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가격 사상 최고치인데…금리 상승에 거래는 줄어들어

6월 기존주택 중간가격 44만600달러로 역대 최고
모기지 금리 6.49%…첫 주택 구매자 부담 커져

미국 주택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거래는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사진.
미국 주택시장이 다시 ‘가격은 오르고 거래는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매물 부족까지 겹치면서, 집을 사려는 수요는 위축되고 있지만 가격은 오히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 자료에 따르면 6월 미국 기존주택 중간 판매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1.8% 오른 44만60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며, 미국 기존주택 가격은 36개월 연속 전년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거래는 둔화됐다. 6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달보다 2.4% 감소한 연율 409만 채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20만 채를 밑도는 수준이며, 장기 평균으로 여겨지는 연간 520만 채 수준에도 크게 못 미친다.

주택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여전히 부족한 매물이다. 6월 말 기준 시장에 나온 미판매 기존주택은 156만 채로, 현재 판매 속도를 기준으로 4.6개월치 공급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5∼6개월치 공급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룬 시장으로 평가되는 만큼, 미국 주택시장은 여전히 공급 부족 상태에 머물러 있다.

모기지 금리도 구매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7월 9일 기준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6.49%로 전주 6.43%에서 상승했다. 15년 고정 모기지 금리도 5.82%로 올랐다. 30년 고정 금리는 1년 전 6.72%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주택 구매자에게는 높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높은 금리는 월 상환액을 크게 끌어올린다. 집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대출 비용까지 높아지면서, 첫 주택 구매자와 중산층 이하 가구의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실제 6월 거래에서 첫 주택 구매자가 차지한 비중은 33%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집주인들도 적지 않다. 팬데믹 기간 3% 안팎의 낮은 모기지 금리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재융자한 소유주들이 지금의 6%대 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꺼리면서 매물이 충분히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금리 잠김’ 현상이 주택 공급 부족을 심화시키고, 이는 다시 가격 하락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서부와 남부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 증가와 가격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중서부와 북동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공급이 더 부족해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자리와 소득 수준이 높은 대도시권에서는 고금리에도 수요가 완전히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 주택시장의 핵심 변수가 모기지 금리와 매물 증가 속도라고 보고 있다. 금리가 빠르게 내려가지 않는 한 거래 회복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공급이 충분히 늘어나지 않는다면 거래가 부진해도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미국 주택시장은 구매자에게는 더 비싸고, 판매자에게는 움직이기 어려운 시장으로 굳어지고 있다. 집값은 사상 최고치를 찍었지만 거래는 줄고, 금리는 다시 오르는 상황이다. 주택 구매를 기다리는 미국 가계에는 여전히 쉽지 않은 여름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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