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기준 한 달치 미만 체납 땐 퇴거 제한…재키 필더 SF시의원, 보호법안 발의

스튜디오 2,485달러·1베드룸 2,977달러 기준
루리 시장·시의원 5명 지지…이르면 10월 표결
밀린 임대료 채무는 유지…임대업계 반발 예상

샌프란시스코 수퍼바이저 재키 필더. 자료사진.
샌프란시스코에서 세입자가 임대료 일부를 밀렸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퇴거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안이 추진된다.

재키 필더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은 1일 임대료 체납을 이유로 세입자를 퇴거시키려면 체납액이 연방정부가 정한 한 달치 공정시장 임대료 기준에 도달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례안을 발의했다.

현행 샌프란시스코 임대 조례는 체납액 규모와 관계없이 임대료를 내지 않은 사실만으로도 건물주가 퇴거 절차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새 법안은 일시적인 실직이나 의료비 지출 등으로 임대료 일부가 부족해진 세입자가 소액 체납 때문에 주거지를 잃는 것을 막는 데 목적이 있다.

퇴거 기준은 세입자가 실제로 내는 임대료가 아니라 연방 주택도시개발부가 매년 발표하는 주택 규모별 공정시장 임대료를 적용한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의 한 달치 기준은 스튜디오 2,485달러, 1베드룸 2,977달러, 2베드룸 3,604달러다. 이에 따라 체납액이 해당 기준보다 적으면 건물주는 임대료 미납을 이유로 퇴거를 요구할 수 없게 된다.

다만 법안이 체납 임대료를 탕감하거나 세입자에게 임대료를 내지 않을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세입자의 채무는 그대로 유지되며 건물주는 별도의 민사 절차를 통해 밀린 임대료를 청구할 수 있다. 체납액이 공정시장 임대료 한 달치 기준에 도달하면 퇴거 절차를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필더 시의원은 “이 법안이 세입자의 채무를 없애거나 임대료를 내지 않고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며 “전례 없는 주거비 부담 속에서 세입자들이 위기를 해결할 최소한의 시간을 확보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퇴거방어협력단체가 지난해 맡았던 임대료 미납 퇴거 사건 가운데 약 4분의 1은 체납액이 공정시장 임대료 한 달치보다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입자 보호단체들은 법안이 시행되면 매년 수백 건의 퇴거를 예방하거나 임대료 상환 계획을 마련할 시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니엘 루리 샌프란시스코 시장도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루리 시장은 “이번 법안은 샌프란시스코 전역의 세입자들에게 필요한 주거 안정을 제공할 것”이라며 “가족들이 샌프란시스코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추가 대책도 계속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법안에는 머나 멜가, 샤먼 월턴, 코니 챈, 빌랄 마무드, 차이앤 첸 시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전체 11명의 시의원 가운데 발의자를 포함해 최소 6명이 참여한 데다 시장도 지지 의사를 밝혀 향후 표결에서 통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임대업계에서는 실제 임대료가 낮은 장기 거주 세입자의 경우 여러 달 동안 임대료를 내지 않아도 퇴거 기준에 미치지 않을 수 있다며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소규모 건물주들에게 체납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예상된다.

로스앤젤레스와 오클랜드, 버클리에서는 이미 공정시장 임대료 한 달치를 기준으로 소액 체납에 따른 퇴거를 제한하는 유사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법안은 관련 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르면 오는 10월 시의회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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