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릿항공, 34년 만에 운항 중단…갑작스런 폐업에 모든 항공편 취소 승객·직원 ‘대혼란’

코로나19 이후 항공사 재정 크게 악화돼
이란 전쟁 여파로 항공유 급등에 영업 종료

스피릿항공 비행기. 사진 = 스피릿항공.
미국의 대표적인 초저가 항공사 스피릿항공이 34년 만에 운항을 중단했다. 스피릿항공은 2일 성명을 통해 “즉시 영업 종료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히고, 모든 항공편을 취소했다.

스피릿항공은 밝은 노란색 항공기와 저렴한 항공권으로 잘 알려진 항공사였다. 기본 요금을 낮게 책정하고, 수하물이나 좌석 지정 등 추가 서비스에는 별도 요금을 받는 방식으로 많은 승객을 끌어모았다. 한때 하루 수백 편의 항공편을 운항했고, 직원도 약 1만7천 명에 달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항공사 재정이 크게 악화됐고, 운영비와 부채 부담이 계속 커졌다. 여기에 최근 이란 전쟁 여파로 항공유 가격까지 오르면서 회사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스피릿항공은 이미 파산보호 절차를 밟은 적이 있었지만, 결국 회생에 실패했다.

갑작스러운 운항 중단으로 승객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일부 승객들은 공항에 도착한 뒤에야 항공편이 취소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애틀랜타 공항에서는 일부 스피릿항공편이 여전히 ‘정시 출발’로 표시돼 있어 승객들이 더 혼란스러워했다.

직원들도 충격을 받기는 마찬가지였다. 일부 승무원들은 전날 밤까지도 정상적으로 비행을 마쳤지만, 다음 날 새벽 회사 홈페이지를 보고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 전직 승무원은 스피릿항공이 자신에게 많은 기회를 준 회사였다고 말하면서도, 마지막 순간에 회사가 직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미 교통부는 스피릿항공에서 직접 항공권을 산 승객들은 환불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행사나 다른 판매처를 통해 항공권을 구입한 승객들은 해당 판매처에 환불을 요청해야 한다.

또 일부 항공사들은 스피릿항공 승객들을 돕기 위해 한시적으로 할인 항공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스피릿항공 예약 확인서와 구매 증빙을 제시하면 다른 항공사의 편도 항공권을 약 200달러에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스피릿항공은 승객들에게 다른 항공편을 직접 연결해주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결국 승객들은 스스로 다른 항공사를 찾아 새 항공권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스피릿항공을 살리기 위한 정부 지원 방안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부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만큼 구제금융을 결정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책임 공방도 이어졌다. 일부 보수 진영은 과거 바이든 행정부가 스피릿항공과 제트블루항공의 합병을 막은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스피릿항공이 이미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태였고, 여기에 항공유 가격 상승과 부채 부담이 겹치면서 폐업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스피릿항공의 폐업은 저렴한 항공권을 이용하던 승객들에게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라스베이거스, 포트로더데일, 올랜도 등 스피릿항공 이용객이 많았던 지역에서는 저가 항공편 선택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스피릿항공은 그동안 “싸게 탈 수 있는 항공사”라는 이미지로 많은 승객들에게 선택을 받아왔다. 그러나 낮은 가격을 앞세운 성장 전략은 높은 비용과 경기 불안, 부채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34년 동안 미국 초저가 항공 시장을 대표했던 스피릿항공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앞으로 스피릿항공의 빈자리가 항공요금 인상과 경쟁 감소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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