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변이 확산에 ‘부스터샷’ 논란…미 보건당국 “현 시점서 불필요”

미 보건 당국·화이자 화상 회의…WHO, 백신 불평등 공식 우려

이스라엘, 암 환자 등 일부 취약층 대상 '부스터샷' 접종 시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9 백신 접종.
인도발 델타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대한 추가 접종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백신 제조사인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부스터샷’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거듭 선을 그으며 필요성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여기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전세계적 백신 불균형을 이유로 ‘부스터샷’에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에선 선제적인 추가 백신 접종 입장을 밝히면서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미 보건 당국은 12일 화이자 핵심 관계자들과 화상 회의를 갖고 ‘부스터샷’ 문제를 논의했다. 보건후생부는 회의 직후 별도 성명을 내고 “현 시점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인들에게 ‘부스터샷’은 필요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지난 8일 화이자가 델타변이에 효과가 있는 백신을 개발하겠다며 ‘부스터샷’ 승인을 요청한 직후 질방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이 현 상황에선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재확인한 셈이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회의 직후 “흥미로운 회의였다”면서도 “결론은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부스터샷의 필요성 여부를 판단할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만큼 일부 취약층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접종하기로 한 이스라엘의 항체 형성 자료 등을 토대로 추이를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망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이날부터 면역력이 약한 성인들에 대한 코로나19 부스터샷 접종을 승인했다. 대상은 간 이식 수술을 받거나 항암 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암 환자 등으로, 접종 시기는 2회차 접종 8주후(최소 4주후)로 제시했다. 태국의 경우 이른바 ‘물백신’ 논란에 휩싸인 중국산 시노벡 백신을 접종한 의료진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부스터샷’을 이달 중 접종한다.
이스라엘에서 백신을 접종 중인 의료진.
NYT는 실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이 중증 변이에 감염되거나 입원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CDC가 부스터샷을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설사 접종이 승인된다 하더라도 노령층 등 취약층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지난해와 올해초 접종을 받은 요양원 입원자들이 우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는 미국인의 절반 가량만이 접종을 완료한 상황에서 부스터샷보다는 접종율을 높이는 데 우선 접종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감염학 전문가인 카를로스 델 리오 에모리대 교수는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부스터는 사람들이 백신을 맞는 것”이라며 “부스터샷 논의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CDC에 따르면 현재 미국인의 67.6%가 한 차례 이상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다.



WHO는 부스터샷 논의에 공개 우려를 표했다. 데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전 세계 백신 공급 격차가 여전히 매우 크다며 “일부 국가는 다른 국가가 보건 노동자와 취약 계층에게 백신을 접종하기도 전에 부스터 샷을 위해 수백만 회분을 주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19 백신 제조사들이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 부스터 샷을 공급하려 한다면서 그 사례로 화이자와 모더나를 지목하고, 이들 제약사에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에 대신 공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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