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말희 시인의 ‘삶에 시향’]  화무 花舞


화무 花舞


아낙네들 오고 가는 우물 속에
버들잎 몇 잎 떠 있듯
물빛 하늘 바람 속에
진분홍 꽃잎 수놓은 듯 나풀거린다

살포시 이는 바람을 향해
오이씨 버선 발끝 채이듯 오르고
좌르르 눕는 바람과 함께
열두 폭 치마 서둘러 여미는 듯하다

뿌리 깊은 곳에 든 시름은
줄기 속 수액으로 끌어올려
강물 위에 떠가는 수초처럼
한을 풀어 길게 흐르고 있다

애끓는 유월의 서름이
반원 부채 끝에 달린 매듭인 듯하고
꽃 춤사위 흐드러진 산사山寺
추녀 끝에 달린 풍경風景으로 그리움을탄다


*시와 함께 게재되는 사진은 강말희 시인이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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