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취재] SF한국교육원 무엇이 문제인가① 분란만 일으키고 떠난 우창숙 교육원장

한국학교 지원은 뒷전, 학교장 등 관계자 헐뜯고 비난 일삼아
코로나에도 한국학교 관계자 불러내 골프회동…’김영란법’ 위반도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이 자리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베이뉴스랩 자료사진.
우창숙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장이 지난 20일 임기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우 교육원장이 재임하던 지난 3년간 북가주 지역 한국학교 협의회와 일부 학교들은 우 원장으로 인해 큰 상처를 입었다. 우 원장은 교육원장으로 한국학교들을 돕고 지원해야 하지만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행동에 학교 교장들과 협의회 임원들을 헐뜯기 바빴고, 교육원과는 관련도 없는 몬트레이 한인회관 매각에 뛰어들어 분란을 야기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한국학교 관계자들을 불러내 골프회동을 갖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우 원장 재임시절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3개월이 넘는 기간 취재했다.

우창숙 교육원장에 대한 취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지난 5월 15일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가 개최한 글짓기 및 그림 그리기 대회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부터다. 글짓기 및 그림 그리기 대회는 협의회 최대 행사로 올해 대회는 온라인으로 치러졌지만 백신 보급으로 방역 수칙이 다소 완화되며 시상식은 모처럼 대면 행사로 열릴 수 있었다. 하지만 교육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우 교육원장에게 연락을 하니 플레즌튼 지역에 한국어반 개설을 위해 플레즌튼 통합 교육구 관계자들을 만났다는 답변을 했다. 시상식이 열린날이 토요일이어서 교육구 관계자가 출근을 했느냐, 누구를 만났느냐 재차 묻자 답변이 바뀌었다. 한국어반 개설에 도움을 준 한인 학생들을 만났다는 것이다. 한인 학생들이라면 일정을 조정할 수 없었냐는 질문에는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게 돼 곧 타 지역으로 떠나야 상황이라 부득이 시상식이 열리는 날 만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사실이 아니었다. 기자가 확인해보니 한국어반 개설에 도움을 준 트라이 밸리 지역 한인학생들은 졸업식도 채 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계속되는 질문에 교육원장은 “과거는 잊고 미래를 보자”며 말을 돌렸다. 임기가 채 3개월이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한국학교와는 관계가 어떨까 궁금증이 생겼다. 알고 지내던 몇몇 교장선생님들께 여쭤보니 하나 같이 혀를 내두른다. 협의회 행사에 늦는 것은 일상다반사고, 코로나 이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각종 행사와 연수 프로그램에도 느즈막히 나타나 자기가 인사말을 꼭 해야 한다며 행사의 흐름을 끊었다고 한다. 한 한국학교 교장은 “차라리 참석하지 않는 게 도와주는 일”이라는 말까지 했다. 교재를 나눠 줄 때도 교재를 받아가는 각 학교 사정은 고려치 않고 일방적으로 시간과 장소를 정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우 원장은 특별한 이유없이 수시로 협의회 임원은 물론 교장들을 헐뜯는 말을 했다. 앞에서는 훌륭하신 선생님이라 추켜 세우다가도 돌아서서는 흉을 봤다. 한 한국학교 교장은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점점 도가 지나쳤다”며 “나중에는 도저히 들을 수 없는 지경이 돼 교육원장에게 ‘그만하시라’라는 말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우창숙 교육원장의 비상식적인 행동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한창이던 지난해 한국학교 관계자들을 불러내 골프를 쳤다. 우 원장이 간 곳은 한국학교 관계자가 회원으로 있는 회원제 골프장이었다. 우 원장은 골프 비용은 물론 골프가 끝나고 클럽하우스에서 먹은 식사 비용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는 행동을 한 것이다. 이 법률 1조에 따르면 ‘공직자 등에 대한 부정청탁 및 공직자 등의 금품 등의 수수를 금지함으로써 공직자 등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2조 3항에 따르면 음식물, 주류, 골프 등의 접대 및 향응 또는 교통, 숙박 등의 편의 제공 등은 법률이 정한 수수금지 ‘금품 등’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장학사를 거쳐 부임 전 전주동중학교 교감까지 지냈던 우창숙 원장이 이를 모르지 않을 텐데 법에 저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골프를 친 것이다.

