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적시타로 영패 면했지만…자이언츠, 더블헤더 1차전 1-7 패배

윌킨슨 6이닝 2실점 첫 퀄리티스타트…6회까지 무실점 호투
7회 불펜 무너지며 눗바에 대타 만루포…자이언츠 시즌 81패째
2차전 유니오르 마르테 선발…더블A서 곧장 빅리그 데뷔

6이닝 2실점으로 메이저리그 데뷔후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자이언츠 선발 맷 윌킨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선발 맷 윌킨슨의 호투에도 불펜이 무너지며 더블헤더 첫 경기를 내줬다. 이정후는 경기 후반 적시타를 터뜨려 팀의 유일한 득점을 만들어냈다.

자이언츠는 29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1-7로 패했다. 6회까지 0-0으로 팽팽하게 맞섰지만 7회 라스 눗바에게 대타 만루홈런을 허용한 뒤 급격히 무너졌다.

4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자이언츠가 0-5로 뒤진 8회말 팀의 유일한 득점을 책임졌다. 라파엘 디버스가 2루타로 출루한 뒤 이정후가 우익수 앞으로 날카로운 적시타를 때려 디버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최근 팔꿈치에 공을 맞은 뒤 이틀 연속 선발에서 빠졌던 이정후는 28일 경기에 이어 다시 선발 출전했고, 이날에는 자이언츠의 영패를 막는 타점을 올렸다.

패배 속에서도 윌킨슨의 호투는 돋보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세 번째 선발 등판이자 오라클파크에서의 첫 선발 경기였던 윌킨슨은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개인 통산 첫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특히 6회까지 애리조나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7회 주자를 남겨둔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어 등판한 라이언 워커가 위기를 막지 못하면서 윌킨슨에게도 2실점이 기록됐다.

토니 바이텔로 감독은 경기 후 윌킨슨에 대해 “정말 훌륭했다. 팬들도 그의 투구에 빠져들었고 우리 홈구장에서 그가 던지는 모습을 즐긴 것 같다”며 “애리조나를 무시하는 뜻은 아니지만 상대가 윌킨슨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바이텔로 감독은 7회 들어 윌킨슨이 힘이 떨어진 것으로 보였다고 평가했지만 윌킨슨 자신의 설명은 조금 달랐다. 윌킨슨은 “힘이 떨어졌다고 표현하지는 않겠다”며 “조금 서두르기 시작했고 최고의 공을 던지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앞선 몇 차례 등판에서는 사실상 두 가지 구종 정도만 제대로 활용했는데 오늘은 3~4가지 구종을 모두 던질 수 있었다.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로 넣을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오라클파크 홈팬들이 마운드를 내려가는 자신에게 보낸 박수와 환호에 대해서도 “정말 멋졌다. 팬들의 응원을 받는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일”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이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애리조나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유일한 타점을 기록한 이정후.
이날 경기 승부는 윌킨슨이 내려간 뒤 순식간에 기울었다. 애리조나는 7회 눗바를 대타로 투입했고 눗바는 워커를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 맥코비 코브로 향하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눗바의 개인 통산 첫 만루홈런이자 432피트짜리 스플래시 히트였다.

눗바의 이 홈런은 오라클파크 역사상 상대팀이 기록한 71번째 스플래시 히트이자 역대 처음 나온 ‘대타 만루홈런 스플래시 히트’였다. 눗바는 전날 경기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도 기록했다.

애리조나는 8회 헤랄도 페르도모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보탰다. 자이언츠는 8회말 디버스의 2루타와 이정후의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애리조나는 9회 다시 2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애리조나 선발 메릴 켈리는 자이언츠 타선을 2피안타로 묶으면서 볼넷 4개를 내줬지만 삼진 7개를 잡아 승리투수가 됐다. 켈리는 2019년 이후 자이언츠를 상대로 24차례 선발 등판해 11승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어느 상대 투수보다 자이언츠전 선발 등판과 승리가 많다. 이날 브라이스 엘드리지를 삼진으로 잡으며 개인 통산 1,000탈삼진도 달성했다.

자이언츠에서는 세스 론스웨이도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론스웨이는 2이닝 5피안타 3실점(2자책) 2탈삼진을 기록했다. 론스웨이는 올 시즌 자이언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13번째 선수가 됐다. 이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공동 2위이며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15명으로 가장 많다.

이날 패배는 자이언츠에게 또 하나의 달갑지 않은 기록도 남겼다. 시즌 성적이 55승81패가 되면서 5년 연속 승률 5할 이하 시즌이 확정됐다. 자이언츠가 5시즌 연속 승률 5할을 넘지 못한 것은 구단 역사상 처음이다.

애리조나는 올 시즌 자이언츠전 10승째를 거뒀다. 자이언츠는 이날 패배로 올 시즌 애리조나를 상대로 치른 시리즈에서 단 한 차례도 시리즈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것이 확정됐다. 구단 역사에서 한 시즌 내내 애리조나를 상대로 시리즈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것은 1999년에 이어 두 번째다.

경기 전에는 심판진을 둘러싼 긴장도 이어졌다. 전날 경기에서 바이텔로 감독과 로건 웹이 퇴장당한 데 이어 이날에는 론 워터스가 경기 전 라인업 카드 교환 과정에서 퇴장당했다.

바이텔로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워터스가 라인업 카드를 전달하고 지나가면서 오늘은 더그아웃에 있을 수 없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는 데 잠시 시간이 걸렸고 이후 별도로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전날부터 심판진의 대응이 비전문적이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바이텔로 감독은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라며 “심판들도 사람이고 판정을 내리다 보면 잘못될 수 있다. 개인적인 감정이 개입되고 있다면 의도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수준의 심판들은 높은 기준을 요구받고 있고 모든 판정을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후 버블헤드 데이를 맞아 경기전 구단 트레이너인 사울 마르티네즈의 시구를 받고 있는 이정후.
자이언츠는 이날 오후 7시5분 같은 장소에서 애리조나와 더블헤더 2차전을 치른다. 자이언츠는 당초 미정이었던 2차전 선발로 우완 유니오르 마르테를 낙점했다. 애리조나는 좌완 미치 브랫을 선발로 내세운다.

마르테는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일에 자이언츠가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를 캔자스시티 로열스로 보내면서 받아온 23세 우완 유망주다. 올 시즌 하이A 유진과 더블A 리치먼드에서 22경기 가운데 20경기에 선발 등판해 8승5패, 평균자책점 3.85를 기록했고 107⅔이닝에서 113개의 삼진을 잡았다.

마르테는 더블A에서 곧바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라 2차전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르게 된다. 부상으로 선발진과 불펜에 공백이 잇따르고 있는 자이언츠가 또 한 명의 젊은 투수에게 기회를 주는 셈이다. 상대 선발 브랫은 올 시즌 1승2패,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이날 경기는 이정후 버블헤드 경기로 치러졌다. 자이언츠 구단은 인라 경기장에 입장하는 15,000명에게 이정후 버블헤드를 나눠줬다. 이정후 버블헤드 데이에 맞춰 시구는 이정후의 절친으로 소개된 구단 트레이너인 사울 마르티네즈가 했다. 시포는 이정후가 맡았다. 이날 경기장에는 이정후 팬클럽인 ‘후리건즈’를 비롯해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이정후를 응원했다.


글·사진=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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