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 시인의 ‘문학서재’] 공원 벤치에서

공원 벤치에서
– 홍인숙

힘든 세상 걸어가다
잠시 쉬고플 때
누가 내게 어개를 내어줄까

긴 여정에 지쳐
풀잎처럼 가벼울 때
누가 내게 가슴을 내어줄까

바람 차가운 날
벤치는 비어있고

둘러봐도
한 점 기댈 곳 없는
햇살마저 쓸쓸한 오후

어둠이 내리기 전
서둘러 돌아가야 할
거미줄 같은 일상

오늘따라
더욱 크게 어리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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