우 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한 한국학교 관계자에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칠 수 있게 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을 했다. 이 골프장은 골프 비용도 수천 달러에 달해 이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쉽게 골프를 칠 수 없는 곳이다. 이 관계자는 거절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매년 지원되는 한국학교 지원금은 줄었다.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는 없지만 이 관계자는 우 교육원장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은 것이 이유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난 5월 15일 열린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 글짓기 및 그림 그리기 대회 시상식. 협의회 최대 행사이자 모처럼 열리는 대면 행사였지만 우창숙 교육원장은 이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베이뉴스랩 자료사진.
우창숙 원장은 또한 무슨 연유인지 몬트레이 한인회관 매각에 적극 가담했다. 한인회관 매각과 전혀 관계없는 한국학교 관계자들을 만나서도 “한인회관은 매각돼야 한다”며 열변을 토했다고 한다. 우 원장의 이런 입장은 몬트레이 한인회관 개관 당시부터 회관에서 상주하며 수업을 하고 있던 몬트레이 한국학교 측과 마찰을 빚었다. 몬트레이 한국학교 구성원들은 한인회관이 매각되면 당장 길거리에 나 앉을 상황이었기에 조덕현 교장을 통해 한인회관 매각에 반대 입장을 냈다.

우 원장은 기자가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서지 말라, 조용히 있으라 여러 차례 충고를 했는데 말을 듣지 않았다”고 조 교장을 비난했다. 일부 한국학교 교장들과 협의회 관계자들은 기자에게 “우 원장이 지속적으로 조 교장에 대해 부정적인 말들을 늘어놨으며, 문제가 많은 인물”이라고 평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 원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교육원장으로서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또 한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몬트레이 한인회관이 매각되기 전 몬트레이 한국학교는 학교 운영에 필요한 소방시설 등을 마련하기 위해 기금모금 행사를 펼쳤다. 이 모금행사로 돈이 모였고 소방시설 등을 보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건물이 매각되며 ‘헛수고’가 됐고 결국 다른 건물을 구해 학교를 옮길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말 캘리포니아주 검찰로부터 조사가 나왔다. 익명의 고발로 조사를 하게 됐다며 학교 자료를 제출하라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서류는 모두 제출됐고 올해 아무 문제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익명의 고발은 몬트레이 한국학교가 불법으로 기금을 모금했다는 내용이었고, 주 검찰은 해당 학교는 별도의 통보 없이 기금모금을 할 수 있다며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이 내용은 베이뉴스랩 등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보도가 나간 뒤 조덕현 교장은 ‘몬트레이 한인회가 고발한 것이 아니다’라는 우창숙 원장의 뜬금없는 전화를 받아야 했다. 기자는 혼란스러웠다. 한국학교를 지원하고 도와줘야 하는 입장인 교육원장이 한국학교가 검찰 조사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는데 축하는 못해줄 망정 기사에 언급되지도 않은 한인회 편을 들며 조 교장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사에는 익명의 고발자라고 나올 뿐 어디에도 몬트레이 한인회라는 말은 없다. 기사도 보지 않고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듣고 조 교장에게 따져 물었던 걸까? 이 역시 우 원장에게 전화로 확인을 했지만 대답은 “나는 그런 적 없다”였다.

취재과정에서 숱한 의문이 남았지만 우창숙 원장은 기자의 질문에 “모른다, 그런 적 없다”는 답변만을 남겼다.

이제는 임기를 마치고 돌아간 우창숙 원장에게 다시 묻고 싶다. “재외동포 한국어교육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싶다. 그 오랜 꿈을 샌프란시스코에서 펼치겠다”고 한 언론과의 부임 인터뷰에서 밝힌 포부는 이루었는지.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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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금은 한 학교 교장샘입니다. 이런 문제가 사실이라면 학교의 대표가되어서도 안되고 그 학교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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