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김효주 “18번 홀에서야 우승 실감”

“대회 내내 응원해 주신 팬들께 깊이 감사”
“내년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경기후 미디어 센터에서 인터뷰 하는 김효주.
김효주가 치열한 접전 끝에 정상에 오르며 다시 한 번 세계 정상급 선수로서의 저력을 입증했다. 경기 내내 넬리 코다의 거센 추격을 받았지만, 끝까지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했다.

김효주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현장을 찾은 한인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오늘 한국분들이 진짜 많이 오셔서 너무 감사했다”며 “넬리 선수와 같은 조에서 경기를 하게 돼 넬리 응원 소리가 더 클 거라고 생각했는데, 한인 팬분들이 정말 많이 와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경기의 흐름을 바꾼 순간으로는 11번 홀을 꼽았다. 당시 넬리 코다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할 위기였지만, 곧바로 버디를 잡으며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김효주는 “그 홀은 제가 좋아하는 샷 형태가 나오는 홀이었다”며 “버디를 꼭 하고 싶었는데 세컨드 샷이 잘 붙으면서 흐름을 다시 가져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 내용 자체는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효주는 “넬리 선수가 너무 잘 쳐서 저도 같이 잘 치고 싶었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안 되는지 모를 정도로 플레이가 잘 풀리지 않았다”며 “특히 초반에 샷이 계속 왼쪽으로 가는 실수가 반복됐고, 같은 실수를 계속한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내내 감정의 큰 변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긴장도 크게 되지 않았고, 계속 내가 하려고 했던 샷만 하려고 집중했다”며 “스코어 변화가 크게 흔들림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넬리 코다가 10개 홀 만에 5타 차를 좁히며 압박을 가했지만, 김효주는 상대보다는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했다. 그는 “전반에 스코어를 줄이지 못해서 후반에는 버디를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며 “추격이 있어도 조급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서도 침착함은 이어졌다. 17번 홀에서 넬리 코다가 쓰리 퍼트를 기록한 상황에 대해서도 “상대 플레이에 따라 감정이 크게 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내 플레이가 잘 안 돼서 내 것에 집중하기 급급했다”고 돌아봤다.

18번 홀 벙커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효주는 “아무 생각 없이 파만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넬리가 버디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파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장면으로는 후반 파3 홀(13, 17번 홀)에서의 파 세이브를 꼽았다. 그는 “샷이 잘 안 됐는데도 어프로치가 잘 돼서 두 번의 파 세이브를 한 것이 가장 뿌듯하다”고 밝혔다.

특히 17번 홀 칩샷 상황에 대해서는 “정말 어려운 샷이었고, 이번 주에 해보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걸어가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계속 했고, 생각한 대로 임팩트와 랜딩이 나와 파 세이브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우승은 개인 통산 8번째 LPGA 투어 우승이자, 같은 대회 두 번째 우승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김효주는 “루키 때 우승했던 대회에서 다시 우승한 것이어서 더욱 뜻깊다”며 “같은 대회에서 두 번 우승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대해서는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그런 이름이 붙어 있을 뿐, 크게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마지막 날 누가 1위에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파이널 라운드에서 넬리 코다와의 맞대결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김효주는 “LPGA 선수 중에서 넬리의 스윙을 가장 좋아한다”며 “오늘 같이 플레이하면서 영상을 따로 볼 필요 없이 계속 보면서 많이 배웠고, ‘나도 저렇게 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경기력 측면에서는 퍼팅과 버디 생산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오늘 퍼팅이 가장 잘 됐고, 이번 주 전체적으로 버디를 많이 한 점이 만족스럽다”며 “다음 주에도 버디를 많이 잡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우승을 확신한 순간에 대한 질문에는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김효주는 “오늘 우승하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들지 않았다”며 “마지막 홀 퍼트를 할 때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효주는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하며 “첫날부터 마지막까지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내년에도 좋은 모습으로 돌아와 다시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위기와 흔들림 속에서도 끝까지 자신의 플레이를 지켜낸 김효주는 이번 우승을 통해 다시 한 번 ‘집중력의 선수’임을 증명했다.


글·사진 =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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