점수만 7점이었다. 애슬레틱스는 9회 초에만 4점을 뽑아 승부를 뒤집었고, 자이언츠는 베이 브리지 라이벌 3연전 스윕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선수는 이정후였다. 자이언츠가 1-2로 끌려가던 6회 말, 엘드리지의 볼넷, 슈미트의 안타, 아다메스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좌완 맷 크룩을 상대로 노볼 2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파울로 한 차례 버틴 뒤 우익수 방면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고, 로렌스 버틀러가 몸을 던졌지만 공은 글러브에 들어가지 않았다. 세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고, 이정후는 3루까지 질주했다. 이 한 방으로 자이언츠는 4-2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정후는 이날 4타수 1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안타는 하나였지만 경기의 가장 큰 장면을 만든 결정적 한 방이었다.
6회말 3타점 3루타를 치고 있는 이정후.
이틀 연속 홈런을 터트린 베리코토가 홈에서 이정후와 하이파이브를 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이어 베리코토가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분위기는 완전히 자이언츠 쪽으로 넘어오는 듯했다. 베리코토는 바뀐 투수 저스틴 스터너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전날 끝내기 홈런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이었다. 베리코토의 이날 홈런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비거리 445피트, 타구 속도 108.7마일을 기록했다. 자이언츠는 이정후의 3타점 3루타와 베리코토의 투런포를 묶어 6회에만 5점을 뽑았고, 6-2까지 앞서갔다.

하지만 이후부터 경기는 자이언츠 불펜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선발 랜든 루프는 6이닝 6피안타 2실점, 1볼넷, 6탈삼진으로 제 몫을 했다.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였다. 특히 6회에는 조나 하임의 타구를 등 뒤로 잡아낸 뒤 2루로 송구해 병살타를 완성하는 인상적인 수비까지 보여줬다. 루프가 내려갈 때만 해도 자이언츠는 4점 차 리드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7회부터 흐름이 급격히 흔들렸다. 라이언 워커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주자를 쌓았고, 에릭 밀러가 승계 주자 상황에서 셰이 랭겔리어스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6-4로 추격을 빌미를 제공했다. 8회에는 딜런 스미스가 제프 맥닐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6-5가 됐다. 9회에는 케일럽 킬리언이 마무리로 올라왔지만, 동점을 막지 못한 것은 물론 역전까지 허용했다. 하임의 동점 적시타, 버틀러의 역전 적시타, 맥스 먼시의 2타점 적시타가 이어지며 스코어는 순식간에 6-9가 됐다.
라이언 워커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에릭 밀러가 2실점을 허용하며 추격의 불씨를 제공했다.
9회 역전 적시타를 터트리고 있는 애슬레틱스의 로렌스 버틀러.
킬리언의 이날 등판은 특히 뼈아팠다. 킬리언은 0.2이닝 동안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 뒤 그의 시즌 성적은 2승 4패, 평균자책점 3.97로 떨어졌다. 불과 이틀 전인 6월 23일 애슬레틱스전에서는 9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5세이브를 올렸지만, 이날은 같은 상대를 상대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문제는 킬리언 개인의 하루 부진으로만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자이언츠 불펜은 올 시즌 내내 팀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자이언츠 불펜은 4월에는 평균자책점 3.19로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5월 4.11로 흔들렸고, 6월에는 6.38까지 무너졌다. 6월 상대 타율도 2할9푼8리에 달한다.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들며 불펜이 점점 더 무기력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불펜 전체 시즌 성적도 중하위권이다. 인사이드더펜 집계 기준 자이언츠 불펜은 6월 24일 기준 평균자책점 4.44, 리그 19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 수치는 이날 애슬레틱스전 3이닝 7실점이 반영되기 전 기록이어서, 이 수치가 포함될 경우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토니 바이텔로 감독도 경기 후 불펜 문제를 피하지 않았다. 그는 “최근 불펜 투수들이 스트라이크를 잘 던지고 있지만 오늘은 3이닝 동안 7실점을 허용했다”며 “빗맞은 안타 등 불운이 있기도 했지만 더 잘했어야 했다”고 불펜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틀 연속 홈런을 기록한 베리코토에 대해서 바이텔로 감독은 “그가 능력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며 “최근 이틀 동안 보여준 모습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우완 투수 상대로 더 많은 기회를 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럴 수 있다”고 했다. 성실한 훈련 태도, 팀을 위한 자세, 타석에서의 준비성을 함께 언급하며 베리코토가 단순한 좌완 상대 플래툰 옵션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자이언츠는 이날 경기에서 이정후의 결정력과 베리코토의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반면에 불펜이 여전히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며 불안함을 드러냈고 보였고 자이언츠가 지금 어디에서 무너지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적나라하게 보여준 경기였다.

한편, 홈에서 애슬레틱스에 스윕승을 거두지 못한 자이언츠는 내일부터 김하성이 뛰고있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최근 부진에 빠진 김하성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이정후와 어떤 대결을 펼칠지 한인 메이저리그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글·사진 =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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