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전반기 100안타, 추신수 이어 한국인 두 번째…팀은 아쉽게 역전패

두 번째 풀타임 만에 전반기 100안타 금자탑
팀은 9회말 판정 혼선 속 끝내기 기회 무산돼

2회말 우익수 정면으로 향하는 안타를 치고있는 이정후. 이 안타로 이정후는 이번 시즌 통산 100호 안타를 기록했다. 전반기 100 안타는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들 중 추신수에 이어 이정후가 두 번째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전반기를 100안타로 마무리하며 한국 야구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이정후는 10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안타를 추가하며 올 시즌 100안타 고지를 밟았다.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전반기에 100안타를 기록한 것은 추신수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비록 자이언츠는 접전 끝에 로키스에 아쉽게 패했지만, 이정후의 100안타 기록은 팀의 어려운 시즌 속에서도 가장 빛난 성과 가운데 하나로 남았다.

이정후는 올 시즌 꾸준한 타격감으로 자이언츠 타선을 이끌었다. 시즌 내내 리드오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출루와 안타 생산을 동시에 이어갔고, 전반기 마지막 2 경기를 남겨두고 의미 있는 100번째 안타를 완성했다.

추신수 이후 한국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전반기 100안타를 달성한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첫 풀타임 시즌부터 정상급 교타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회초 선발 투수 로비 레이가 무사 만루 상황에서 강판되고 있다. 하지만 이어 등판한 딜런 스미스가 실점하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 하며 추가 자책점을 기록하지는 않았다.
홈런을 포함한 3안타와 희생플라이, 볼넷으로 이날 경기 모든 타점을 올린 데버스.
경기에서는 자이언츠가 끝내 웃지 못했다. 선발 로비 레이는 경기 초반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지만, 6회 무사 만루 위기를 남긴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나 구원 등판한 딜런 스미스가 삼진과 범타를 묶어 실점 없이 위기를 막아내며 자이언츠에 흐름을 이어줬다.

토니 바이텔로 감독은 “무사 만루에서 올라와 무실점으로 막는 것은 가장 어려운 상황 중 하나”라며 “스미스는 정말 대단한 투구를 했다. 이전 콜로라도전에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반드시 막겠다는 의지가 보였다”고 극찬했다.

레이 역시 “선발투수 입장에서는 무사 만루를 남기고 내려왔을 때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그 상황에서 스미스가 한 점도 내주지 않은 것은 최고의 구원투수에게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정말 엄청난 투구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9회가 자이언츠의 발목을 잡았다. 1점 차 리드를 안고 맞이한 9회초 자이언츠는 볼넷과 희생번트 처리 실패, 내야를 빠져나가는 안타 등이 이어지며 역전을 허용했다. 마무리로 올라온 케일럽 킬리안은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체 3안타 1볼넷 3실점으로 물러난 뒤 이어 등판한 에릭 밀러가 급한 불을 껐지만 킬리언이 이미 역전을 허용한 상태였다.

바이텔로 감독은 “볼넷을 내주고 번트 타자를 잡아내지 못하면 점수를 많이 허용할 수 밖에 없다”며 “결국 작은 플레이들이 쌓여 역전을 허용했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다시 이길 기회를 만들었지만 역전은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9회말 케이시 슈미트의 아웃 판정에 대해 항의를 하고 있는 바이텔로 감독.
자이언츠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다시 드라마를 만들었다. 주자들이 출루한 가운데 케이시 슈미트의 타구를 상대 중견수가 몸을 날려 처리하는 과정에서 심판 판정이 엇갈렸고, 경기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초기에는 아웃 판정이 내려졌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노 캐치로 번복됐다. 그러나 주자들은 심판의 최초 판정을 믿고 귀루했고, 긴 판독 끝에 타자와 주자가 모두 세이프가 되며 만루가 선언되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바이텔로 감독은 “심판진도 서로 판정을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렸다”며 “노 캐치가 확인되면서 타자는 1루에서 살았고 주자들도 모두 한 베이스씩 진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2루 주자로 있던 맥크레이는 “타구를 보고 멈췄는데 가장 가까운 2루심이 아무런 콜을 하지 않아 정말 혼란스러웠다”며 “내 야구 인생에서 처음 겪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루심 신호는 보지 못했다. 가장 가까운 심판만 보고 있었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아 무엇이 맞는지 몰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약 한 시간 가까이 이어진 9회의 긴 승부 끝에 자이언츠는 2사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브라이스 엘드리지가 범타로 물러나며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바이텔로 감독은 “브라이스가 이전에도 이런 상황에서 해결한 적이 있어 모두 기대했다”며 “상대 투수가 좋은 공을 던졌고 결국 마지막에는 안타 하나가 필요했지만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선발 로비 레이 역시 “정말 감정 기복이 심했던 경기였다”며 “캐치인지 아닌지, 긴 비디오 판독, 그리고 갑자기 만루가 되는 상황은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돌아봤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이정후의 전반기 100안타는 자이언츠와 한국 야구 모두에게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았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풀타임 시즌부터 꾸준함을 증명한 이정후는 후반기에도 팀 타선의 중심축으로 활약하며 더 많은 한국인 메이저리그 기록에 도전하게 된다.


글·사진 = 최정현 기자 / choi@baynew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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