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발레, AI 시대 묻는 화제작 ‘미어 모탈스’ 다시 무대에 올린다

판도라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막 발레
4월 24일~5월 3일 오페라하우스서 공연
플로팅 포인츠 라이브와 애프터파티도 함께 진행

샌프란시스코 발레의 미어 모탈스 공연의 한 장면. 사진 = San Francisco Ballet © Chris Hardy.
샌프란시스코 발레가 오는 4월 24일부터 샌프란시스코 전쟁기념 오페라하우스에서 전막 발레 ‘미어 모탈스(Mere Mortals)’를 다시 선보인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작품은 안무가 애저 바턴과 디제이이자 프로듀서, 작곡가인 플로팅 포인츠가 함께 만든 발레다. 고대 그리스 신화 속 판도라와 프로메테우스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다시 해석했다. 특히 인공지능과 기술이 세상에 풀려나는 오늘의 현실을 신화와 연결해 풀어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어 모탈스’는 샌프란시스코 발레 예술감독 타마라 로호가 2024년 자신의 첫 시즌 개막작으로 의뢰한 작품이다. 샌프란시스코 발레가 여성 안무가에게 맡긴 첫 전막 위촉작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2024년 초연 당시 여러 차례 매진을 기록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샌프란시스코 발레는 이번 재공연이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작품이 처음 무대에 오른 시점은 샌프란시스코가 기술 산업의 중심지로 주목받는 가운데,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가 빠르게 확산되던 때였다. 그리고 2026년 다시 돌아오는 이번 공연은 기술과 인공지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한층 더 커진 시점에 맞물리면서 한층 더 강한 문제의식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로호 예술감독은 “이 작품은 관객에게 어떻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는 대신, 무대 위 예술적 협업을 통해 인간성에 대한 깊은 대화를 열어준다”며 “관객들이 극장을 나서며 예술과 기술의 미래, 혁신의 기대와 그 이면의 우려를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발레의 미어 모탈스 공연의 한 장면. 사진 = San Francisco Ballet © Chris Hardy.
애저 바턴은 인물마다 서로 다른 움직임의 언어를 만들며 작품의 서사를 이끌어간다. 의상은 넓은 어깨선의 코트와 매끈한 유니타드 형태로 구성됐으며, 디자이너 미셸 잰크가 맡았다. 원래 신화에서 판도라는 신들이 만든 최초의 인간 여성으로, 제우스로부터 절대 열지 말라는 지시와 함께 봉인된 항아리를 받는다. 그러나 호기심 끝에 이를 열면서 세상의 모든 악이 풀려나고, 다시 닫힌 항아리 안에는 마지막으로 희망만 남는다. 이번 작품은 이 익숙한 신화를 오늘의 기술 시대와 겹쳐 보여준다.

음악도 이번 작품의 핵심이다. 플로팅 포인츠가 발레를 위해 처음으로 만든 오리지널 전막 음악이 사용된다. 이 음악에는 1963년 베이 지역에서 개발된 부클라 신시사이저가 활용됐다. 무대 시각 디자인은 바르셀로나 기반의 창작 스튜디오 해밀 인더스트리스가 맡았다. 이들은 플로팅 포인츠와 자주 협업해 온 팀으로, 이동형 발광다이오드 화면 3개를 활용해 무대의 시각적 서사를 강화한다. 일부 무대 영상 제작에는 인공지능이 예술적 도구로 사용됐다. 조명 디자인은 짐 프렌치가 맡았다.

이번 공연의 또 다른 특징은 모든 저녁 공연이 끝난 뒤 오페라하우스 로비에서 몰입형 애프터파티가 열린다는 점이다. 지역 DJ 모즈간, 누카 존스, 브라운 엔젤, 아치 설리번이 참여한다. 특히 설리번은 2024년부터 샌프란시스코 발레 군무단 소속으로 활동 중인 단원으로, 개막 공연 직후 디제이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 발레의 미어 모탈스 공연의 한 장면. 사진 = San Francisco Ballet © Reneff-Olson Productions.
공연은 4월 24일을 5월 3일까지 계속 된다. 오후 2시에 열린다. 러닝타임은 1시간 7분이며 중간 휴식은 없다. 이번 공연 기간에는 ‘아티스트와의 만남’ 행사도 별도로 진행되지 않는다. 자세한 공연일정과 티켓 구입은 샌프란시스코 발레 홈페이지(https://www.sfballet.org)를 참고하면 된다.

제작진은 안무 애저 바턴, 음악 플로팅 포인츠, 무대 디자인과 영상 해밀 인더스트리스, 의상 디자인 미셸 잰크, 조명 디자인 짐 프렌치, 드라마투르그 카르멘 코바치, 협업 어시스턴트 제임스 그레그로 구성됐다. 세계 초연은 2024년 1월 26일 샌프란시스코 전쟁기념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렸다.

샌프란시스코 발레는 타마라 로호 감독 체제 아래 현대 작품과 고전 레퍼토리를 함께 발전시키는 세계적인 발레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새로운 작품 위촉과 다양한 예술가와의 협업, 차세대 무용수 양성에 힘을 쏟고 있으며, 이번 ‘미어 모탈스’ 역시 그 같은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꼽힌다.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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