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켈리에 막힌 자이언츠…홈에서도 애리조나에 패배

메릴 캘리 7이닝 2실점, 시즌 5승째
자이언츠 4회 역전 뒤 5회 실책으로 흔들
바이텔로 “실수는 나오지만, 연속되면 어렵다”

랜든 루프는 이날 경기에서 7개의 삼진을 잡는 등 구위는 좋았지만 팀 수비가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역전 직후 찾아온 수비 난조를 넘지 못했다.

자이언츠는 25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2-6으로 패했다. 4회 말 라파엘 데버스의 2타점 2루타로 2-1 리드를 잡았지만, 곧바로 이어진 5회 초 수비에서 실책과 흔들림이 겹치며 흐름을 내줬다. 애리조나는 5회 3점, 6회 2점을 추가하며 경기를 뒤집었고, 자이언츠는 이후 추가 득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이날 자이언츠는 5안타 2득점에 그친 반면, 애리조나는 11안타로 6점을 뽑아냈다.

승리투수는 한국 프로야구 팬들에게도 익숙한 메릴 켈리였다. 켈리는 7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 볼넷 2개, 탈삼진 4개를 기록하며 시즌 5승째를 올렸다. 투구 수는 96개였다. 4회 데버스에게 2타점 2루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지만, 이후 자이언츠 타선을 다시 묶어냈다. 애리조나는 켈리가 마운드를 지킨 7이닝 동안 불펜 부담을 크게 줄였고, 켈리는 이날 경기의 실질적인 흐름을 지배했다.

켈리는 여느 KBO 출신 메이저리그 투수가 아니다. 그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에서 뛰며 4시즌 통산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2018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힘을 보탰고, 이후 애리조나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라섰다. 한국 무대에서 선발투수로 성장한 뒤 빅리그에서 자리를 잡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이날 오라클파크에서도 켈리는 큰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는 경험 많은 선발의 모습을 보여줬다.
4회 2루타를 친 아라에스.
아라에스에 이어 연속 2루타를 터트린 데버스.
자이언츠 선발 랜든 루프는 5이닝 7피안타 4실점, 자책점 2점, 볼넷 1개, 탈삼진 7개를 기록했다. 기록만 놓고 보면 완전히 무너진 등판은 아니었다. 실제로 경기 초반에는 힘 있는 공과 공격적인 승부로 애리조나 타선을 압박했다. 하지만 5회 수비 실책과 애리조나 타선의 집중력이 겹치면서 승부의 균형이 무너졌다.

경기 후 토니 바이텔로 감독도 5회 수비 실수를 가장 아쉬운 장면으로 짚었다. 바이텔로 감독은 “당연히 모든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싶다”며 “우리가 점수를 내고 리드를 잡았기 때문에 조금 더 활력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실수는 나오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그 실수를 제대로 다루고, 발생했을 때 감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텔로 감독은 이어 “실수는 이미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런 일이 연속해서 벌어지는 상황은 꽤 어렵다”고 했다. 특히 애리조나처럼 좋은 타선을 상대로는 실수 하나가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실수를 했다고 해서 상대 팀이 반드시 무언가를 해내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은 상대팀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자이언츠는 상대 실수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바이텔로 감독은 “우리에게도 상대가 실수한 상황이 몇 번 있었다. 하지만 병살타가 나오거나 다른 장면에서 우리가 그것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이언츠는 4회 역전 이후 공격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고, 득점권 기회에서도 결정타가 부족했다.
애리조나 선발투수 메릴 켈리. 7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5승째.
바이텔로 감독은 루프의 투구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는 견고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5회가 더 크게 무너질 수도 있었지만 어느 정도 피해를 줄인 면도 있다”며 “초반에는 좋은 순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투구 수가 다소 빠르게 늘어난 점은 아쉬움으로 남겼다. 루프는 탈삼진 7개를 잡아내며 구위 자체는 좋아 보였지만, 5회를 넘기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수비 장면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라모스와 이정후 등 외야수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좌익수로 투입된 케이시 슈미트가 바람의 영향을 받은 타구 처리에서 어려움을 겪은 장면에 대해 바이텔로 감독은 “오늘 바람이 까다로웠고, 어제와도 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슈미트는 출발 자체는 좋았다. 공을 향해 확신 없이 가는 모습은 아니었다”며 “오히려 바람 때문에 공이 예상보다 몸쪽으로 밀려 들어오면서 수비에서 손이 묶이는 듯한 장면이 됐다”고 했다.

윌리 아다메스의 수비에 대해서도 바이텔로 감독은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바이텔로 감독은 “그는 올해 이미 경기 하이라이트에 나올 만한 플레이를 충분히 해냈다”며 “평범한 타구 처리에서도 대부분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야수 중 가장 많은 타구를 받는 위치에 있으면 실수할 기회도 그만큼 많다”며 “그가 집중하고 있을 때는 정말 좋은 수비수다. 그는 우리 선수이고, 그가 우리 팀에 있어 기쁘다”고 감쌌다.

이날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한 데버스의 상태에 대해서는 큰 부상 가능성을 낮게 봤다. 바이텔로 감독은 “팔꿈치 위쪽에 맞았다. 팔꿈치에 직접 맞은 것보다 훨씬 낫다”며 “시속 97마일 정도 되는 공이 정통으로 맞은 만큼 내일 어떻게 느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금으로서는 내일 경기와 관련해 괜찮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자이언츠 입장에서는 패배의 구조가 뚜렷했다. 켈리에게 막힌 타선, 역전 직후 이어진 수비 실수, 그리고 상대 실수를 살리지 못한 공격의 비효율이 한꺼번에 겹쳤다. 한국 무대를 거쳐 메이저리그 선발로 자리 잡은 켈리는 이날 다시 한 번 자신의 안정감을 증명했고, 자이언츠는 리드를 잡은 뒤 경기를 지키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한 하루가 됐다.


글·사진 =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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