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국내선 공항까지 단속 확대…체류기간 만료자 잇단 체포

TSA 승객정보 활용한 탑승 전후 체포 증가
베이 지역서 한 달 새 10여 명 구금 사례
망명·영주권 신청 계류자도 여행 주의해야

지난달 22일 샌프란시스코 국내선 터미널에서 사복 차람의 연방 이민 단속 요원들에 체포되는 한 여성. 사진=도리아 로빈슨 리치먼드시 시의원 공개 영상 캡처.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이 국제선 입국장이 아닌 국내선 공항에서도 합법적인 체류기간이 끝난 외국인을 체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과거 공항 단속이 최종 추방명령을 받은 사람이나 중범죄 전력이 있는 이민자에게 주로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범죄기록이 없더라도 승인된 체류기간을 넘긴 사람과 신분조정 절차를 밟고 있는 신청자까지 단속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항공권을 예약하거나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확보되는 승객정보가 이민세관단속국에 전달되면서 국내선 공항이 새로운 이민단속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에서 근무하는 카메룬 출신 연구원 파티마 아미카는 지난 7월 28일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서 개인 여행을 위해 국내선 항공편에 탑승하려다 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국토안보부는 아미카가 2023년 비자로 미국에 입국했지만 승인된 체류기간이 2024년 6월 13일 끝난 뒤에도 미국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체포 직후 국토안보부는 아미카가 추방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구금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변호인에 따르면 그는 7월 31일 밤 석방됐다. 다만 석방 이후에도 추방재판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아미카의 체포는 이민세관단속국과 교통안전청의 정보 공유가 확대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CBS뉴스는 두 기관이 2025년 5월 승객정보 공유를 강화하기로 합의했으며, 교통안전청이 범죄기록은 없지만 체류기간 초과 등 이민법상 민사 위반 가능성이 있는 여행객의 정보를 이민세관단속국에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내부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2026년 2월까지 교통안전청은 이민단속 가능성이 있는 여행객 3만1,000여 명의 정보를 이민세관단속국에 전달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체포된 사람은 800명을 넘었다. 다만 이들 가운데 실제 공항 안에서 체포된 사람이 몇 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교통안전청의 ‘시큐어 플라이트’ 프로그램은 원래 테러 감시대상자와 항공보안 위협을 확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항공 승객의 이름과 생년월일, 여행 일정 등을 이민단속에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프로그램의 사용 목적이 사실상 확대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베이 지역에서도 국내선 여행 도중 체포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KQED에 따르면 지역 이민자 신속대응단체들은 지난 6월 27일 이후 베이 지역 공항을 이용한 여행객 12명 이상이 구금된 것으로 집계했다. 산타클라라카운티 신속대응 네트워크는 7월 1일 이후 샌프란시스코국제공항에서 6명, 산호세 미네타 국제공항에서 4명 등 모두 10명의 지역 주민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지난 7월 22일에는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해 온 우크라이나 출신 이리나 고르브가 포틀랜드 여행을 마치고 샌프란시스코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사복 차림의 연방요원들에게 체포됐다. 체포 장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면서 과도한 물리력 사용과 공항 단속 방식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또 다른 오클랜드 주민은 7월 20일 덴버국제공항에서 국내선 항공기에 탑승하려다 구금됐다. 이 여성은 교환방문 비자로 합법 입국한 뒤 기존 프로그램이 끝나기 전에 별도의 이민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닉스공항에서 환승하던 중 체포된 또 다른 베이 지역 여성도 망명 신청과 취업허가가 계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 전문 변호사들은 최근 공항 단속 대상에 관광비자 체류기간을 넘긴 사람뿐 아니라 망명 신청자, 시민권자와 결혼해 영주권을 신청한 사람, 취업허가를 보유한 사람도 포함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는 범죄기록이나 최종 추방명령이 없는 상태에서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안보부는 공항 단속이 확대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국토안보부는 이전 행정부가 불법체류자의 국내 항공여행을 허용했다며, 현재 행정부는 합법적인 체류자격이 없는 사람이 자진출국 목적이 아닌 국내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시민권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긴급한 사유가 없다면 국내선 항공여행을 재검토하고, 여행 전에 자신의 이민기록을 전문 변호사와 확인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특히 망명이나 영주권 신청이 계류 중이라는 사실 또는 유효한 취업허가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공항 체포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인들도 비자에 표시된 만료일과 미국 내 합법적인 체류기간을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미국 입국비자 스탬프가 만료됐다고 해서 곧바로 불법체류가 되는 것은 아니며, 실제 체류 가능 기간은 일반적으로 입국 당시 발급된 I-94 기록과 승인된 신분연장 또는 변경 내용에 따라 결정된다.

반대로 여권에 부착된 비자가 아직 유효하더라도 I-94에 기록된 체류기간이 끝났다면 체류기간 초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국내선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비시민권자는 I-94와 비자서류, 신분연장·변경 접수증, 영주권 또는 망명 신청 상태와 과거 추방명령 유무를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공항은 일반적으로 국내선 승객을 대상으로 출입국 심사를 실시하는 장소는 아니다. 그러나 교통안전청과 이민세관단속국의 승객정보 공유가 확대되면서 항공권 예약과 보안검색 과정 자체가 이민당국이 여행객의 신원과 이동 일정을 확인하는 단속 접점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체류기간 초과 기록이 있거나 이민 신분이 불확실한 한인들은 국내선 여행이라도 안전하다고 단정하지 말고, 출발 전에 자신의 구체적인 이민 상황과 체포·구금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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