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시 169억 달러 예산안 만장일치 통과

6억4천만 달러 재정적자 해소
사회복지 예산 상당 부분 복원

샌프란시스코 시청. 자료사진.
샌프란시스코시가 6억 달러가 넘는 재정적자를 해소하면서 사회복지와 공공서비스 예산을 상당 부분 유지한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안을 확정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2026-2027 회계연도 기준 169억 달러 규모의 시 예산안을 시의원 11명 전원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번 예산안은 2027-2028 회계연도까지 이어지는 2개년 재정계획으로, 약 6억4천200만 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해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수년간 샌프란시스코 시 예산안이 시의원 전원의 지지를 받아 통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예산안은 다니엘 루리 시장이 지난 6월 제출한 초안을 토대로 시의회 예산위원회가 한 달여 동안 조정한 결과다. 시의회는 당초 삭감될 예정이었던 비영리단체와 사회복지 프로그램 예산 가운데 향후 2년간 약 2천850만 달러를 복원했다.

복원된 예산에는 저소득층을 위한 사례관리 서비스와 이민자 지원 프로그램, HIV 예방사업, 정신건강 및 약물중독 치료, 노인 지원 프로그램, 청소년 유급 인턴십 등이 포함됐다. 샌프란시스코 시립대학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현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과 일부 노숙자 지원사업도 계속 운영된다.

시의회는 311 민원전화센터와 라구나 혼다 병원, 시 복지서비스국 등에서 예정됐던 약 20명의 추가 해고도 철회했다. 루리 시장 행정부가 지난 4월 이미 127명의 시 공무원을 해고한 가운데, 이번 예산 협상에서는 추가적인 대규모 인력 감축을 피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주거 지원도 일부 확대됐다. 시는 단칸방 형태의 SRO 주택에서 자녀와 함께 생활하는 가정을 대상으로 중·장기 임대료 보조 프로그램 50가구분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기업세로 조성되는 ‘우리의 도시, 우리의 집’ 기금의 사용계획도 일부 조정했다.

특히 시는 향후 연방정부의 의료·식품 지원 축소에 대비해 총 13억 달러의 현금성 준비금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4억 달러는 메디캘과 식품보조 프로그램 등 연방정부 지원이 추가로 줄어들 경우에 대비한 비상재원으로 별도 확보됐다.

공공안전 분야에 대한 투자는 확대된다. 예산에는 경찰과 소방관의 향후 4년간 14% 임금 인상분과 경찰차·소방차 등 장비 교체비 2천만 달러가 반영됐다. 도로 재포장과 포트홀 보수, 거리 안전·청결사업에는 7천100만 달러가 투입된다. 노숙 위기 가정의 퇴거 방지와 법률·임대료 지원에는 1억2천만 달러, 보호시설과 임시주거 확충에는 9천만 달러가 배정됐다.

다만 경찰 예산 증액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재키 필더 시의원은 연방정부 지원 축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회안전망을 지키기 위해 예산안에 찬성했다면서도 경찰국 예산이 확대된 데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예산위원장을 맡은 코니 챈 시의원은 불확실한 재정 상황 속에서도 취약계층 지원과 필수 공공서비스, 시 정부 일자리를 최대한 보호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루리 시장도 시의회와의 협력을 통해 주민들이 의존하는 핵심 서비스를 보호하면서 샌프란시스코의 경제 회복을 이어갈 수 있는 예산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예산안에서 이민자 법률지원과 복지 프로그램이 상당 부분 유지됨에 따라 한인 이민자와 저소득층, 노인 등 지역 한인사회 구성원들이 이용하는 일부 시 지원 서비스도 급격한 축소를 피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인력감축과 비영리단체 지원 축소가 완전히 철회된 것은 아니어서, 일부 직업훈련과 소상공인 법률지원 프로그램 등은 예산 감소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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