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화맨’ 류현진 “유니폼, 12년 전에 비해 무척 좋아져”

훈련 합류 첫날부터 45구 불펜 투구…“잘 던졌다고 생각, 개막전 문제없어”
"MLB 공보다 살짝 묵직한 느낌, 감각 부분은 아직 그런 거 같아"

류현진이 23일(현지시간)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하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강산이 한 번 바뀐다는 10년보다 더 오랜 세월이 지나 한화 이글스에 돌아온 류현진(36)은 유니폼을 입을 때부터 달라진 한화를 실감했다.

류현진은 23일(현지시간) 일본 오키나와현 야에세 고친다 구장에서 한화 스프링캠프 합류 첫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12년 전에 비해서 유니폼이 무척 좋아졌다. 일단 가볍고, 편안하게 잘 늘어난다”고 미소를 보였다.

류현진은 불펜에서 던질 때는 정식 경기 유니폼을 입었다가 인터뷰는 주황색 민소매 훈련복을 입은 채 소화했다. 류현진이 만족감을 보인 민소매 훈련복은 한눈에 봐도 가벼웠고, 야구선수 가운데서도 당당한 체구를 자랑하는 그의 몸을 편안하게 감싸주고 있었다. 어쩌면 류현진이 유니폼마저 가볍게 느껴진 건, 그토록 기다렸던 친정팀 한화에 돌아왔기 때문일지 모른다.

류현진은 “팀 분위기가 굉장히 밝아졌다. 어린 선수가 많아졌고, 고참 선수가 합류했음에도 밝은 분위기에서 훈련한다. 운동장 분위기가 밝다”고 만족했다. 또한 “다들 정말 반갑게 맞아줬다.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진, 프런트 분들도 다 반갑게 맞아줘서 기쁜 마음으로 왔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12년 전 한화를 떠날 당시 ‘막내 가장’ 소리를 들었던 류현진은 이제 선수단에서 ‘형’이라고 부를 사람이 많지 않다. 베테랑 선수라면 그라운드 밖에서 가끔은 쓴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류현진은 “12년 만에 왔으니까 처음부터 나서진 않을 거다. 좀 지켜볼 것”이라며 “저도 일단 적응은 해야 하니까 천천히 지켜보겠다”고 미소를 보였다.

이날 류현진은 캠프 합류 첫날부터 2시간 넘게 훈련을 소화했고, 불펜에서는 45개의 공을 던졌다. 전력으로 투구한 건 아니지만, 겨울 동안 착실하게 운동하며 준비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류현진이 23일(현지시간)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불펜피칭 중 생각에 잠겨 있다.
불펜에서 처음 공을 잡자마자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던 류현진은 “미국 공보다는 살짝 묵직한 느낌이었다. 한국에서 훈련할 때 마지막쯤에는 그래도 KBO리그 공인구 몇 번 던지고 왔는데, 아무래도 아직 감각은 보완해야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오키나와 캠프 첫날부터 45개를 던진 류현진은 앞으로 한 차례 정도 더 불펜에서 구위를 점검할 참이다. 그다음 단계는 타자를 세워놓고 하는 라이브 피칭이고, 마지막으로 연습 경기에서 실전 감각을 완전히 깨워야 한다. 류현진은 “일단 계속 준비해왔기 때문에 던지는 건 전혀 문제없었다. 계속 실내에서 훈련하다 보니 빨리 야외에서 하려고 오늘 오자마자 던졌다.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투구 수가 적지 않고, 커터와 커브, 체인지업까지 변화구까지 모두 점검한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해오던 일정이다. 오늘이 또 마침 불펜에서 던지는 날이었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야구장에서 했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이 잡은 목표는 3월 23일 LG 트윈스와 개막전이다. 이제 투구 수를 늘려야 하는 류현진은 “시간은 많이 남았다. (투구 수를) 80개까지는 올릴 수 있을 거 같다. 한국에서도 65개를 던졌기에 전혀 무는 안 된다”면서 “지금 몸 상태라면 개막전 등판은 가능하다. 그때까지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승리나 평균자책점과 같은 시즌 목표를 정하지 않았다. 건강하게 마운드를 지키면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힘을 보태는 게 목표의 전부다. 류현진은 “앞으로 5일이나 6일에 한 번씩 계속 마운드에서 던지는 것만 생각하며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류현진이 훈련에 합류한 다음 날인 24일은 한화 팀 훈련이 없다. 특별한 개인 훈련 일정이 있느냐는 질문에 류현진은 “팀이 쉬면 선수는 쉬는 것”이라는 말로 ‘쉼표’를 강조했다. 이태양 등 친한 후배가 환영식 같은 걸 마련했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 숙소에 들어가 봐야 알겠다”며 기대에 찬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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