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셧다운 방지 임시예산안 통과…12월 4일까지 연장

220대 205로 가결…11월 중간선거 전 예산 공백 차단
상원은 별도 협상 추진…초당적 합의 여부가 최종 관건

워싱턴DC 연방 의회 의사당. 자료사진.
미 연방하원이 오는 9월 말로 예정된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한 단기 임시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다만 상원이 하원 법안을 그대로 처리하지 않고 별도의 초당적 협상안을 마련하고 있어 최종 확정까지는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연방하원은 21일 밤 ‘2027 회계연도 계속세출법’으로 불리는 H.R.9770 법안을 찬성 220표, 반대 205표로 가결했다. 법안은 현재 수준의 연방정부 예산을 오는 12월 4일까지 임시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연방정부 예산의 효력은 2026 회계연도가 종료되는 9월 30일 자정 만료된다. 의회가 그 이전까지 새 회계연도 예산안이나 임시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일부 필수 업무를 제외한 연방정부 기관의 운영이 중단되는 셧다운에 들어갈 수 있다.

이번 임시예산안이 상원을 통과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받으면 연방정부는 10월 1일부터 12월 4일까지 기존 예산 수준으로 운영된다. 의회는 이 기간 2027 회계연도 전체 예산을 구성하는 12개 세출법안에 대한 협상을 계속하게 된다.

통상 미국 의회는 예산 만료를 며칠 또는 몇 시간 앞두고 임시예산안을 처리해왔다. 그러나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셧다운 문제가 선거 쟁점으로 부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예산 만료까지 두 달 이상 남은 시점에 법안을 서둘러 처리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민주당이 예산안을 거부해 셧다운이 발생할 경우 그에 따른 책임도 민주당이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원 세출위원장인 톰 콜 의원도 “예산 공백 위기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행동하는 것”이라며 조기 처리를 강조했다.

공화당은 이번 법안을 새로운 대규모 지출이나 논쟁적인 정책 조항을 포함하지 않은 이른바 ‘클린 임시예산안’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연방정부 지출 수준을 단기간 유지해 셧다운을 방지하면서 정규 예산안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표결에서는 민주당 의원 6명이 공화당에 합류해 찬성표를 던졌으며, 공화당에서는 켄터키주의 토머스 매시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전체 표결은 대체로 정당 노선에 따라 이뤄졌다.

민주당은 셧다운 방지를 위한 임시예산안의 필요성 자체에는 동의하면서도 법안 마련 과정에서 초당적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하원 세출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로사 델라우로 의원은 법안이 민주당과 충분한 협의 없이 급하게 마련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예산을 국경순찰대 운영비로 전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장치가 포함되지 않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도 이번 법안이 행정부의 예산 집행 권한을 지나치게 확대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이민 단속에 사용되는 예산을 통제할 장치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의 최종 운명은 상원에서 결정된다. 상원에서는 일반적으로 예산 법안의 토론 종결을 위해 60표가 필요하기 때문에 공화당이 단독으로 처리하기 어렵고 일부 민주당 의원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수전 콜린스 상원 세출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과 별도의 단기 예산안을 협의하고 있다. 상원 지도부는 하원 법안을 그대로 표결에 부치기보다는 민주당의 요구를 일부 반영한 수정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상원이 수정된 예산안을 통과시키면 법안은 다시 하원으로 돌아가 재표결을 거쳐야 한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해야 임시예산안이 법률로 확정된다.

양당 의원들은 중간선거 직전에 또다시 셧다운이 발생할 경우 연방 공무원과 정부 서비스 이용자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정치적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셧다운을 피할 가능성은 비교적 높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국방비와 이민 단속 예산 등을 둘러싼 이견이 막판 협상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방정부 셧다운이 발생하면 국방과 치안, 항공관제, 사회보장연금 지급 등 필수 업무는 계속되지만 상당수 연방 공무원이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국립공원과 행정 민원, 각종 허가·심사 업무도 축소되거나 지연될 수 있다.

이번 하원 표결은 셧다운 위험을 일단 낮췄지만, 임시예산안이 상원 통과와 대통령 서명까지 마친 것은 아니다. 의회가 9월 30일까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연방정부 예산 공백 가능성은 다시 현실화할 수 있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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