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분기 성장률 1.5%로 둔화…모기지 금리 6.66%

수입 급증에 성장세 둔화…소비는 3.2% 증가
AI 투자 이어졌지만 높은 물가 부담은 지속
주택 구매력 위축…부동산시장 회복에 제동

롱비치 항구. 자료사진. 사진=Port of Long Beach.
미국 경제가 올해 2분기 연율 기준 1.5% 성장하는 데 그치며 1분기보다 성장 속도가 둔화됐다. 소비지출과 인공지능 관련 기업 투자는 견조한 모습을 보였지만 수입 급증과 정부지출 감소가 전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여기에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66%까지 오르면서 미국 가계가 체감하는 경제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은 2026년 4월부터 6월까지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이 전 분기 대비 연율 1.5% 증가했다고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이는 올해 1분기 성장률 2.1%보다 0.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번 수치는 잠정치로, 오는 8월 26일 발표되는 수정치에서 조정될 수 있다.

이번에 발표된 1.5%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성장률이 아니라 2분기의 경제활동이 1년 동안 같은 속도로 이어진다고 가정해 환산한 연율 기준이다.

성장률은 둔화됐지만 미국 경제의 핵심인 소비는 예상보다 강했다. 미국 경제활동의 약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은 2분기 연율 3.2% 증가했다. 1분기 증가율 0.5%와 비교하면 소비가 뚜렷하게 회복된 것이다.

처방약과 자동차, 가구 등 상품 소비가 늘었고 외식·숙박과 금융·보험 등 서비스 지출도 증가했다. 소비와 민간 고정투자를 합산해 무역과 정부지출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민간 국내 최종수요는 3.9% 증가했다. 1분기의 1.7%보다 크게 높아 미국 내 민간 수요 자체는 비교적 탄탄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투자도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주택 부문을 제외한 기업 투자는 연율 8.4% 증가했다. 증가율은 1분기의 10.6%보다 낮아졌지만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컴퓨터 장비 등에 대한 투자가 계속되면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인공지능 관련 설비 구축에 필요한 반도체와 컴퓨터 장비 수입이 급증한 점은 GDP 성장률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2분기 미국의 수입은 연율 11.5% 증가했으며, 수입 확대는 전체 성장률에서 약 1.5%포인트를 낮춘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은 미국 내에서 생산된 상품과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GDP 계산 과정에서 차감된다.

정부지출 감소와 수출·투자 증가세 둔화도 1분기보다 낮아진 성장률에 영향을 미쳤다.

물가 압력은 여전히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남았다. 2분기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연율 5.1% 상승했고,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도 3.4% 올랐다. 근원 물가 상승세는 1분기보다 둔화됐지만 연방준비제도의 장기 목표인 2%를 웃돌았다.

경제 성장 둔화에도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신속히 인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연준은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50∼3.75%로 유지하고 있으며, 높은 에너지 가격과 공급 측 물가 압력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고금리 부담은 주택시장에서 더욱 직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책 모기지 기관 프레디맥에 따르면 7월 30일 기준 미국의 평균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6.66%로 전주의 6.58%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4주 연속 상승하며 약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15년 고정 모기지 금리도 5.96%에서 6.04%로 올랐다. 1년 전 같은 기간의 금리는 30년물이 6.72%, 15년물이 5.85%였다.

30년 만기로 50만 달러를 대출받는다고 가정하면 6.66% 금리에서 원금과 이자 상환액은 월 약 3,213달러다. 재산세와 주택보험료, 관리비는 포함하지 않은 금액이다. 불과 일주일 전 금리인 6.58%와 비교하면 월 상환액이 약 26달러 늘어난다.

주택 가격이 높은 캘리포니아와 뉴욕, 워싱턴주 등에서는 대출 규모가 커 금리 상승에 따른 월 부담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높은 모기지 금리는 주택 구매자의 대출 가능 금액을 줄이고 기존의 낮은 금리로 대출받은 주택 소유자들이 집을 매물로 내놓지 않는 ‘록인 효과’도 장기화할 수 있다.

미국 경제는 현재 소비와 인공지능 투자가 성장을 지탱하고 있지만 수입 증가, 높은 물가, 고금리라는 세 가지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다. 소비가 계속 유지되면 경기침체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지만, 물가가 충분히 진정되지 않으면 모기지를 비롯한 가계의 차입 비용이 상당 기간 높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성장률 둔화와 높은 물가가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은 연준의 정책 선택을 어렵게 만든다. 금리를 내리면 주택시장과 기업 투자를 지원할 수 있지만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고, 고금리를 유지하면 인플레이션 억제에는 도움이 되지만 소비와 주택경기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

향후 미국 경제의 방향은 소비지출의 지속 여부와 고용시장, 에너지 가격, 인공지능 투자 효과, 연준의 금리정책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2분기 GDP 수정치는 8월 26일 발표될 예정이다.


스티브 권 기자 / steve.kwon@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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