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말희 시인의 ‘삶에 시향’] 오월 숲의 아침

오월 숲의 아침


이 비 그치면
창 밖 저 언덕배기 숲
새순을 팔랑 이는 나무들은
싱그러운 아침을 기지개 켜고
간밤의 안개비에 대하여 속삭이며
명랑한 새들을 불러 모으고
가지에 맺힌 비 구슬을 햇살에 영롱이겠네
첼로와 오카리나 멜로디가
고요한 우울과 잔잔한 기쁨으로 교차하는
나의 아침이
저들의 묵묵함을 헤아리지 못하듯
숲의 성자들
나의 심연을 바라 만 보고 있네
저 숲은
차가운 바람과 별빛
땡볕과 추위까지 모두 어울려
작은 나무들을 거목 되게 하는데
내 삶은
반복되는 허무와 방황
열정과 일상의 작은 기쁨으로 무얼 숙성시키는지
이 비 그치면
말갛게 얼굴 씻고
아침 새들의 자유로운 날개짓으로
나의 또 하루를 높이 날아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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