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선거,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 시정 방향 가른다…유권자 선택 주목

샌프란시스코는 시의회 구도·기업세 충돌
산호세는 호텔세·시의회 선거가 핵심

자료사진.
6월 2일 캘리포니아 예비선거가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의 향후 시정 방향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으로 떠올랐다. 이번 선거는 주지사와 연방·주 선거뿐 아니라 베이 지역 주민들의 생활과 직접 맞닿은 지방정부의 재정, 세금, 공공안전, 주거, 경제 회복 문제를 함께 다루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시의회 2개 지역구 선거와 기업세 주민발의안이 핵심 쟁점이다. 특히 2지역구와 4지역구 선거는 다니엘 루리 시장 체제 아래 시의회 구도가 어떻게 재편될지를 보여주는 첫 시험대 성격을 갖는다. 두 지역구 모두 임명직 시의원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선거라는 점에서 시장의 정치적 영향력과 지역 민심이 동시에 평가받게 됐다.

2지역구는 마리나, 퍼시픽하이츠, 카우할로우, 프레시디오하이츠 등 샌프란시스코 북부의 비교적 부유한 지역을 포함한다. 현직 스티븐 셰릴 시의원은 전임 시장 런던 브리드에 의해 임명된 뒤 첫 선거를 치르고 있으며, 로리 브룩 후보와 맞붙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주택 밀도 확대, 공공안전, 소상공인 지원, 노숙자·마약 문제 대응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셰릴 후보는 루리 시장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지지하는 반면, 브룩 후보는 지역 의견과 기존 주거환경 보호를 더 강조하고 있다.

4지역구 선거는 선셋 지역의 정치적 방향을 가늠하는 선거다. 이 지역은 조엘 엔가디오 전 시의원이 소환된 뒤 루리 시장이 앨런 웡을 임명하면서 다시 선거를 치르게 됐다. 앨런 웡, 앨버트 차우, 내털리 지, 데이비드 리, 제러미 그레코 등이 출마한 이번 선거에서는 그레이트하이웨이 차량 통행 재개, 선셋듄스 공원화, 주택 개발, 공공안전, 소상공인 지원이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선셋 지역은 아시아계 주민 비중이 높고 주택 소유자와 운전자 비율도 높은 지역이어서, 도심 중심의 진보적 정책과 서부 주거지역 민심 사이의 간극이 선거 결과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샌프란시스코 선거에서 또 하나의 핵심은 기업세 주민발의안 C와 D다. 발의안 C는 총수입 500만 달러 이하 기업에 적용되던 사업세 면제 기준을 750만 달러까지 높이고, 일부 대기업의 최고경영자 보수 관련 세금 인상 시점을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지자들은 소규모 사업체 부담을 줄여 경제 회복을 돕는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반대 측은 시 재정 수입 감소와 세제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발의안 D는 이른바 ‘과다 보수 최고경영자세’로 불린다. 최고경영자 보수가 일반 직원 중간 보수의 100배 이상인 대기업에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다. 해당 발의안은 세율을 대폭 높이고, 보수 비율 산정 기준도 샌프란시스코 내 직원이 아니라 전 세계 직원 기준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시 재정 확충과 불평등 완화를 내세우는 노동계와, 기업 유출과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비즈니스계가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두 발의안이 모두 통과될 경우 더 많은 표를 얻은 발의안만 시행된다.

이번 기업세 논쟁은 단순한 세금 문제가 아니다. 팬데믹 이후 도심 공실, 재택근무 확산, 기업 이전, 상업지구 침체를 겪은 샌프란시스코가 어떤 방식으로 재정을 확보하고 경제 회복을 추진할 것인지를 묻는 선거다. 노동계는 연방·주 지원 축소와 복지 예산 압박 속에서 대기업의 더 큰 부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기업과 일부 중도 성향 정치권은 이미 약해진 도심 경제에 추가 세금 부담을 얹을 경우 투자와 고용이 더 위축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산호세에서도 선거의 핵심은 재정과 공공서비스다. 산호세 유권자들은 호텔 투숙객에게 부과되는 숙박세의 일반기금 몫을 4%에서 6%로 올리는 주민발의안(Measure) A를 투표하고 있다. 이 조치가 통과되면 전체 호텔세는 10%에서 12% 수준으로 오르게 되며, 산호세시는 연간 약 1천만 달러의 추가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세수는 경찰·소방 대응, 노숙자 캠프 정리, 쓰레기·불법투기·그래피티 제거, 공원과 산책로 유지 등 일반 공공서비스에 사용될 수 있다.

산호세가 호텔세 인상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심각한 예산 압박이 있다. 산호세시는 2026-27 회계연도에 5천만 달러 안팎의 재정 부족에 직면해 있으며, 예산안에는 공공안전, 도서관, 청소년 프로그램 등 주요 서비스 삭감 가능성이 포함돼 있다. 주민발의안(Measure) A 지지자들은 호텔세가 주민이 아닌 방문객이 부담하는 세금인 만큼 필수 서비스 유지를 위한 현실적 재원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1천만 달러 수입만으로는 구조적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세수 사용처가 특정 사업에 묶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산호세 시의회 선거도 주목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1·3·5·7·9지역구가 투표 대상이다. 1지역구 로즈메리 카메이 시의원과 3지역구 앤서니 토딜로스 시의원은 사실상 무투표 구도인 반면, 5지역구와 7지역구는 현직 시의원들이 다수의 도전자와 경쟁하고 있다. 9지역구는 팸 폴리 부시장이 임기 제한으로 물러나면서 열린 선거구가 됐고, 다섯 명의 후보가 경쟁하는 산호세의 최대 관심 지역 중 하나가 됐다.

산호세 선거는 매트 메이헌 시장이 추진해 온 실용주의적 시정 운영과도 맞물린다. 산호세는 베이 지역 최대 도시이지만 인구와 도시 규모에 비해 공공 인력과 재정 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호텔세 인상과 시의회 구도 변화는 향후 경찰·소방, 노숙자 대응, 도심 활성화, 주거와 교통 정책의 우선순위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6월 2일 선거는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같은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다. 샌프란시스코는 기업과 고소득층에 더 많은 부담을 지워 공공서비스를 지킬 것인지, 아니면 세금 부담을 낮춰 경제 회복을 우선할 것인지를 놓고 갈림길에 섰다. 산호세는 방문객 세금을 올려 공공서비스 재원을 확보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 재정 구조 안에서 지출 조정과 서비스 축소를 감수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한인 주민과 소상공인에게도 이번 선거는 직접적인 의미가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기업세 변화는 도심 경제와 일자리, 상가 공실, 소상공인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산호세의 호텔세와 시의회 선거는 경찰·소방, 공원, 도로, 노숙자 대응, 지역 비즈니스 환경과 연결된다. 베이 지역의 높은 생활비와 주거비 속에서 지방정부가 어떤 재정 전략과 도시 운영 철학을 택하느냐는 한인 커뮤니티의 생활 기반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줄 전망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단순히 누가 시의회에 들어가느냐를 넘어, 베이 지역 양대 도시가 앞으로 어떤 도시가 될 것인지를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는 기업과 노동, 도심 회복과 복지 재정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고, 산호세는 재정 부족 속에서도 주민들이 체감하는 기본 서비스를 어떻게 유지할지 답을 내야 한다. 6월 2일 유권자의 선택은 두 도시의 향후 4년 시정 방향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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