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 S·모델 X ‘생산 종료’…마지막 차량은 태극기와 함께 한국으로

프리몬트 공장 생산 종료…한국으로 마지막 여정
혁신의 상징에서 인공지능·로봇 중심 기업으로 전환

지난 8일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에서 열린 마지막 한국 인도분 모델 X 출고 기념행사 모습. 생산 종료를 앞둔 모델 X 차량에 태극기가 함께 놓이며 한국 시장으로 향하는 마지막 물량의 의미를 더했다. 사진 = 테슬라 프리몬트.
테슬라의 전기차 시대를 상징했던 모델 S와 모델 X가 프리몬트 공장에서 생산을 마무리했다. 지난 5월 8일 프리몬트 공장에서는 두 차종의 생산 종료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고, 마지막으로 한국에 보내지는 차량에는 태극기가 함께했다. 단순한 출고 행사가 아니라, 테슬라의 초기 혁신을 대표했던 차량들이 한국 시장과 연결된 상징적 장면 속에서 마지막 여정을 시작한 것이다.

모델 S와 모델 X는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변방에서 세계 자동차 산업의 중심으로 올라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차종이다. 2012년 출시된 모델 S는 전기차도 고성능과 긴 주행거리,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고급 세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전기차가 친환경 이동수단 정도로 인식되던 시기에 모델 S는 자동차 산업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고, 테슬라를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했다.

모델 X 역시 테슬라의 도전 정신을 상징하는 차량이었다. 위로 접히며 열리는 팰컨 윙 도어는 출시 당시 전기차 디자인의 미래성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주목받았다.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의 실용성에 고급 전기차의 기술력과 독창적 디자인을 결합한 모델 X는 테슬라가 단순히 전기차를 만드는 회사를 넘어 자동차 경험 자체를 바꾸려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했다.

하지만 한때 테슬라의 대표 모델이었던 두 차량은 시간이 흐르며 시장의 중심에서 멀어졌다. 테슬라의 판매 주력은 모델 3와 모델 Y로 이동했고, 전기차 시장은 고가 플래그십 차량보다 가격 경쟁력과 대량 생산 능력이 더 중요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모델 S와 모델 X는 여전히 상징성은 컸지만, 판매량 면에서는 테슬라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생산 종료는 한 차종의 단종을 넘어 전기차 산업의 한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델 S와 모델 X는 테슬라가 전기차를 ‘미래의 가능성’에서 ‘현실의 주류 산업’으로 끌어올린 시기의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이제 테슬라는 대중형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로보택시, 에너지 인프라, 인간형 로봇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마지막 차량에 태극기가 함께한 장면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태극기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테슬라의 대표 모델들이 마지막 생산 단계에서 한국 시장과 맺은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모델 S와 모델 X가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변화를 이끌었던 차량이라면, 태극기와 함께 떠난 마지막 한국행 차량은 그 역사 속에 한국 소비자와 한국 시장도 함께 있었다는 점을 드러낸다.

한국 시장에서 모델 S와 모델 X는 단종 직전 다시 주목받았다. 북미에서 생산된 일부 차량을 중심으로 감독형 자율주행 서비스 이용 조건이 맞물리면서, 모델 S와 모델 X, 사이버트럭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커졌다. 이미 판매량이 줄어든 차종이었지만, 한국에서는 마지막 생산 물량과 자율주행 기능에 대한 기대가 겹치며 이례적인 수요 증가가 나타났다.

이 때문에 태극기 행사는 단순한 환송이 아니었다. 그것은 테슬라가 전기차 혁신의 상징이었던 두 모델을 떠나보내는 순간, 한국 시장을 특별히 기억하는 방식이었다. 프리몬트 공장에서 생산된 마지막 차량 중 한국행 모델에 태극기가 놓인 장면은 테슬라의 전기차 역사와 한국 소비자들의 기대가 만나는 상징적 장면으로 남게 됐다.

테슬라는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 종료 이후 기존 생산라인을 차세대 인간형 로봇인 옵티머스 생산 공간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는 회사의 전략이 단순한 전기차 제조를 넘어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피지컬 인공지능 분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리몬트 공장은 한때 전기차 혁신의 상징적 무대였지만, 이제는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의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바뀌고 있다.

결국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 종료는 테슬라의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장면이다. 두 차량은 테슬라가 전기차 시대를 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이제 그 자리는 자율주행과 로봇,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 전략이 채우게 된다.

태극기와 함께 한국으로 향한 마지막 차량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그것은 테슬라 전기차 혁신의 한 시대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인사이자, 한국 시장이 그 역사적 순간의 한복판에 함께했다는 상징이다. 프리몬트 공장을 떠난 마지막 모델 S와 모델 X는 단순한 차량이 아니라, 전기차 시대를 열었던 테슬라의 기억과 새로운 기술 기업으로 나아가는 전환점을 함께 담고 있었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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