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카 홍, 위스콘신 주지사 경선 석패…“우리의 운동은 끝나지 않았다”

데이비드 크롤리에 39.8% 대 39.4%, 불과 0.4%p 차
홍 후보 “지난 11개월, 내 인생 가장 큰 기쁨 중 하나”
패배 승복 후 크라울리 지지…“11월 승리 위해 함께할 것”

민주당 위스콘신 주지사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프란체스카 홍. 사진=프란체스카 홍 선거캠프.
한국계 프란체스카 홍 위스콘신주 하원의원이 위스콘신 주지사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불과 0.4%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홍 의원은 결과가 확정된 뒤 상대 후보인 데이비드 크롤리 밀워키 카운티 행정수반에게 축하를 전하며 패배를 공식 인정하고, 오는 11월 본선에서 크롤리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은 12일 새벽 크롤리를 위스콘신 주지사 민주당 경선 승자로 확정했다. 대부분의 표가 집계된 가운데 크롤리는 39.8%, 홍 의원은 39.4%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약 3,200표, 득표율로는 약 0.4%포인트에 불과했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이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던 점을 감안하면 예상 밖의 결과였다. AP도 크롤리의 승리를 ‘극적인 역전’으로 평가했다. 크롤리는 지난 7월 8일 승리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며 선거운동을 중단했다가 열흘 뒤인 7월 18일 다시 경선에 뛰어들었고, 불출마를 선언한 토니 에버스 현 주지사의 지지까지 확보하며 막판 상승세를 탔다.

특히 경선을 불과 2주가량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홍 의원이 44%의 지지를 얻어 15%에 그친 크롤리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후보들의 잇따른 중도 사퇴와 부동층의 막판 이동, 민주당 주류 인사들의 크롤리 지지가 맞물리면서 선거판이 급격히 뒤집혔다.

홍 의원은 개표가 마무리된 뒤 발표한 승복 선언문에서 선거 결과보다 지난 11개월 동안 위스콘신 전역에서 만난 주민들과 자신들이 만들어낸 정치적 움직임에 의미를 부여했다.

홍 의원은 “지난 11개월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 중 하나였다”며 “위스콘신 전역을 다니며 교회와 동네 술집, 자전거 경주와 댄스 파티, 그리고 주민들의 집에서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 목소리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우리가 내린 모든 결정에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과 지지자들에게 함께해 달라고 요청할 일에도 계속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이번 선거운동이 단순히 자신을 주지사로 당선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캠페인은 한 사람을 공직에 보내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사람들이 계속해서 감당할 수 있는 삶을 만들고, 일하는 사람들을 최우선에 두는 정부를 만들기 위한 운동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운동은 강하다. 그리고 우리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금까지 노력해온 우리 팀과 그들이 해낸 일들이 말할 수 없을 만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마지막으로 경쟁자였던 크롤리에게 직접 축하의 뜻을 전하며 민주당의 본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데이비드 크롤리와 그의 팀에 축하를 보낸다”며 “나는 그를 전적으로 지지하며, 오는 11월 티파니 연방 하원의원을 꺾기 위해 그와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선언은 이번 경선이 극도로 근소한 차이로 끝났음에도 홍 의원이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기보다 즉각 당내 통합과 본선 승리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크롤리 측도 홍 의원을 비롯해 경선에서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민주당 유권자들을 끌어안아 11월 본선에서 폭넓은 연합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의원은 매디슨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진보 성향 정치인으로, 이번 경선에서 보육 지원 확대와 무상 학교급식, 노동자와 서민 중심의 경제정책,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1년간의 유예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특히 생활비 상승과 주거·육아비 문제를 ‘누구나 감당할 수 있는 생활 여건’의 문제로 규정하며 진보 성향 유권자와 젊은층을 중심으로 지지 기반을 넓혔다.

그러나 경선 막판에는 민주당 내부에서 본선 경쟁력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중도 성향의 크롤리는 자신이 공화당 후보를 상대로 무당파와 중도층까지 끌어올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고, 에버스 주지사의 공개 지지와 막판 부동층의 결집에 힘입어 불과 몇 주 만에 큰 격차를 뒤집었다.

크롤리는 이제 11월 3일 본선에서 공화당 후보 톰 티파니 연방 하원의원과 위스콘신 주지사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티파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후보로, 위스콘신 북부의 보수 성향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크롤리가 당선될 경우 위스콘신 역사상 최초의 흑인 주지사가 된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주지사직을 지키는 동시에 위스콘신 주 상·하원까지 장악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주정부와 의회를 모두 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위스콘신은 2016년과 2020년, 2024년 대통령 선거가 모두 1%포인트 이내에서 결정될 정도로 미국을 대표하는 경합주인 만큼, 크롤리와 티파니의 본선 대결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전국적으로도 주목받는 승부가 될 전망이다.

홍 의원은 주지사 후보 지명에는 실패했지만 약 78만7천 표가 넘게 투표된 민주당 경선에서 크롤리와 불과 3,200여 표 차이의 초접전을 벌이며 위스콘신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의 강한 지지 기반을 확인했다.

무엇보다 홍 의원은 패배 직후 “우리의 운동은 강하고, 일은 끝나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주지사 경선은 끝났지만 생활비 부담 완화와 노동자 중심의 정부라는 자신들의 정치적 목표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동시에 크롤리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11월 본선을 앞둔 위스콘신 민주당이 치열했던 경선의 갈등을 얼마나 빠르게 수습하고 하나로 결집할 수 있을지도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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